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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드기 담배, 근거있는 방법으로 때려잡기
  글·정유석 (단국대학병원 금연클리닉/ 가정의학과 교수. xsmoke.net<금연친구> 운영자 ㅣ E-mail : )
이비인후과에서 후두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으신 K씨가 부인과 함께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40여년간 단 하루도 끊어본 적이 없는 담배를 드디어 끊어야만 하는 절박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

10여분간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여 K씨의 흡연습관과 니코틴 중독성, 스트레스 정도 등을 평가한 후 교육과 상담을 마친후 니코틴 패치를 처방하였다. 설명을 듣는 동안 연신 고개를 끄덕이긴 하시지만, 일면 눈가에 서운함이 비치는 듯 하였다.

보름 후, 다시 진료실을 들어오시는 K씨의 얼굴은 의외로 매우 밝아 보였다.

“ 선생님, 말씀대로 두 눈 질끈 감고 참으니 생각보담은 견딜만 하네요... 이럴걸 왜 이때가지 피워댔는지 모르겠어요...”

“ 정말 보름동안 한 대도 안 피우셨나요? ”

“ 그렇다니까요... 선생님께서 붙이라고 하신 니코틴 파스도 이틀인가 붙이고는 그만 두었어요...”

한편, 담배를 배운 것이 만 일년도 안되는 여고생 C양은 졸업과 취업을 앞두고 화가 잔뜩 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금연클리닉을 찾게 되었다.

역시 설문과 상담을 통하여 흡연습관을 파악하고 니코틴 패치를 처방하였으나, 이틀도 못 가서 다시 담배를 피워물고 말았다.

" 이렇게 힘들줄은 몰랐어요... 담배를 안 피우니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잠도 안오고 심지어는 배변도 힘들어지더라구요... 하루 종일 담배생각만 나고... 직장생활도 중요하지만, 이대로는 도저히 견디어낼 자신이 없네요. 호기심으로 피워본 게 이렇게 찐드기같이 물고 늘어질 줄이야...“

금연클리닉에서 다양한 흡연자들과 상담해 보면, 금연에 이르는 길이 개개인마다 천차만별임을 느끼게 된다.

K씨처럼 긴 세월동안 담배를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계기가 있어 금연을 시도하면 쉽게 끊어지는 분이 계신가하면, 반대로 담배를 배운지 일년도 채 안되는 고등학생도 심한 금단증상 때문에 수 차례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기도 한다.

밀밭 근처에만 가도 취할 정도로 술 한잔에도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말술을 마셔도 끄떡없는 두주불사형도 있다. 마찬가지로 흡연에 대한 중독성도 개인차가 큰 것이다.

필자의 금연클리닉이 비교적 높은 금연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흡연자의 금연의지를 상승시키는 동기유발 상담과 흡연자의 개인적 흡연패턴에 따른 맞춤 처방에 있다고 나름대로 평가하고 있다.

담배가 너무 좋고 담배 끊을 생각이 전혀 없는 애연가에게는 금연침도, 니코틴 대체요법도, 금연초도 무용지물일 뿐이다. 이런 금연보조제들은 정말 담배를 끊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야 한다.

보건소나 교육청에서 연례적으로 시행하는 금연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흡연자들의 금연에 대한 동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것이다. 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니코틴 패치를 구입하여 관내 학교의 흡연 학생 100명에게 한통씩 나누어 주었다고 가정해보자.

만일 100명의 학생중 90명이 담배 끊을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학생들이라면 고가의 니코틴 패치는 대부분 무용지물에 불과할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아마 인터넷을 통하여 헐값에 팔아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같은 예산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100명중 금연하고자 하는 의지가 확실한 10명의 학생을 파악하여 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학생들을 위해서는 흡연의 해독을 제대로 가르치는 일이 급선무인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렇게 단계적인 동기유발상담을 통하여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들에게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담배를 끊고 싶아하는 분들을 확실하게 도와줄 만한 효과적인 무기는 그리 많지 않다. 금연 강의를 하고나면 금연침이나 금연초 등의 효과를 묻는 분들이 많다.

어떤 보조제의 효과에 대해서 평가하려면, 그 효과가 과연 약리작용에 의한 것인지 단순한 위약효과(placebo effect)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위약효과란 별다른 약리작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증상의 완화와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우선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그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금연보조제는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니코틴 스프레이 등의 니코틴 보충용 제제와 자이벤이라는 항우울제 뿐이다.

금연침에 대해서는 연구자들마다 다른 견해를 발표하고 있어서 다소 혼란스럽지만, 가장 권위있는 의학연구정보 기구인 코크란(Cochrane database)의 최근 발표는 별 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가지 주목할 내용은 궐련형 금연보조제인 금연초의 금연 효과이다. 필자가 작년 말 시행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 의하면 금연초 사용자의 6개월 금연 성공률은 니코틴 패치 사용자와 비슷하게 높게 나왔다.

이러한 궐련형 금연보조제들은 비록 약리작용은 없지만, 매우 강력한 위약효과를 통하여 금연을 돕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흡연자들이 많고 술자리나 모임에서도 함께 담배를 피우는 일이 많은 국내 흡연자들에게 금연초는 순간의 유혹을 떨쳐 버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부 학자들중에서는 약리작용의 부재를 이유로 금연초와 같은 제품의 효과를 비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어차피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힘든 국내의 금연운동에 있어서 단순한 위약효과라도 담배 끊는데 도움이 된다면 사용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 없지 않을까?

당신은 어떤 타입의 흡연자인가? 궁금하다면 단 하루만 담배를 끊어보시라. 만일 만 24시간도 못되어 심한 금단증상으로 참기 어렵다면, 니코틴 보조제의 도움을 받으라. 의외로 초반의 금단증상이 별로 없지만, 남들이 피우는 곳에 가면 참기가 어렵다면 금연초와 같은 궐련형 보조제를 사용하라.

금연 후 우울하고 불안하고 일의 의욕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항우울제를 단기간 처방받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방법들을 총 동원한다고 해도 금연을 시도한 사람중 성공자보다는 실패자가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아무 도움없이 금연을 시도하는 경우의 장기 성공률은 5% 내외이다.

그런데, 의사의 상담은 금연성공율을 10.2%로 상승시키며, 약물요법과 비약물요법, 사회적지지 등 방법을 동원하면 성공률을 35%까지 올릴 수 있다.

일단 금연에 대한 의지가 생기신 분이라면, 자신에게 가장 맞는 금연방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필자의 홈페이지 금연친구(www.xsmoke.net)가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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