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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고지혈증
  글·최일훈 (가정의학과 전문의.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의원 )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질환, 고지혈증에 대해 알아보자

  고혈압, 당뇨병과 더불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만성질환이 바로 고지혈증입니다. 고지혈증이 중요한 이유는 현대인의 생명을 빼앗는 사망 원인의 첫째가 암이고 두 번째가 혈관질환인데, 이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바로 고지혈증이기 때문입니다. 이 고지혈증을 잘 관리해야 중풍(뇌경색증), 심장병(심근경색증 및 협심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또는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의 지질 수치에 이상이 생긴 병입니다. 지질(쉬운 말로 기름기?)의 종류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trigly-ceride)이 있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은 병이 고지혈증입니다. 그런데 웬만큼 의학지식이 있는 분들은 콜레스테롤에는 좋은 게 있고 나쁜 게 있음을 아실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콜레스테롤 중에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높거나 중성지방이 높은 병이 고지혈증입니다. 물론 좋은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이 낮은 것도 이상지질혈증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좋은 콜레스테롤(HDL-콜레스테롤)이 낮은 환자에서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이외에 특별한 방법은 없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과 중성지방이 높은 것 두 가지를 나눠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이 제일 중요한 고지혈증입니다. 제일 중요하다는 것은 이것이 높은 것이 혈관질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지혈증 약제도 이것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서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심혈관이나 뇌혈관의 질환을 예방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임이 밝혀졌습니다.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분이 치료를 안 받고 방치하는 것은 높은 혈압을 치료하지 않는 것과 심한 골초가 담배를 끊지 않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LDL-콜레스테롤이 올라갈까요? 많은 분들은 ‘나는 지방을 별로 먹지 않는데도 왜 콜레스테롤이 높을까요?’라고 푸념을 하십니다. 제가 보기에는 별로 틀린 말이 아닙니다. 식이습관이 중요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대략 80% 정도는 체질적인(유전적인 성향) 것이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결정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런 성향이 드러납니다. 두 번째로 언급되는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는 체질적인 것보다는 본인의 식이습관이 더 중요하지만 LDL-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은 유전적인 성향이 더 중요하고 그래서 치료도 노력보다는 약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중성지방은 반대로 본인의 식이습관 및 운동이 더 중요합니다.
스타틴(STATIN)이라는 약물을 아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TV에서도 자주 언급되기도 하고 매스컴에서는 오히려 부작용을 강조해서 불안감을 유도하기도 하는데 냉정하게 판단해서 치료가 필요한 분은 규칙적으로 복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들어 내는 것을 억제합니다. 콜레스테롤은 식이습관의 영향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노력으로 떨어뜨리는 것은 힘들고 스타틴을 복용하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내는 것을 억제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떨어지고 그 결과 LDL-콜레스테롤도 떨어지게 됩니다. 다른 약제도 있지만 비전문가가 알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스타틴만 언급하겠습니다.
그럼, 어느 수치부터 약물을 복용해야 할까요? 고혈압처럼 단순하게 140/90 식으로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콜레스테롤은 높더라도 젊고 건강한 사람은 기다려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별로 높지 않은 사람도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전문의가 그 환자에 약물이 필요한지 판단해야 합니다. 어느 분이 스타틴이라는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지 간단히 원리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혈관에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즉 혈관질환(심근경색증이나 뇌경색증)이 일어나기 쉬운 사람이 이 약물을 처방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혈관질환이 생긴 분들은 무조건 약물 복용을 하셔야 합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들도 40세가 넘으면 혹은 그 이전에라도 약물치료를 받아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뇨병 자체로 혈관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담배 안 피우는 분보다는 담배 피우는 분이, 여성보다는 남성이, 젊은 사람보다는 40세 이상에서, 혈압이 정상인 사람보다는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혈관질환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는 가족력이 있는 분들이 약물을 복용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주치의는 환자의 이런 여러 정황을 판단해서 약물의 필요성을 결정하게 됩니다.
스타틴이라는 약물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이유는 이 약물이 단순히 콜레스테롤만 떨어뜨려서가 아니라 이 약물 자체로 동맥경화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혈관이 위험한 분들은 굳이 콜레스테롤이 별로 높지 않아도 이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들이 혈관질환을 막기 위해서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는 약물이 바로 이 약물입니다. 물론 이 약물이 필요 없는 분들이 복용한다면 이득보다는 손해가 더 많게 되겠지요.
그럼 이 약물은 평생 복용해야 할까요?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지겹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만큼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중요하고 한 번 발병한 다음에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그만 알약 한 알을 꾸준히 복용해서 심근경색증과 맞바꿀 수 있다면 투자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약만 먹고 기름진 음식을 맘껏 먹는 것도 말이 안 되겠지요? 콜레스테롤이 많은 계란 같은 음식은 많이 조심하실 필요는 없고 삼겹살이나 마가린 같은 나쁜 지방산(포화지방산이나 트랜스지방산)의 섭취를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데 보통 건강을 조금이라도 신경 쓰는 한국인들은 삼겹살이나 마가린 같은 음식은 자주 먹지는 않습니다. 도너츠나 크루아상 같은 빵들은 의외로 나쁜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2.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

