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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호

호스피스와 생명 윤리
  글·최화숙 (이화여대임상보건과학대학원 교수. 두레교회.)


Ⅰ. 서론
 

호스피스는 말기환자와 가족의 총체적인 고통 경감을 위해 적극적인 완화치료와 간호를 제공하는 최상의 아름다운 대안이며 생명사랑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은 시한부 통고를 받은 경우에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며 생명윤리의 원칙에 근거하여 다루어져야 한다. 
본고에서는 말기환자의 생명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하는 관점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살펴보고 생명윤리와 관련하여 완치치료에서 완화의료로 전환해야 하는 시점 및 당위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Ⅱ. 말기환자의 생명 다루기

1. 호스피스·완화의료

말기환자는 의학적으로 더 이상 완치할 수 없는 상태의 환자를 의미한다. 시간적으로는 6개월~12개월 정도 잔여수명이 남은 상태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에는 현대의학이 완치를 위해서는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는 상태로 ‘무의미한 의료집착적인 생명연장치료’를 계속하거나 방치될 수 있다. 반면 호스피스에서는 환자와 가족의 총체적 고통을 해소해 줌으로써 보다 질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데 현재는 호스피스·완화의료(Ho-spice·Palliative Care)라는 명칭으로 더욱 널리 쓰이고 있다.
호스피스의 기원은 ‘내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마태복음 25장 40절 말씀에 기초하여 기독교인들이 병든 이웃을 사랑으로 돌보는 일에서 시작된 것으로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값 주고 사신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바로 호스피스 활동의 근간이 되었다.(김수지, 오송자, 최화숙. 《호스피스-사랑의 돌봄》 -서울:수문사)


한편, 호스피스는 시간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으나 양상과 접근방법이 다른 3가지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이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말기단계 : 말기진단을 받고 바로 호스피스·완화의료로 전환한다면 6개월 내외의 말기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시기에는 통증을 비롯하여 머리끝부터 발끝까지의 모든 신체적인 증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간호한다. 진통제뿐 아니라 보조진통제를 처방하고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항생제 치료 등을 완화적 목적(완치용량이 아닌, 증상조절에 적절한 양을 사용)으로 시행할 수 있다.

2) 임종단계 : 임종단계는 몸에서 영혼이 빠져나가는 마지막 시간으로 대개 2~3일 정도 소요된다.(최화숙, 김수지. ‘호스피스환자의 임종증상’ 호스피스 학술지) 혈압이 떨어지고, 이 세계와 저 세계를 함께 보면서 이 세상과는 이별을 하게 된다. 임종과정이 시작되면 호스피스에서는 가족들에게 임종징후와 대처방안을 알려드리고 가족과 함께 환자의 곁을 지키면서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호스피스간호를 제공한다. 이 시기에는 환자를 응급실이나 중환자실로 옮길 이유가 없으며 있는 곳에서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한다.

3) 사별단계 : 환자가 사망하는 순간, 주로 환자를 돌보던 직계 가족은 커다란 충격을 경험하며 급성슬픔을 느끼게 된다. 호스피스에서는 임종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가족을 지지하며 위로하고, 장례식에 참석하며 사별 후 12개월 정도 사별간호와 상담을 제공한다. 호스피스팀과 함께 최선을 다해 환자를 돌본 가족들의 경우, 사별로 인한 해로움이 최소화되고 건강한 애도를 하게 된다.

2. 생명윤리적 관점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것이며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으로서 인위적으로 연장하거나 단축할 수 없다. 인간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따뜻하고 사려 깊은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는 호스피스 철학이며 생명윤리적 관점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말기환자를 위한 가장 적절한 대안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자율성존중, 악행금지, 선행 및 정의라는 생명윤리의 4대 원칙에 근거해서 말기환자와 호스피스를 조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언제 완치치료에서 완화의료로 전환할 것인가?

호스피스 대상자는 의학적으로 더 이상의 완치가 어려운 말기환자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기암환자가 주 대상이며 반드시 2인 이상의 의사가 말기상태임을 진단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완치치료가 적절하지 않으므로 의료진에 의해 병황통고가 이루어지고, 완화의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어야 한다. 완치가 안되지만 치료와 간호가 멈추는 것이 아니고 더욱 적절한 대안이 있음을 알려줌으로서 말기상태가 되면 자연스럽게 호스피스·완화의료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자율성 존중의 원칙에 근거하여 환자와 가족이 호스피스 동의서와 사전의사결정서 등을 작성하고 호스피스에 등록하게 되는데 환자가 만일 자신의 병황을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면, 아직도 완치 가능성이 남아 있는 줄 알고 있다면 호스피스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병황을 제대로 알려 주었는가? 최상의 대안인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는가? 하는 것이 윤리적 이슈가 된다. 생명의료윤리학에서는 이를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Informed Consent)’라고 하는데 이러한 정보의 제공이 선행된 후 내린 환자의 결정이라야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 존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박상은. ‘호스피스와 생명윤리’ 《호스피스총론》 서울: 한국호스피스협회출판부)

2) 호스피스·완화의료의 당위성

말기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의료집착적인 생명연장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는 말기환자에게는 무의미한 조치로 비용과 고통을 증가시키게 되므로 악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둘째, 집에서 방치한다. 이는 말기환자의 통증과 신체적 증상을 조절해 줄 수 없고 소외감과 고립감을 증가시키게 되므로 악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셋째, 자살 또는 안락사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는 극심한 통증이 조절되지 않아서 선택하게 된다고 강변하지만 생명을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름 아니며 자기 신체에 해를 가하는 행위가 되므로 악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넷째, 호스피스·완화의료로 전환한다. 이는 가장 적절한 대안이며 통증과 신체적 증상이 조절되고 사랑이 있는 돌봄을 받으면서 인간성 회복, 내적치유, 자아통합 등이 일어나고 행복해지므로 선행의 원칙에 부합된다.

따라서 의료인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말기환자 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러한 정보의 제공과 안내는 ‘각자에게 각자의 몫을 돌려주는’ 정의의 원칙에 부합된다고 하겠다. 


Ⅲ. 결론

인간의 생명은 존엄한 것이다. 시한부 통고를 받은 말기환자의 생명도 존엄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말기진단을 받은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안을 생명윤리적 관점에서 살펴보았는데 호스피스·완화의료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대안이며 당위적이라 하겠다. 그러나 말기진단을 받은 후에 자연스럽게 호스피스·완화의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에 의한 동의(Informed Consent)’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료인과 일반인, 말기환자를 포함하는 전국민 대상의 교육과 홍보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도움을 받고 싶은 환우나 가족분들에게 도움을 드립니다.

    이화여대호스피스 : ☎ 02)312-4100, 3277-3286
    홈페이지 : www.24hospi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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