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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글·정유석 (단국대학병원 금연클리닉/ 가정의학과 교수. xsmoke.net<금연친구> 운영자 ㅣ E-mail : )

대한민국 남성들의 새해결심 중 수위를 차지하는 것이 ‘금연’이다. 뉴스와시사프로그램마다 담배연기로 찌든 폐와 심장사진이 넘쳐나고, 흡연의 해독은 이제 국민적 상식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의 금연결심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담배와의 이별이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올해는 건생의 금연코너를 통해서 진짜로, 확실히, 담배와의 완전한 이별을 달성해보자!!   

담배연기속에 무엇이 들었을까?

기분 좋게 내뿜는 담배연기 속에는 무려 4,000종 이상의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알려진 발암물질만도 43가지에 이른다.  담배의 성분 중에서 특히 우리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타르, 니코틴, 그리고 일산화탄소이다. 타르란 이백여 가지가 넘는 화학물질의 복합물로서 각종 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폐암은 물론이고, 식도암, 구강암, 방광암, 췌장암, 위암, 자궁경부암 등을 일으키는 물질이 타르안에 포함되어 있다. 또한 서른 가지가 넘는 각종 중금속이 타르 속에서 검출된다.  하루에 한갑씩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폐에는 일년이면 종이컵 한잔 분량의  타르가 축적된다. 깨끗해야 할 당신의 산소탱크에 매년 석탄가루 한 컵씩을 붓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필자가 풋내기 의대생 시절, 해부학시간을 돌이켜보면,  연분홍색의 탄력있는 비흡연자의 폐에 비하여 연탄가루가 잔뜩 차 있는 듯한 모습의 무겁고 축축한 흡연자의 폐에 대한 불쾌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흡연은 과연 얼마나 해로울까?
 
모든 암의 30%가 담배 때문에 생기는데 특히 담배연기가 직접 닿는 구강, 혀, 식도, 폐, 기관지의 암의 90%가 흡연에 의하여 생기며 담배 연기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자궁경부, 췌장, 방광, 신장, 위장 및 각종 혈액암의 발생률도 비흡연자보다 1.5-3배나 높다. 흡연자는 중풍이나 심근경색증, 협심증 같은 혈관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서너배 높다. 흡연은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동맥경화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만성적인 해소, 천식을 일으키고 난치성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의 치료를 방해하고 재발의 원인이 된다. 일산화탄소는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산소의 210배나 되어, 뇌와 중요장기로의 원활한 산소공급을 막는다. 이렇게 산소공급이 부족하게 되면,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흡연가의 심장은 상대적으로 더욱 무리하게 일해야 하고, 각종 심장질환을 초래한다. 이밖에도 각종 방향성 아민이 암을 일으키는데, 이런 성분은 필터를 통하여 빨아들이는 연기보다도 불붙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에 더 많이 들어 있다. 이는 ‘아무리 해로와도 내 몸에 해로운 것이니 상관 말라’는 애연가의 주장을 일축하는 사실이다. 흡연(특히 실내흡연)이 그 연기를 마시는 가족과 사무실 동료의 건강까지도 해치는 ‘간접살인’ 행위로 규정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밖에도 지독한 입냄새와 누런 치아의 원인이 되고, 소중한 자녀에게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흡연의 해독에 대한 수많은 연구들을 종합하면 통계적으로 담배 한 개비당 5분의 수명단축을 가져와서 하루 한갑을 피우는 경우 일 년이면 한달 가량의 수명단축을 가져온다고 한다. 

