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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호

노년기 건강관리
  글·김철호 (서울의대 내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센터)

노인의 인구가 빨리 증가되어서 사회와 국가에서 문제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살고 있는 노인 자신에게는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물론 살아가는 데에는 그만한 대가(代價)가 있는 것이고 오래 살면 욕을 많이 본다는 오랜 성현의 얘기도 사실이지만 살아있는 정승집 개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오래 살게 되면 치러야 할 대가는 대개 3가지이다. 첫째가 경제적 대가로서 가진 것은 없고 쓸 곳은 많은 것이 문제이다. 둘째는 정신적인 대가로 배우자, 친구의 죽음에 따른 충격, 역할의 상실과 경제적 고통에 의한  우울함이 대표적이다. 마지막으로는 질병의 문제이다. 오래된 나무 밑에는 낙엽이 쌓여가는 것과 같이 오래 살면 질병이 많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질병 발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한 사람에서는 자신의 노력으로 질병은 예방되거나 조기치료가 가능하다. 본 글에서는 질병의 문제를 중심으로 어떻게 건강관리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건강관리의 4단계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늦게 발견하였다고 해도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많은 경우에 적절한 질병의 치료로 생명이 연장되고 삶의 질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오래 살게 되면 자질구레한 질병이 많이 발생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의 급성질병(독감, 폐렴, 요로 감염 등)이 생기고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될 수 있다. 만성질환도 많이 생기고 아주 병을 없앨 수는 없지만 병과 함께 오래 같이 살아갈 수 있다. 우리 몸은 자동차가 아니다. 자동차는 폐차시키고 다시 사면 되지만 우리 몸은 다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지훈 시인의 ‘병에게’라는 시는 만성질환과 같이 살아야 하는 인간의 여유를 보여준다.

《병에게》

- 조지훈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중략)
자네는 나의 정다운 벗, 그리고 내가 공경하는 친구
자네가 무슨 말을 해도 나는 노하지 않네.
(중략)
잘 가게 이 친구
생각 내키거든 언제든지 찾아주게나.
차를 끓여 마시면 우리 다시 인생을 얘기해보세 그려.

두 번째 단계가 질병을 일찍 발견하는 것이다.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우리 몸에 있는 병을 미병(未病)이라고 한다. 미병 단계에서 발견하는 것이 질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완치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 따라서 주기적인 암 검진을 포함하여 국가에서 무료로 시행하는 건강검진에 참여하는 것은 필수적이고 경제적 여유에 따라서 추가적인 검사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세 번째 단계가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것이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다. 매번 가을에 독감 예방주사, 노년기가 될 때에 폐렴구균 예방주사, 대상포진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다. 물론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걸리더라도 정도가 약하게 지나가는 등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조금 이상하게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의 관리 및 금연, 절주, 표준체중 유지 등도 질병의 예방에 해당된다.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심장혈관질환을 만드는 위험인자들이다. 위험인자를 조절하면 질병이 예방된다는 것은 이제는 상식이 되었다. 증상이 없더라도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관리하는 것이다. 노인에서도 이들 위험인자의 관리는 젊은 사람에서와 똑같이 중요하다. 요즈음에는 특히 오래 사는 시절이 되어 90대까지 사는 것은 일반적이므로 오래 살수록 위험인자의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마지막 단계가 건강증진의 단계이다. 건강증진이라 함은 약간 애매한 의미로 들릴 수 있지만 인간이 태어날 때 하나님이 주신 능력을 최대한까지 만드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운동능력이 가장 대표가 되겠지만 심폐기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노력이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위험인자를 관리하는 것 이외에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근육량을 증가시키고 운동능력을 최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계까지 노인이 되어 할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최대한이 아니고 자기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즐길 수 있는 정도의 운동능력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도 건강증진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기능의 유지와 관리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기 일을 자기가 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가장 기본적인 생활능력인 먹고, 씻고, 배변을 보는 등의 능력과 돈 관리, 약 관리, 조리, 물건 사기 등의 약간 발전된 능력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떨어진다. 처음에는 장을 보러 차를 몰고 다니다가 운전이 어려워서 걸어다니게 되고 걷는 것이 어려워서 바깥출입이 어려워져서 집안에만 있게 되고 집안에서도 밥을 스스로 하고 집안 관리를 하지만 이러한 것도 점점 어려워진다. 옷을 갈아입고 씻고 화장실 출입도 어려워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는 것이 인간의 일생이다. 누구도 이러한 과정을 피할 수는 없다. 모두의 소망은 피하는 것이지만 불가능하다. 단지 가능한 것은 진행되는 기간을 길게 만들어서 혼자 스스로 사는 기간을 길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1.  운동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운동능력은 얼마나 숨차지 않고 걸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심장의 기능, 폐의 기능, 근육의 기능이 유지되어야 운동능력이 유지된다. 평소에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걷고, 자전거를 타고, 수영을 하는 것이 좋다. 노인에서는 경쟁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4회 정도, 하루에 30~40분 정도를 숨이 약간 차는 것을 느끼면서 주위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할 수 있는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이 되면 무릎이나 허리에 문제가 생겨 걷기가 어려워지므로 실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방법도 있고 물속에서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장과 폐가 나빠도 운동을 하면 운동능력이 향상되고 삶의 질이 좋아진다.

2.  근육량을 유지하면 식욕이 유지된다

근육은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과거에 근육은 운동하는 데 필요한 끈 정도로 생각하였지만 근육 내에 같이 있는 지방세포, 염증세포들이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최근에 알려지게 되었다. 따라서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우리 몸의 염증반응을 줄여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식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근육량은 유산소운동으로 유지할 수 있으나 저항운동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령이나 체육관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해서 무게 있는 것을 들거나 밀거나 당기는 것으로 근육을 유지하여야 한다. 유산소운동을 많이 못하는 사람에서는 저항운동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이를 통해서 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

3.  유연성 운동과 균형 운동을 해서 낙상 등의 상해를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칭을 하여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절의 운동성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적이고 어깨 등의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한발로 서기 등의 균형 운동을 해야 다리 힘이 좋아져서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 노인에서 가장 비극적인 것이 대퇴골절이므로 이를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가면서

노인의 건강관리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매우 달라진다. 자신의 기능을 유지해야 된다는 의지를 가지고 꾸준한 운동과 위험인자의 관리를 하면서 질병의 조기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동시에 하는 것이 오래 건강하게 살려는 인간의 공통된 희망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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