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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유전자변형식품이란?
  글·박희옥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유전자변형식품이란?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자

 

박희옥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프랑스 국립인구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의 인구가 2010년에 70억 명을 넘었고 현재 76억 명이며 2050년에는 96억 명으로 증가될 것이라고 한다. 인구증가는 선진국보다는 특별히 개발도상국에서 가파르다. 인구증가와 함께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문제는 기아와 식량생산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인구증가로 인하여 2050년에는 지금보다 2배 가까운 식량의 증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식량의 증산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여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그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 곡물생산량의 감소와 소득증대로 인한 육류와 유제품 소비 증가, 그리고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연료의 생산 증가 등으로 인한 곡물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한다.   
2018년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기록적인 폭염은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이에 따른 농작물 생산량 감소는 농산물의 국제적 가격을 올리고 있다. 곡물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특히 소득 수준이 낮은 개발도상국 국민들에게 치명적인데 생활 물가가 급격히 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사료용을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4%가 채 되지 않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곡물자급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다.
우리나라는 주요 곡물 중 오직 쌀만 자급자족할 수 있으며, 나머지 곡물의 자급률은 밀 1.2%, 옥수수 4.1%, 보리쌀 23%, 콩 32.1% 등으로 매우 낮다(2015, 농림축산식품부). 따라서 세계의 식량위기는 곧 우리나라를 식량위기에 직면하게 한다. 또한 곡물 가격의 상승이 식료품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 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인구증가, 기상변화, 농지감소 등으로 인한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단백질이 풍부하고 사육이 쉬운 식용곤충, 환경과 해충에 저항력을 가지는 유전자변형생물체, 근육줄기세포를 이용한 대체 단백질인 배양육 등이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곤충은 이미 일부의 사람들이 식품으로 먹고 있었으나, 미래 식량자원으로 대량생산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최근의 일이며 또한 배양육도 최근에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유전자변형생물체는 이미 많은 분야에서 상용화되고 있다. 이 유전자변형생물체는 ‘GMO’, ‘GM식품’, ‘유전자변형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전자조작식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2018년 올 해에는 세계 인구 1/3 이상을 먹여 살리는 곡물인 밀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되었기 때문에 밀 게놈 지도를 이용하여 해충에도 강하고 가뭄에도 잘 견디는 신품종을 개발할 수 있어서 인류의 식량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전자(Gene)는 모든 생명체에 들어있는 물질로 자신의 고유한 형태, 색, 성질 등과 같은 특성들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유전자의 특성들은 생명체마다 각각 다르며 각각의 유전자는 다음 세대에 전달되어 그 특성을 잘 나타내게 된다. 만약 어떤 생물체가 다른 생물체에는 없는 유용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이것을 취하여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다른 생물체에 삽입하여 이전에 없던 유용한 성질이 나타나도록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술을 ‘유전자재조합’이라 한다. 그리고 유용한 유전자가 삽입된 생명체를 ‘유전자변형생물체’라 한다. ‘유전자변형생물체’는 영어로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라 하며 흔히 약자로 GMO로 표시한다. GMO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활용하여 식물체 내부에서 유전자를 교정하여 특정 형질을 없애거나 발현하게 하는 GE(유전자교정 또는 유전자편집)작물과는 다르다.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식품 중 유전자재조합기술을 활용하여 재배하거나 육성한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미생물과 이들을 원료로 하여 제조하거나 가공한 것들을 ‘유전자변형식품’이라 하고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안전성을 평가하여 안전하다고 입증된 것만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GM식품 중 상업적 목적으로 1994년 미국에서 처음 판매가 허용된 ‘플레이버 세이버’는 바이오벤처기업 칼젠사가 개발한 저장과정에서 물러터지지 않는 유전자변형 토마토이다. 그러나 이 토마토는 얼마 후 맛이 없어서 상업화에 실패하였다. 하지만 이후 유전자를 재조합한 옥수수, 콩, 감자 등이 계속 개발되어 식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의 식용을 승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경쟁력이 있는 GMO 종자와 GM가축을 개발하기 위하여 연구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곧 우리도 유전자가 변형된 쌀과 같은 곡물과 형질변경 가축을 먹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학자들과 사람들은 이렇게 유전자가 재조합된 식품을 먹었을 때 인체 내에 예상하지 못할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염려에 대하여 식물유전학자인 파멜라 로날드(Pamela Ronald)는 우리가 먹고 있는 거의 모든 식품들이 이미 유전적으로 변형된 것이라 주장한다.
예를 들어 현대의 옥수수와 단단한 껍질에 둘러싸여 한 줄의 낟알로 이루어진 고대 옥수수를 비교해도 그렇고, 현대의 바나나, 가지, 양배추 등도 접목, 접합, 가루받이 등 다양한 유전학적 기술을 이용하여 종자개량을 해 왔기 때문이다. 쌀의 경우 고대 쌀 품종에서 추출한 유전자(sub1)를 넣은 벼는 긴 홍수로 물속에 오랜 기간 잠겨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어서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다. 유전자 조작은 농산물의 생산량 증대에 기여할 뿐 아니라 영양소의 공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체 내에서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베타카로텐을 함유한 쌀은 실명의 위험에 처한 어린이들을 구할 수 있다.
방사능이나 화학물질을 이용한 돌연변이 실험은 예상하지 못할 수많은 돌연변이를 유도하여 위험한 결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유전공학 식품이라고 어떻게 안전할 수 있겠는가? 또 유전자들이 혼합되어 섞이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대재앙의 씨앗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라는 질문과 우려에 대하여, 파멜라 로날드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GMO에 대한 두려움은 과학과 생물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부족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일관되게 유전자변형기술의 사용에 반대하면서 동시에 유전자변형식품의 표시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체와 과학단체들은 유전자변형식품의 안전성을 입증한 여러 연구 자료들을 제시하면서 이러한 표시제가 일반 소비자들이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경고 표시로 인식할 수 있고 그래서 안전하지 않다거나 유해하다는 암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생각하여 반대하여 왔다. 하지만 미국 버몬트대학의 연구는 버몬트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GM식품의 표시가 소비자의 GM식품에 대한 반감을 오히려 줄여준다는 결과를 보고 하였다. 결국 미 농무부도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미국의 GM표시제를 수정하기 위하여, 새로운 GM함유 표시가이드라인을 작성 중이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GMO가 원료로 들어간 경우는 모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가공식품처럼 GMO 원료를 사용했어도 가공한 후에 삽입된 유전자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의 GMO는 GM콩이 원료인 대두유, GM옥수수가 원료인 옥수수전분, 물엿, 포도당처럼 주로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서 표시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은 표시의 면제조항으로 인하여 소비자가 알아야 할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식량의 생산량 증대를 위하여 GM식품의 섭취가 불가피할 것이지만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를 위하여 GM식품이 함유된 것인지에 대한 표시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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