왜 담배끊기가 그토록 어려울까?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것은 니코틴의 중독성 때문이다. 담배연기를 한 모금 머금으면, 니코틴은 6초내에 폐혈관을 통하여 흡수되어 뇌에 도달한다. 그런데 일정시간이 흘러 뇌 속의 농도가 떨어지면, 흡연가의 몸은 무의식적으로 니코틴을 원하게 되고, 이때 다시 체내로 니코틴이 들어오지 않으면, 불안과 초조감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아침에 깨어나자마자 담배생각부터 나는 사람은 니코틴의 중독성이 심각한 것으로 그만큼 끊는데도 대단한 결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니코틴은 혈압과 맥박수를 올려서 심장에 부담을 준다. 이러한 니코틴의 의존성은 마약을 끊는 방법과 같은 원리로 끊을 수 있다. 약을 끊게 하려면 우선 마약을 구할 수 있는 환경으로부터 환자를 격리시키고 투여량을 단계적으로 줄여서 금단증상에서 점차 벗어나게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흡연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회식자리 등이 적은 시기를 골라서 금연일을 정하고 금연일 당일에는 라이터, 재떨이 등을 모두 버리고 단번에 끊어야 한다. 니코틴의 금단 증상은 담배 개비수를 점차로 줄여서는 결코 해결되지 않으며 니코틴을 피부로 공급하는 패취제(파스형의 피부 부착제)의 사용이 효과적이다.       

핑계없는 무덤(흡연자는) 없다?…

담배를 끊지 않으려는 분들은 변명이 많다. 젊은 아가씨들 중에는 다이어트의 수단으로써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서 미국의 담배회사들은 버지니아 슬림이라는 담배를 피우면 마치 여자모델처럼 날씬해질 수 있다는 암시를 주는 광고를 여러 잡지에 게제하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이러한 광고에 현혹되어, 생각없는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흡연율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못 끊으시겠다는 분들은 다음 사실에 주목하라. 흡연자에게 담배를 피워야겠다는 욕구는 또다른 스트레스가 되는데, 이때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머금으면 흡연욕구에 대한 스트레스는 해소되지만, 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시적인 안도감은 흡연하고 싶다는 스트레스의 해소와 니코틴의 대뇌작용에서 오는 약리작용 때문이다. 더구나 이러한 사람일수록, 운동이나 건전한 취미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서 진정한 의미의 스트레스 해소에는 관심이 없기 마련이다. 

“내가 아는 어르신 중에 아주 골초이신데도 80세 이상 기침 한번 없이 장수하는 분이 계시지…” 이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라면 곡마단에서 빙빙도는 원판에 미녀를 매달고 표창을 던지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곡예사가 털끝하나 다치지 않게 미녀의 몸주위에 표창을 던진다고 해서 당신의 자녀를 향하여 표창을 던지시겠는가?  몇몇 특별한 재능이나 체질을 타고난 사람들과 평범한 당신을 동일시하지 말라는 말이다. 당신이 아는 그 어르신보다도 훨씬 많은 흡연가들이 사오십대에 폐암으로 쓰러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왜 주목하지 않는가?

흡연과 체중과의 관계는 항간에 떠도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금연자의 20% 정도에서 2-3 kg정도의 체중증가가 있는데, 이는 담배 때문에 식욕감퇴와 대사장애로 인하여 감소되었던 체중이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이며,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담배생각을 잊기 위하여 사탕 등 간식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흡연욕구를 적절한 운동과 균형잡힌 식생활로 대처한다면, 체중증가는 염려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참고로, 오랜 동안 담배를 피운 분이 금연을 실천하는 경우에, 몇 달간 짙은 가래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담배연기로 기능이 마비되었던 당신의 기관지 섬모세포가 살아나면서, 폐내의 타르 등 노폐물을 배출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당신의 폐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기분좋은  증거이다. 이러한 현상은 2-3개월 후면, 저절로 사라지며, 곧 이전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금연에 성공한 분들의 대부분은 수 차례의 실패를 반복하던 평범한 의지력의 소유자들이다. 일곱 번 실패했더라도 여덟 번 도전하여 금연에 성공한다면, 당신의 건강을 위하여 가장 귀중한 ‘행위’를 한 셈이 될 것이다.

쥴리아 로버츠라는 귀여운 미국 여배우가 나오는 영화 중에 ‘적과의 동침’이라는 영화를 보셨는지? 이 영화에서 귀여운 미국 여배우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는 늘 잠자리를 함께 하던 그녀의 남편이었다. 담배를 당신의 가장 절친한 ‘동반자’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적’으로 새롭게 인식하라. 이것이야말로 당신의 건강한 여생을 위한 가장 값진 결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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