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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운동과 수명
  글·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규칙적인 운동이 건강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자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다. 여름 동안 푸르르고 무성했던 나뭇잎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 바람이 불면 우수수 떨어져간다. 인간의 일생도 한때는 새파란 청춘으로 힘과 의욕이 넘치는 시기가 있지만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쇠락해가기 마련이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고 성장하고 성숙하면서 일정 시기가 지나면 생리적 기능이 감퇴하고 환경변화에 적절히 반응하고 적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한다. 이러한 과정을 노화라고 한다. 노화를 극복하고 불로장생하려는 꿈은 진시황 이전부터 인간 노력의 중대한 관심사였다.

동물체의 수명연장에 관한 연구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쥐의 절식실험이다. 1935년 발표된 맥케이의 연구는 오래 살려면 소식하라는 고래의 격언을 입증해 주었고 그 많은 동물실험과 인간 연구는 많은 사실을 알려주었다. 소식의 유익한 효과에 대하여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적게 먹고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한다. 10년에 걸쳐 근육의 10%가 줄어든다. 근 감소가 일어나면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골절, 치매 등 각종 노인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동물실험에서 운동은 최대 수명을 늘리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으므로 인간의 삶에서 아주 중요하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의 평균수명은 2016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남성 79세, 여성 85세에 이른다. 그러나 건강수명을 보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며 마지막 10년은 병치레를 하면서 고생스런 말년을 보내게 된다.

운동의 유익한 효과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심혈관 질환과 관련된 내용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심혈관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우리나라 국민건강조사에 의하면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만 19세 이상)은 2016년 남자 52%, 여자 46%이고 연령별로는 20대에서 가장 높았고(남자 67%, 여자 56%) 연령이 높을수록 감소하였다. 읍이나 면지역보다 동지역에서,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실천율이 높았다. 근력운동 실천율(만 19세 이상)은 2016년 남자 27.0%로 여자 14.5%보다 2배 정도 높다. 유산소 신체활동과 근력운동을 모두 실천한 성인(만 19세 이상)은 남자 19.0%, 여자 9.9%에 불과하였다. 걷기 실천율은 남녀 모두 20대에서 가장 높았다(남자 52.2%, 여자 43.6%). 앉아서 보내는 하루 평균 시간(만 19 세이상)은 2016년 남자 8.2시간, 여자 7.9시간이었다.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비만, 당뇨병, 고혈압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수명이 줄어든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최근 10여 년간 가장 많이 연구된 분야는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이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약 4,000개의 유전자가 활성화 된다. 운동은 일반적인 효과 외에도 유전자에 좋은 영향을 주고 새로운 뇌세포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신경조직(뉴런)은 일정한 수의 신경세포를 갖고 태어나 나이가 들수록 신경세포를 잃는다는 종래의 통설과 다른 것이다.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피를 두뇌에 공급하고 뇌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시키고 기억력을 향상시킨다. 3달간 일주일에 3시간 정도만 걸으면 상당히 많은 신경세포가 새롭게 생성돼 뇌 크기가 늘어났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로 65세 이후 매주 3회 이상 걷기를 실천하는 노인들에게서 치매 발생이 더 적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치매를 감소시키는 방법은 운동이 유일한 방법이다.
또한 운동을 하면 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항우울 효과를 나타내는 뇌신경전달물질 생산이 촉진된다. 이전에도 운동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운동 전후의 쥐의 뇌 유전자 활동을 세심히 관찰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실험쥐들을 일주일 동안 운동시키고 이들 뇌의 해마 부위의 변화를 살폈다. 포유류의 해마 부위는 감정을 조절하고 항우울제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는 곳이다. 그 결과, 운동을 한 뒤에 쥐의 뇌에는 신경성장요소 유전자의 활동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운동을 하면 뇌에서 항우울제가 자연 발생된다는 결론이다. 실제 임상시험에서 보면 주 3~4회 유산소운동을 하는 그룹과 항우울제 치료 그룹을 비교하는 연구에서 운동을 경증 우울증 치료에 항우울제 만큼의 유익한 효과를 보인다고 보고되었다.
또한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하면 늙어서 머리가 좋아진다. 병을 앓지 않는 건강한 55세 이상 성인이 유산소운동을 정기적으로 할 경우 기억력, 집중력 등의 두뇌 활동이 훨씬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게 걷기, 달리기, 등산 등 유산소운동은 이미 심장에 큰 도움이 되는 반면 혈관계 질환은 두뇌 활동 저하에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두뇌에 혈류 흐름에 따라 뇌의 신진대사가 빨라지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운동이 혈관을 건강하게 하고 따라서 뇌세포와 신경도 건강해질 수 있다.

학생들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경우 학습능력이 향상된다고 알려져 있다.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수학 계산능력과 독서능력 모두 증가되었고 전반적 성적도 더 높게 나왔다. 20년 전 이 논문이 발표된 후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등교 시 교실로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 5바퀴를 뛴 후 교실로 입장하는 학교가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시험을 대비하여 체육시간을 점차로 폐지하는 학교가 많은 사실과 아주 대조적인 현실이다.
운동은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하므로 인체에 해로운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었고 항산화제 복용이 유익한 것인가 하는 생리학적 물음이 제기되어 왔다. 과거 50년 동안의 의견은 항산화제 사용이 몸을 보호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여 유리한 효과를 보고하였으나 최근 30년간의 연구들은 활성산소의 유익한 효과를 보고하기 시작하였다. 운동으로 발생하는 활성산소의 자극들이 생체 세포신호로서 근육세포 속의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시키고 손상 받은 세포구성 물질들의 복구를 촉진함을 알게 되었다. 운동 자극에 의한 근육세포에서 인터루킨-6의 생성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을 소거하는 수용체를 대거 만들므로 항염 기능의 한 축으로 작용한다. 또한 운동 자체가 항산화 효소의 발현을 촉진하므로 수퍼옥사이드 라디컬 제거효소와 글루타티온 과산화효소 활성을 증가시켜 세포질과 미토콘드리아 내의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발생에 대처하는 방어적 기전으로 작동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은 항산화 효과와 함께 항염 기능에서 유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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