왜 지방(기름기)을 별로 안 먹는데 중성지방이 높을까요? 중성지방(trigly-ceride)을 이해하실 때는 지방이란 단어에 너무 사로잡히면 안 되고 에너지의 관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중성지방=에너지’라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먹고 사용하는 중요한 에너지는 당과 지방(기름기)입니다. 우리 몸은 쓰고 남는 에너지를 바로 ‘중성지방’으로 저장하는데 당이나 지방을 우리 몸이 쓰고서 남는 사람은 중성지방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당분이나 지방을 많이 먹는 사람은 아무래도 에너지가 남을 수밖에 없고 중성지방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보통의 한국 사람들은 지방보다는 탄수화물(당분)을 더 좋아합니다. 빵과 떡, 과일, 음료수,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 등등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탄수화물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방을 거의 먹지 않지만 맛있는 떡과 달콤한 과일을 즐기는 할머니들도 중성지방이 많이 올라가게 됩니다. 음식이 남아도는 현대인들이 중성지방을 정상으로 만들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지요. 당과 지방이 적은 음식은 대부분 사람들이 좋아하진 않습니다. 건강을 위해서 먹으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시쳇말로 ‘땅기는’ 음식은 아니겠지요. 예를 들어 야채나 닭가슴살을 맛있어서 즐겨 먹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중성지방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당뇨병 환자입니다. 혈당도 높은데 중성지방도 같이 높으니 짜증이 날 만도 합니다. 당뇨병은 당(탄수화물)이 높은 병인데 왜 지방 얘기가 나올까요? 당뇨병은 당을 많이 먹는 사람이 잘 걸리는 병이지만 체질적으로 보면 당을 잘 이용을 못해서 생기는 병이기도 합니다. 똑같은 양의 당을 먹는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을 했을 때 먹은 당을 잘 써버리는 (에너지를 소모해 버리는) 사람은 당뇨병이 잘 안 걸리고 당을 잘 못 써버리는 (에너지를 잘 소모하지 못하고 자꾸 저장해 놓으려는 체질의) 사람은 당뇨병에 쉽게 걸립니다. 체질적으로 왜 당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지는 유전적으로 결정이 되는데 당뇨병이 잘 생기는 유전자를 가지는 사람은 중성지방도 잘 올라갑니다. 물론 못 먹던 시절에는 이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당뇨병도 잘 안 걸리고 중성지방도 잘 안 올라갔을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우리가 보기에는 그리 과식을 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대부분 우리 몸에서 이용하는 것보다는 넘치는 양의 에너지를 섭취하기 때문에 중성지방이 올라가기가 쉽고 가뜩이나 당뇨병처럼 몸에서 에너지를 별로 안 써버리는 체질은 같은 양의 식사를 하더라도 중성지방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체질 탓을 해봤자 도움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음식이 모자라던 조선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더 끔찍할 것입니다. 어떻게 조심해야 할까요? 당뇨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과 똑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즉, 당분의 섭취를 조심하고 남는 에너지를 써버리기 위해 열심히 운동해야 합니다. 어쩐지 오늘도 똑같은 결론이 나니 실망한 분도 계시겠지만 이게 우리 삶의 현실이니 어쩌겠습니까? 불행하게도 우리 주변엔 당분이 널려 있습니다. 떡, 빵, 음료수, 온갖 과일, 음료수, 커피(설탕이 들어간), 감자, 고구마… 손만 뻗치면 바로 잡히는 음식들입니다. 이런 유혹을 잘 견디고 단맛이 적은 음식에 손이 가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적당량을 먹는다면 나쁜 음식들이 아닙니다. 운동은 또 얼마나 힘든지….

중성지방을 언급할 때 빠지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술입니다. 알코올은 1gm에 7칼로리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방(1gm에 9칼로리) 다음으로 에너지가 많이 들어 있습니다. 당연히 중성지방을 높이는 데 혁혁한 성과를 올리는 것이 바로 술입니다. 그러니 과음 과식을  밥 먹듯이 하는 현대인들은 중성지방을 정상으로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중성지방을 낮추는 것은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달지 않아도 잘 먹고 기름지지 않은 담백한 음식도 잘 먹어야 합니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게으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물론 약물치료도 중요합니다. 노력을 해도 잘 안 떨어지는 분들은 의사선생님들이 파이브레이트(fibrate)나 오메가3 같은 약을 처방해주실 것입니다. 이런 약물들은 혈관질환의 예방에 있어서 LDL-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스타틴보다는 중요성이 떨어지지만 처방이 필요한 분들은 적절한 처방을 받아서 가급적 정상에 가까운 중성지방 수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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