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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호

고아의 아버지 Ⅲ
  글·전성균 (정신과 전문의. 경남도립정신병원 정신과)
올해도 어김없이 고아 시설 캠프가 열린다. 한 전도사님의 결단으로 시작된 캠프로 인해 여러 고아 아이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 첫 해에는 아이들이 캠프에 처음으로 초대를 받아 어영부영 따라오게 되었다. 그런데 그 캠프가 끝나고 한두 해가 지나자 인천에 있는 고아원에서 한 명의 여고생(L 양)이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L 양은 학교가 끝나면 늘 이 전도사님이 시무하는 교회에 찾아와 무릎 꿇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L 양이 날마다 교회에 기도하러 다니는 모습을 보며 같은 룸메이트 고아 아이들이 이런 상태가 얼마나 갈까 궁금해 하였다. 그러나 L 양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얼굴빛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즉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하나님께 은혜를 받고 있구나 하는 것이 주변의 고아 아이들에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 해의 여름 캠프는 그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첫 해의 캠프와 달리 아이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하였다. 하나님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고3 남자아이 중에서 K 군 같은 아이는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겠다고 서약하는 일도 있었다. 물론 갑자기 180도 변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마음가짐만 보아도 곁에 있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K 군은 과거에 고아 시설이 싫어서 고아원을 탈출하여 떠돌이 생활을 하였다. 나쁜 형들을 만나고 형들이 시키는 일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급기야 훔치는 일이 잦아지자 경찰서에 가게 되었고 다시 고아원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고아원은 K 군에게 너무 답답한 곳이었다. 길거리 생활은 먹을 것이 없고 고달파도 마음대로 다니는 자유가 있었다. 그래서 K 군은 길거리 생활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런데 경찰에 의해 다시 들어온 고아원은 너무 갑갑하고 적용되는 규칙이 많았다. 그래서 화나고 답답할 때는 분풀이로 밑의 동생들을 때리고 괴롭혔다.

TV를 볼 때면 늘 제일 좋은 자리에 앉았다. 자신이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그 위의 형들은 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나가야 되기 때문이었다. 먹을 것이 생기면 늘 자신이 제일 먼저 좋은 것을 챙겼다. 소위, 똘마니들을 키워서 자신에게 바치게 하였던 것이다. 밤이 되면 자신이 있는 방에서는 자신이 주인이었다. 자신의 말을 들어야 했고 자신의 명령이 규칙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캠프를 통해 K 군이 주님을 만나더니 성품이 변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동생들에게 양보하겠다는 것이다. TV를 봐도 자신의 좋은 자리를 동생에게 주겠다고 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맛있는 부위를 동생들에게 먼저 챙겨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동생들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 고아원에 평화가 찾아왔다. K 군이 솔선수범으로 생활하자 동생들도 하나하나 K 군의 좋은 성품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또 K 군은 고아 사역을 하는 곳에 자원 봉사자가 되었다. 스스로 조장이 되어 고아 아이들을 이끌었고 캠프 기간 내내 아이들의 부족한 점을 세밀하게 채워 주었다.

전도사님에게는 K 군의 도움이 고맙기만 하다. 사실 고아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란 여간해서는 어렵다. 고아 아이들은 사람들을 그리워하지만 반대로 잘 믿지 않는다. 사람들이 한순간 정을 주고 가면 그 정에 배고프고 그 후에 사람들이 또다시 찾아오지 않는 것을 보고 늘 배신당한 느낌을 받는다. 아니면 방치되었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K 군은 그런 고아 아이들의 마음을 안다. 자신이 직접 겪었고 뼈저리게 아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도 고아원에서 자랐기 때문에 같은 고아원 아이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K 군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도 고아 아이들을 어떻게 품고 기도할지 생각하게 된다.

고아 아이들은 오래 기다려 주어야 한다. 아이들은 인격적 대우를 잘 받지 못했다. 아이들은 개개인의 독특한 점을 존중받지 못해 왔다.

아이들이 많은 가정이라도 가족들과 같이 있으면 사랑으로 존중받게 된다. 아무리 엄격한 부모라도 아이들의 존재에 대해 사랑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고아원은 그렇지 못하다. 사랑으로 한다고 해도 너무 많은 아이들을 다뤄야 하니 사랑을 나눠주기 어렵다. 그리고 개개인의 사정을 들어주다 보면 질서가 안 잡히고 혼란스러워지니까 똑같은 잣대를 들이밀게 되기 쉽다.

그런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사회는 자신의 개인적 특징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여러 무리 중 한 사람으로만 대해 준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특별한 두각을 드러내면 여러 아이들이 시기, 질투하게 되므로 함부로 재능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인격적으로 다가간다 해도 이미 마음이 굳어져 있는 상태라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또한 관심과 사랑은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보내져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으로 인격적인 교제를 나누기는 어렵다.

그런데 K 군을 보면 그런 어려운 내적 환경을 가지고 있어도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마음으로 접근하신다. 하나님도 인격이 있으셔서 아이들에게 늘 인격적으로 다가가신다. 아이들의 마음을 아시고 생각을 아신다. 감정을 느끼시고 아이들을 위해 눈물을 흘려주신다. 하나님의 진심 어린 마음을 아이들이 받아들이고 하나님을 진정한 아버지로 받아들인다면 아이들의 닫힌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성령님께서는 치유의 손길로 아이들의 마음을 만지신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로부터 거절당하고 사회에 태어났을 때 환영 받지 못한 마음들을 감싸주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무한하시고 크시므로 고아의 아이들의 마음을 채우고도 남으신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를 기도해야 한다.

또한 우리도 하나님의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고아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우리 안에 들어올 때 우리가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줄 수 있다. 아이들을 품에 안아 줄 수 있고 그들이 진정 사랑 받고 축복 받은 존귀한 하나님의 아들들임을 선포해 줄 수 있다.

올 해도 어김없이 고아 캠프가 8월 중순에 잡혀 있다. 고아 시설이면 누구나 환영하기 때문에 참여가 가능하다. 캠프를 위해 여러 목사님들과 전도사님들이 주님 안에서 아무 대가없이 연합을 한다. 전국 각지에서 그분들의 사역이 바쁜데도 늘 고아 아이들을 위해 귀하게 섬겨주신다.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이분들이 모여 기도하며 아이들이 간절히 하나님 아버지를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축복해 주는 시간을 가진다.

하나님은 지금도 이 땅의 고아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신다. 하나님은 스스로 고아의 아버지라 하셨기 때문에 이 고아들을 하나님을 대신해서 돌봐줄 사람들을 찾으신다. 우리가 그분의 마음에 응답하고 순종의 발걸음을 한걸음 디딘다면 하나님도 기뻐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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