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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호

크루프, 무모한 도전이 치료를 바꾸다
  글·선용한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소아의 호흡기 질환 중에 주로 1세경부터 5세 정도 사이에 감기 증상이 하루 이틀 정도 선행한 후에 발열과 함께 갑자기 밤부터 야간 사이에 목이 쉬면서 급격하게 호흡이 힘들어지고 컹컹거리는 질환이 있는데 이를 급성 폐쇄성 후두염 또는 영어로 그대로 크루프라 한다. 후두 부위의 협착을 보이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소아의 하기도 감염의 약 15%를 차지한다. 주로 1~5세 아이에게서 나타나며 소아의 하기도 호흡기 질환인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전체 질환은 1세 미만에서 가장 흔한 것에 비하여 크루프는 6개월 미만은 흔하지 않으며 특히 1개월 미만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1세부터 2세까지 가장 많이 발생하며 이후 점차 줄어든다. 특히 5세 이상에서는 극히 드물어져 우리나라에서 보면 5세 미만이 전체의 약 95% 이상을 차지하였다. 5세 미만 소아 100명당 3명 정도 발생한다고 하니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 하겠다. 그러나 때론 심각한 기도의 폐쇄로 즉각적인 기도 확보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100명당 3명 정도 발생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라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겪어본 적이 있는 부모님들은 ‘아, 그 병’이라고 할 만하겠다. 증상 중에서는 호흡곤란이 가장 문제가 되며, 주로 밤이나 새벽이 심해지는데 처음으로 당하는 부모님은 밤새 아이가 숨이 넘어갈 것 같아 한숨도 못 잤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고, 따라서 야간이나 새벽에 응급실 방문이 흔하다.

크루프(croup)는 바이러스 등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러스 중에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후두에 대한 조직친화력(tropism)이 있어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며 그 외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itial virus)나 독감 바이러스처럼 기존에 알려진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인체 코로나 바이러스(human coronavirus)가 원인이 되며 특히 그 중 아형(subtype) NL63형이 연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타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유행 시기는 미국에서는 가을에 주로 유행하여 가을을 크루프의 계절이라고 불러왔으나 실제 우리나라에서 보면 7월이 가장 많았다. 추측건대 미국은 여름방학이 길어서 5월부터 시작되어 9월이 되어서야 새 학기가 시작되는데 이 영향으로 5월 이후에 방학에 따른 격리가 일어나고 9월이 지나 개학이 되어 유행이 시작되고 10월이나 11월에 정점에 이르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데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7월까지 1학기가 지속되고 여름방학이 짧은 등 학교 시스템의 차이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실제로 유행시기의 차이도 원인이 될  수 있겠다. 크루프의 유행 시기와 바이러스 유행을 비교하여 보면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로는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1형이 가장 중요하였으며 그 외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형, B형 독감바이러스, 인체 코로나 바이러스(human coronavirus)의 영향이 있었다. 해마다 유행이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그 해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따라 봄부터 가을까지 유행 시기는 다양할 수 있다.

후두는 구조에서 폐로 들어가는 입구이며 돌아 갈 수 있는 여분의 기도가 없는 one-way로 완전히 막혀버리면 사망이 일어날 수 있다. 필자도 20년도 훨씬 전 수련의 시절에 응급실에 근무하던 시절의 상황을 기억해보면 실제로 극단적인 크루프의 경우에 기도 폐쇄가 심하여 저산소혈증이 일어나 뇌손상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응급실에 두고 여차하면 기도 삽관하여 기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필자의 전공의 시절에는 경과를 바꾸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크루프 텐트라는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비닐로 만든 텐트 같은 구조물에 가습기를 틀고 이를 크루프 텐트라고 하였다. 이 구조물에 대개 어머니와 환아가 들어가게 되고 가습이 약간의 후두경직을 완화하는 작용이 있다고 하여 여러 대의 가습기를 텐트로 뿜어대게 하였다. 그렇지만 크루프 텐트는 효과가 미약하여 정말이지 응급실 한쪽 구석에 여차하면 호흡곤란으로 기도삽관을 준비하고 밤새 어머니와 환아를 두게 되는데 밤새 컹컹거리는 기침이 심하고 시끄러우면 잘 있구나 여기고 소리가 좀 덜 들리고 조용하면 오히려 위험한 것으로 여겨져 한밤중에  잘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하던 기억이 난다. 직접 가서 확인하면 어머니도 환아도 밤새 습기에 절어 흠뻑 젖어 있었고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정말이지 지금 돌아보면 참 원시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그러던 치료법이 필자가 전문의가 되고 군대를 다녀온 후인 새 밀레니엄에 들어서는 급격하게 바뀌었는데 바뀐 중증 크루프의 치료법의 핵심은 스테로이드의 사용이었다. 필자가 수련을 받을 당시에도 크루프의 원인의 대부분은 바이러스 같은 감염이 원인으로 알려졌는데 당시에는 감염에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금기로 여겨졌었다. 그러던 중에 누군가가 생각의 전환을 하고 금기를 어기는 무모한 도전을 하였고 그 효과를 입증하고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후 반신반의하던 의사들이 실제 환아에 이를 적용하고 이를 토대로 치료의 효과를 확인하였고 세계에서 인정받게 되었다. 원시적이고 불편한 크루프 텐트에서 간편한 주사한방으로 바뀌었으니 소아의 호흡기 진료에서는 치료법에서 필자가 의사로 있는 기간 동안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질환이 아닌가 싶다. 모든 일이 그렇듯 대부분은 세대를 넘어 오랜 준비를 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새로운 치료법이 정립될 것이다. 그것도 주위 상황이 성숙되어야 가능할 것이고 좋은 스승이나 시설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가끔 답답하고 막막할 청춘에게 금기를 어기는 무모한 도전이 언제나 실패하는 것은 아니라는 예로 위의 이야기 하나를 건네고 싶다. 그 외 즉각적인 폐쇄 증상의 완화 목적으로 에피네프린의 흡입을 시도하기도 하며 또한 중요한 사항은 만약 그래도 호흡곤란이 진행하면 위험한 상황을 대비하여 기도 확보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그래도 대부분의 크루프는 경증으로 원인이 바이러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저절로 좋아지는 편으로 증상에 따라 특별한 치료 없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크루프를 예방하는 방법은 감기와 바이러스 종류가 다를 뿐 둘 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원인이므로 감염 양식이 거의 비슷하다. 즉 직접 환자를 만지거나 환자가 사용하던 수건이나 기타 물건을 같이 사용하여 감염되거나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한 비말에 있는 바이러스가 전달되어 전염이 될 수 있다. 잘 쉬고 충분한 수면, 수분과 영양을 취하고 특히 손 위생 등에 신경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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