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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고혈압 다시보기: 혈압이 뭐 어떻다고?
  글·권오훈 (한솔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고혈압 다시보기: 혈압이 뭐 어떻다고?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과 넘쳐나는 인터넷 정보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우리들의 갈증을 쉽게 풀어주는 듯하지만 정작 심각한 문제에 도달하면 그 해결책을 찾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더구나 여러 나라에서 내놓는 진료지침이 요즘 같이 복잡하고 다양한 시점에서 의사나 환자나 모두 어떤 길을 가라는 것인지 잠시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 크게 바뀐 것은 없습니다. 혈압이 높거나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모든 환자들의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 수명을 연장한다는 커다란 목표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혈압,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혈압과 고혈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기초를 다지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1. 혈압이 뭘까?

우리 몸의 혈관에는 심장이 펌프질해서 뿜어낸 피가 온 몸으로 향하는 동맥과 온몸에서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정맥이 있습니다. 동맥은 마치 수돗물을 각 가정으로 공급해주는 수도관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혈압이란 심장이 온몸으로 피를 뿜어낼 때 동맥 속에 미치는 압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쉽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동맥은 분포 범위가 넓어서 심장에서 바로 이어져 나온 대동맥, 머리로 올라가는 경동맥, 뇌 속의 뇌동맥, 심장 자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콩팥동맥, 상지 혹은 하지동맥 등 여러 동맥이 있고 그 동맥들마다 내부의 압력이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어 사지동맥경화도 검사는 팔다리 4군데 압력(혈압)을 동시에 측정하면서 심장에서 전달되는 파동을 보게 되는데 사지에서 측정한 압력이 모두 다르고 매번 측정할 때마다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장 수술이나 아주 복잡하고 위험한 수술을 할 경우 주로 팔목동맥에 관을 연결해서 그 압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데 이것은 혈압을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직접 혈압이라고 합니다. 직접 혈압도 팔의 높이에 따라 수치가 조금씩 달라지므로 심장 높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보통 혈압이라고 하는 것은 모두 간접 혈압으로 윗팔이나 손목에 띠를 연결하여 혈압을 측정하며 수은혈압계, 아네로이드혈압계와 같이 청진으로 소리의 변화를 감지하여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과, 전자혈압계와 같이 진동을 감지하여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간접 혈압은 모두 측정부위의 실제 혈압, 즉 직접 혈압을 추측하게 해 줄 뿐입니다.

고혈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측정하는 혈압은 모두 약속에 의해 정해집니다. 혈압 측정 위치, 자세, 장소(병원 혹은 집 등), 측정 혈압계의 종류, 안정 시 혹은 활동 중 등 이 약속이 달라지면 숫자도 달라집니다.

2. 고혈압은 뭘까?

고혈압과 관련된 질문 중 답하기 어려운 것이 “내 혈압이 정확하게 얼마지요?” 하는 질문입니다. 진료지침에 정하고 있는 혈압 측정 방법에 따라 혈압을 측정했다 하더라도 혈압은 수시로 변합니다. 안정 시 혈압을 기준으로 뭘 하든 하기만 하면 혈압은 오릅니다. 말을 해도, 전화를 받아도, 커피를 마셔도, 담배를 피워도 오르고 회의나 토론을 하면 상당히 많이 오르고 소변을 계속 참으면 50mmHg까지도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혈압이 내리는 경우는 계속 안정을 취하거나 밤에 숙면을 취하는 경우 등입니다. 이런 영향이 없어도 자율신경계와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 하루 종일 혈압이 변하게 됩니다. 게다가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도 큽니다. 즉 하루 종일, 1년 내내 변하는 혈압의 특성상, 게다가 먼저 언급한 혈압 측정의 한계를 같이 놓고 보면 한두 번 측정한 혈압으로 혈압에 관련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무엇으로 고혈압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까요? 사실 고혈압의 진단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혈압이 높은지 안 높은지가 중요합니다. 미국 기준으로는 130/80, 우리나라나 유럽 기준으로는 140/90 이상이면 고혈압이라고 정하기는 했습니다. 고혈압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필요 이상 혈압이 오르면 우리 몸의 여러 장기가 압박을 받게 되고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콩팥질환 등 합병증을 겪으면서 건강 수명이 줄게 됩니다. 정상혈압 115/75에서 시작해서 평균혈압이 2mmHg 정도의 경미한 상승에도 뇌졸중의 경우 10%, 심근경색의 경우 7%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평상시 혈압을 측정해서 120/80을 넘을 때가 자주 있다면 혈압이 높다고 생각해야 하고 130/85를 자주 넘는다면 고혈압이 아닐까 염두에 두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혈압이 높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평상시 혈압이 115/75에 가까울수록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많은 고혈압 환자들의 혈압을 그렇게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어떤 경우는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혈압을 얼마나 내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내리느냐가 사실 더 중요합니다. 고혈압이 나쁜 이유는 그 자체가 큰 병이라서가 아니고 혈압에 의한 여러 가지 장기의 손상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건강에 좋은 5가지 습관이 남성의 경우 12년, 여성의 경우 14년 이상의 건강수명을 연장한다고 합니다. 즉 ① 금연, ② 적당한 음주, ③ 체중조절, ④ 식사조절, ⑤ 운동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매일 한잔씩만 술을 마셔도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하니 금주가 더 좋을 듯합니다. 체중조절이란 표현보다는 팔, 다리 등 근육은 유지하고 내장지방을 줄이는 것이 더 나은 표현입니다. 음식은 기본적으로 모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식사가 가장 중요합니다. 특정 음식에 대한 권고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균형입니다. 하지만 달고 짜고 맵고 자극성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육류나 가공식품은 줄이고 해산물이나 야채는 자주 먹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과일의 섭취가 너무 많아져서 그 또한 절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운동의 경우도 개인의 특성이 모두 다르므로 자신이 가장 쉽게 꾸준히 다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계속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의 경우이거나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요법은 전문가(담당의사)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는 혈압만 가지고 약물요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고혈압 환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과 검사 결과, 합병증이 올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혹은 이미 장기 손상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약물요법을 시작해야 할지, 혹은 어떤 약물을 사용해야 할지 결정하게 됩니다.

4. 요약

고혈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혈압이 높을 때 해야 할 일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건강 습관 5가지(금연, 적당한 음주, 체중조절, 식사조절, 운동)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 습관은 사실 모든 질병 예방에 공통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고혈압뿐 아니라 내 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와 상의해서 함께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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