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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호

떠남과 연합
  글·김성묵·한은경 (사) 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 상임이사. 온누리교회)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은 부부관계입니다. 가정이 사회의 근본이라면 가정의 중심에는 부부가 있습니다. 성경은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창세기 2:24-25)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아주 명쾌하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부모를 떠나 아내와 연합하여 한 몸이 되어야 하며, 부부관계의 최상의 목표는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결혼은 떠남과 연합이라는 것입니다. 떠남을 이야기하면 효도를 강조하시는 분들은 마음이 어려워집니다. “그럼 부모는 어떻게 하란 말이냐?” 부모 공경, 부모에 대한 효도는 인륜의 가장 기본적인 덕목입니다. 그러나 부모 중심의 효도가 아니라 부부 중심의 효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요즈음 우리 말 성경은 “남자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대부분의 한국의 남자들은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와 함께” 아내와 연합하려고 했습니다. 아버지들은 대개 가정을 등한시하고 어머니가 가정을 돌보고 눈물로 희생하며 나를 키워주셨기에 그 어머니를 품고 가는 것입니다. “난 아버지처럼 살지 않을 거야. 불쌍한 우리 엄마한테 잘해 드려야 해!”라고 다짐하며 자랍니다. 그래서 결혼하기 전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당신, 우리 엄마한테만 잘하면 돼!” “나한테 잘못하는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우리 엄마한테 잘못하는 건 용서할 수 없어!” 어머니를 품고 가면 자연스럽게 고부간의 갈등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고부간의 갈등이 일어나면 남편의 마음이 불편해지고 부부간의 갈등이 일어납니다. 그 사이에서 아이들은 또 눈치를 보며 살아가게 됩니다. 당연히 아내는 자녀, 특별히 아들에게 우선순위를 두게 되어 있습니다. 아들은 다시 “난 아버지처럼 살지 않을 거야. 불쌍한 우리 엄마한테 잘해 드려야 해!”라고 다짐하며 자랍니다. 결혼할 때는 또 아버지는 떠나지만 불쌍한 어머니를 품고 갑니다. 그래서 한국에는 대대로 이어지는 가족 관계의 아픔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고부간의 갈등입니다. 요즈음은 자녀 수가 적어 사위와 장모간의 갈등도 만만치 않다고 들었습니다. 모두가 다 떠남의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부부 갈등 가운데서도 가족이라는 시스템이 유지되었고, 효도도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사회적인 규범, 제도 같은 것이 있었고, 그런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당하는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런 제도나 규범 관습은 다 사라졌습니다.

이제 효도는 관계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부부관계가 효도하게 만들고, 부부관계가 자녀를 양육하는데 기본입니다. 요즘은 자녀교육 때문에 부부로 살지 않고 부모로 사는 분들이 꽤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녀들은 언젠가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떠나보내야 합니다. 자녀에게 올인 할수록 자녀를 떠나보내기가 어렵습니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래서 많은 자녀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자녀들이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자녀들이 떠나고 나면 부부는 살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이른 바, 빈 둥지(Empty nest) 신드롬에 빠져 갈등하다가 많은 부부들이 갈라서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황혼이혼입니다. 부부가 연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가슴 아픈 현상입니다.

떠남과 연합은 같은 개념입니다. 연합이 잘 되어야 잘 떠날 수 있고, 떠남이 잘 되어야 연합이 잘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성경의 패러독스이며, 진리입니다. 실제로 애착관계 이론에 의하면 애착이 잘 되어 있어야 비 애착적인 행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입니다. 떠남은 정서적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육체적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영적으로도 떠나는 것입니다. 재정적으로도 떠나는 것입니다. 문화적으로도 떠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머니 태에서 나와 탯줄을 끊는 것이 일차적인 떠남이라면 결혼은 2차적인 떠남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애착이 잘되지 않아 일어나는 현상이 집착입니다. 떠나야 하고,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떠나보내는 부모도 행복하고, 떠나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부부도 행복해지고, 태어날 후손들도 행복해집니다. 떠남이 건강해야 건강한 새로운 가문이 만들어집니다. 건강한 떠남은 연합을 강하게 만들고, 강한 연합은 떠남을 건강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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