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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호

질병과 피로
  글·서희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일차진료 의사를 찾는 환자 중 1개월 이상 피로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30% 정도이고 6개월 이상 피로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는 20%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피로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 중에 신체적인 질환이 원인인 경우는 50% 미만이지만 40세 이상의 환자들에서는 40세 미만의 환자들보다 신체적인 질환에 의한 피로가 2배 정도 많다. 문제는 피로의 원인이 다양한데 자가진단으로 잘못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만성피로란 전신무력감(general weakness) 또는 어떤 일을 시작할 능력이 없게 느껴지는 느낌, 일상생활을 유지할 능력이 감소되어 쉽게 피곤함(easy fatigability)을 느끼며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포함하는데 정서적 피로감(mental fatigue)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피로감은  1달 이내, 1달 이상, 6개월 이상의 기간으로 나누어 특별히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경우 만성피로 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붙이기도 한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만성피로를 유발하는 여러 가지 원인들 중 한 가지 원인질환이다.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환자는 매우 흔하지만 만성피로 증후군의 진단기준에 맞는 환자는 매우 드물다. 1~6% 미만이며 이에 부합되지 않는 특발성 만성피로 환자가 40% 정도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다.
피로의 원인이 되는 질환으로는 심한 빈혈이나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이 있으며 만성 신부전증(만성 콩팥병), 결핵이나 급성 및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고혈압과 각종 심장질환 등이 있다.
또한 정신질환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증, 신체화 장애나 수면무호흡증, 발작성 수면과 같은 수면장애도 만성 피로를 유발할 수 있으며  그밖에 각종 악성 종양 및 류마티스성 질환, 영양결핍이나 고도 비만 등의 질환도 피로의 흔한 병적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여성 및 남성호르몬의 감소, 즉 갱년기가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부신피로라고 해서 부신의 스트레스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아침에 눈을 뜨면 피곤하고 오후에 나른하고 졸리며 만성적인 피로감이 생길 수 있다.

그 외에 드물게 피로의 원인이 되는 약물도 있는데, 예를 들어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 마약성 진통제나 항히스타민이 포함된 감기약 등이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요즘은 약물남용 환자들이 많아서 장기간 사용하던 안정제나 수면제를 중단한 경우 금단증상으로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피로감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먼저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혈색소 및 간 기능, 갑상선 기능 및 당뇨, 만성 콩팥병 여부 등을 감별해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X선 촬영 등을 통해 심장질환이나 결핵 등을 감별하여 기본적인 질병에 의한 피로감의 원인을 진단해 볼 수 있고 나이와 추가적인 문진을 통한 증상에 따라 여성 및 남성 호르몬수치를 검사해 볼 수 있다. 

부신피로의 경우는 혈중 코티졸과 DHEA 비율이 10 미만이면 의심해 볼 수 있다. 통상 오전 11시 이전 혈중 코티졸 수치를 검사하여 대체하는데 그 이유는 아침에 통상 코티졸 수치가 높고 오후에 낮아지는 일중변동 패턴을 감안하여 아침 코티졸 수치가 낮은 경우는 통상 이러한 일중변동 패턴이 깨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타액검사가 가장 좋지만  하루 4번 채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부신피로를 유발하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을 교정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원인에 의한 피로감은 적절한 문진을 통해 적절한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처방받으면 호전되는 경우가 있어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영양결핍에 의한 만성피로감의 경우 비타민 B5와 비타민 C가 부족하면 특별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신에서 호르몬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어 비타민 B와 C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하며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이 부족하거나 구리가 체내에 과다 축적되어도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영양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정리하면, 만성피로감은 자가진단을 하기에 앞서 비교적 간단한 검사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반드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빈혈이나 간이나 콩팥이나 갑상선의 질환, 당뇨병 등 또는 갱년기 호르몬 부족이 아닌 경우라면 부신피로나 영양결핍 등에 의한 피로감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생활습관과 식습관 조정이 필요하다.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정신과적 상담 및 약물처방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드물지만 자가면역성 질환이나 파킨슨 질환 초기에도 만성피로감이 주증상일 수 있으므로 주치의에게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아 경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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