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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호

잔소리
  글·차 한 (가천의대 소아과 교수. 길병원 소아과장. 용산뱁티스트처치)

잔소리의 사전적 정의는 ‘듣기 싫게 늘어놓는 잔말’이다. 특히 아내가 남편하게 하는 잔소리는 바가지라고 표현이 된다.

아담과 이브가 한 몸을 이룬 후 그들 간에 잔소리가 오간 적이 있는지 성경은 침묵하고 있지만 아마도 아담이 930년을 사는 동안 이브로부터 바가지를 긁힌 적이 없진 않았을 것이다(창5:5).

그 후 많은 인물들이 성경에 등장하고 있는데 잔소리가 처음으로 성경에 언급된 것은 창세기 16장에서이다. 즉 사래가 아브람에게 하갈로 인하여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바가지를 긁는 장면이 나타나고 있다(창16:1-6).

그러나 아쉽게도 아브람은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인간적 방법으로 후손을 얻으려 했던 사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우를 범하였다(창16:2). 그리고는 또 사래가 수태한 하갈로부터 멸시를 받고 아브람에게 바가지를 긁자 사래의 뜻대로 하갈을 다루도록 하는 잘못을 범하였다(창16:6).

믿음의 조상 아브람이 이처럼 하나님의 뜻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된 이유는 사실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

잔소리를 계속 듣게 되면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되어 정신적인 불안, 우울, 가슴앓이, 오해, 망상, 그리고 사고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아마도 사래의 잔소리는 일회성이지 않았을 것인데 사래의 지속적인 잔소리에 어느 순간 아브람의 판단력에 문제가 생겨 아브람도 믿음에서 나지 아니한 결정을 하게 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잔소리에 의한 스트레스는 정신건강뿐 아니라 여러 가지 신체적 병까지 일으킬 수 있다. 불면,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위궤양, 당뇨병, 성기능 장애, 심지어는 암까지도 유발될 수 있다. 그래서 잔소리는, 특히 바가지는 다른 스트레스처럼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죽하면 역사상 가장 지혜가 출중하였던 솔로몬이 “다투는 여자와 함께 넓은 집에서 사는 것보다 지붕 모퉁이에서 사는 것이 나으니라.”(잠21:9) “다투며 성내는 여자와 함께 사는 것보다 광야에서 사는 것이 나으니라.”(잠21:19) 등과 같은 고백을 하였겠는가(왕상4:29-34).

그리고 비단 잔소리는 부부관계에서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뇌의 전두엽이 한창 성숙될 시기인 10대 자녀에게 잔소리를 해대면 새로운 신경 세포망이 정비되지 못해 인내심과 책임감이 있는 성인으로 자라나기가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증가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이 전두엽과 인지 기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성급하게 잔소리를 하는 대신에 인내하며 나누는 부드러운 대화를 통해 우리 가족의 건강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네가 말이 조급한 사람을 보느냐? 그보다는 오히려 어리석은 자에게 더 소망이 있느니라.”(잠29:20) “오래 참음을 통해 통치자도 설득되나니 부드러운 혀는 뼈를 꺾느니라.”(잠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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