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건강과 생명
과월호 보기
특집
건생주치의
건생가이드
건생캠페인
건강한 사람들
신앙클리닉
시론
문학
2018년 7월호

녹내장
  글·김영국 (서울의대 안과 교수)
녹내장
녹내장의 원인, 증상, 진단, 치료법,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녹내장은 카메라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 시신경의 손상이 진행되어, 그에 상응하는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말기에 이르러서는 실명을 초래할 수 있기에 ‘소리 없는 시력 도둑’으로 악명이 높은 질환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황반변성과 함께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질환 중 하나로, 최근 진행한 대규모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40세 이상 국민의 4.7%가 녹내장을 앓고 있어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녹내장은 기본적으로 퇴행성 질환으로 고령일수록 흔하지만, 선천적으로 어린 나이에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도 근시가 있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과거에 눈을 다친 경우, 장기간 스테로이드 안약을 점안한 경우, 당뇨, 동맥경화증 같은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더 흔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을 유발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눈 속의 압력이 높아지는 안압 상승을 들 수 있습니다. 안압이 상승하는 기전이나 원인은 다양하여 그 기준에 따라 개방각녹내장, 폐쇄각녹내장, 외상이나 염증, 망막질환에 의한 이차성 녹내장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들 모두 안압이 상승하여 시신경의 손상을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녹내장의 발생 원인을 단순한 안압의 상승만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 mmHg)임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을 보이는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들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내장 환자의 약 77%가 안압이 정상범위인 정상안압녹내장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안압이 정상 범위보다 높게 측정되지만 시신경은 건강한 고안압증에 해당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각막 두께가 두꺼운 분들의 경우 안압이 높게 측정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경과 관찰 시 녹내장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상당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중요합니다. 각막 두께를 고려하여도 안압이 너무 높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등 위험 요인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예방적으로 약물 치료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은 초기에 본인이 느끼는 불편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검진을 받지 않으면 진단하기 어렵거나, 진단이 늦어지기 쉽습니다. 녹내장은 초기에 진단하여 안압 조절을 잘 하면 진행속도를 늦추고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 40세 이상의 모든 성인, 당뇨나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경우, 집안에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 근시가 심한 경우, 손발이 심하게 차다거나, 편두통이 심한 경우, 장기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 중인 경우에는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꼭 녹내장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의 진단은 하나의 검사만으로 확진하기 어렵고, 여러 가지 검사를 토대로 안과 전문의의 임상적 판단 아래 진단을 합니다. 대표적인 녹내장 정밀검사로 시신경의 구조를 검사하는 시신경 입체 촬영검사(시신경의 모습을 입체사진으로 촬영하는 검사), 망막신경섬유층 촬영검사(망막신경섬유층을 특수 필터로 촬영하는 검사), 빛간섭단층촬영검사(OCT 검사, 망막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검사)와 시신경의 기능을 평가하는 시야검사(시야의 결손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밖에 녹내장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심각막두께검사(각막의 두께를 측정하는 검사), 안축장 길이검사(안구의 길이를 측정하는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면, 앞으로 시신경 손상이 진행하는지 여부가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중요합니다.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의 진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안압 검사는 물론 시신경의 구조 및 기능검사를 반복해서 시행해야 하고, 이전 검사와의 비교를 통해 진행 여부를 확인합니다. 그러므로 녹내장 환자는 꾸준히 녹내장 정밀검사를 받고 안과 전문의와 치료 계획을 상의할 수 있는 병원을 정해놓고 정기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녹내장은 한 번의 치료로 완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질환입니다. 녹내장이 발생하고 그 손상 정도가 진행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높은 안압입니다. 안압이 정상 범위인 정상안압녹내장 환자도 진단 시보다 안압을 더 낮추었을 때 녹내장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녹내장 환자들은 그 발생 원인이 다양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안압을 낮추기 위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안압을 낮추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은 약물을 안약으로 점안하는 것입니다. 약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그 종류에 따라 하루에 1회 혹은 2회 점안합니다. 한 가지 안약으로 효과가 없을 때 두 가지 이상의 안약을 사용하기도 하며, 약물의 효과 및 부작용, 시야 손상의 진행 등에 따라 안약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안약만으로 안압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레이저나 수술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레이저 치료나 녹내장 수술 치료 모두 안압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며, 이미 손상된 시신경의 기능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대표적인 녹내장 수술 방법으로 섬유주절제술과 녹내장 임플란트 삽입술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안압 하강을 목표로 눈 속을 채우고 있는 방수가 빠져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수술입니다. 녹내장 수술 후에도 안압이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추가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은 정기적인 검진과 치료 뿐 아니라 평소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합니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피해야 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챙겨먹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커피를 비롯한 카페인 음료는 많이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하고 평소에 체중 관리를 하여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도하게 힘을 주는 운동이나, 머리가 가슴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물구나무서기, 윗몸일으키기 같은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넥타이나 허리띠가 너무 조이는 옷은 안압을 높일 수 있고, 수영을 하실 때는 수경을 너무 조이지 않게 착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규칙적이고 적절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주무실 때 엎드리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내장은 정기적으로 안과 전문의와 긴밀하게 치료 계획을 세우고 성실히 치료에 임한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녹내장에 대한 불필요하고 막연한 두려움은 버리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대비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Copyright ⓒ 건강과 생명(www.healthlif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컨텐츠 사용 문의 및 저작권 문의

Untitled Docu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