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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호

박쥐의 비행술은 예민한 감각 때문
  글·김경태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박쥐는 포유류 가운데 유일하게 날 수 있는 동물이다. 앞다리의 제2발가락과 제3발가락이 유난히 길며 그 사이에 피부로부터 변화된 막이 발달되어 공중을 날아다니게 한다. 열매를 먹이로 하는 큰 박쥐와 벌레를 잡아먹는 작은 박쥐, 그리고 가축의 피를 빠는 흡혈 박쥐 등이 있다. 박쥐들이 날아다니는 곤충들이나 나뭇가지에 달린 열매를 먹이로 낚아채기 위해서는 복잡하고도 정밀한 비행술을 구사해야 한다. 박쥐는 빠르게 아래위로 날아오르거나 낙하할 수 있으며, 신속하게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 박쥐의 날개는 비행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새끼를 돌보거나 먹이를 잡는 일에도 활용한다. 박쥐 날개는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을 갖고 있어서 각도를 20도 이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므로 날개 모양을 쉽게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날개를 위로 올릴 때는 날개를 완전히 뒤집어 뒤로 이동시킴으로써 몸이 수직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한다. 새들의 날개짓과는 다른 유체역학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비행 시스템은 날아다니는 동물 가운데 유일하며, 자신의 독특한 비행 기술에 유용하게 활용한다. 그리고 정교한 공중 비행을 위해 감각 기능과 운동기능의 빠른 연결 회로를 가지고 있다. 특별히 작은 박쥐는 예민한 청각 기능으로 목표물의 위치를 파악한다. 초음파를 발사하여 물체에 부딪혀 돌아오는 반향음을 감지하여 물체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지하여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 이들은 날아오를 때 5~10만 헤르츠(Hz)의 초음파를 발생하고, 초음파가 부딪혀 돌아오는 반향을 잘 발달된 귀로 확인하여 먹이의 방향, 위치, 움직임, 크기 등을 알아낸다. 그런데 이와 아울러 또 하나의 정교한 감각 시스템이 박쥐의 비행에 작용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박쥐의 날개에는 고도로 발달된 감각 수용체가 분포하고 있어서 공기의 흐름이나 세기를 감지하여 정보를 얻기 때문에 정밀한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엘렌럼프킨 (Ellen Lumpkin) 교수와 매릴랜드 대학교의 신디아 모스(Cynthia Moss) 교수팀이 공동으로 연구하여 2015년 5월에 셀 레포트(Cell Reports)에 이 사실을 발표하였다.

박쥐의 날개에는 여러 종류의 감각 수용체가 분포되어 있다. 우선 날개 표면에 작은 털이 있고, 털의 기저 부분에 모낭 수용체가 잘 발달되어 있다. 박쥐가 날개를 펄럭일 때마다 발생하는 공기의 흐름으로 인해 털이 구부러지고 이로 인해 모낭 수용체가 자극을 받아 신경신호를 만든다. 또한 날개 털 주위에 메르켈 감각 수용체들이 분포하고 있어 압력이나 형태 분별을 가능하게 만든다. 그리고 유리신경종말이 있어 통증이나 온도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이와 함께 손잡이 모양의 신경 종말이 있어 강한 힘을 인식할 수 있다. 감각 수용체로부터 오는 신호들은 뇌로 전달되어 복잡한 공기의 역학적 상황을 해석하게 하는 것이다. 만일 날개에 박혀 있는 털을 제거하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박쥐의 비행 속도나 방향 전환 능력에 변화가 생김이 확인되었다. 이는 날개에 존재하는 털의 휘어짐으로 발생하는 촉각 정보가 비행술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장류에게서 손의 감각은 물건을 다루는데 필수적이다. 어떤 물건이 손에서 미끄러져 빠지지 않도록 쥐고 있으려면 그 물체에 대한 촉각 정보가 필요하다. 손에서 발생하는 감촉은 물건을 붙잡도록 악력을 조절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마찬가지로 기류의 변화, 방향, 세기를 감지하여 발생하는 감촉 자극은 바람의 패턴에 따라 비행 방향을 조절하도록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말초조직에서 발생한 감각 정보는 뇌로 전달되어 해석된 후 적절한 운동반응이 일어나 대응하게끔 되어 있다. 즉 감각 정보의 유입이 운동기능의 질을 결정하므로 감각과 운동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어떤 종류의 감각 정보가 오는 지에 따라 대응하는 근육 운동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박쥐가 나뭇가지 사이로 날아다니며 민첩하게 곤충을 잡아먹거나 과일을 따 먹을 수 있는 것은 날개에 있는 감각세포로부터 끊임없이 전달되는 정보 때문이다. 예민한 감각세포의 반응으로 인해 정밀한 비행이 가능한 것이다. 연구팀이 공기펌프를 이용하여 날개의 감각 수용체 세포를 국소적으로 40msec 동안 자극한 결과 뇌에 있는 일차 체감각 피질의 신경세포가 곧바로 1~50msec 동안 반응하였다. 공기 흐름의 방향이나 강도에 따라 감각 수용체의 반응이 변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신경전달이 뇌로 이루어져 분석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는 난기류나 장애물의 존재를 파악하게 만들고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목표하는 곳으로 날아가게 하는 것이다.

이처럼 박쥐가 정밀하게 먹이를 추적하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초음파를 민감하게 측정하는 청각 시스템과 바람의 세기나 방향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촉각 시스템이 서로 보완하여 작용하기 때문이다. 박쥐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진화적인 측면에서는 수수께끼다. 땅에서 걸어 다니던 것이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신체적 변화를 거쳐야 한다. 우선 발가락 사이의 피부가 우연히 날개로 전환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이 왜 날개로 자라게 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또한 거꾸로 매달려 잠을 자다가 떨어지는 불상사가 없어야 한다. 이 자세에서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신경계의 조절작용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혈액이 머리로 몰리더라도 뇌기능과 다른 부위의 역할에 피해가 없어야 한다. 이는 특이한 심장 순환계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아울러 매달려 있어도 떨어지지 않을 만큼 뒷발의 악력이 충분해야 한다. 그리고 어두운 동굴에서 마음껏 날아다니기 위해서는 특수 초음파 센서를 장착해야 한다. 초음파의 반향음을 해석하여 3차원적 입체로 해석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기의 흐름과 방향, 세기를 감지할 수 있는 감각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렇듯 날기 위해서는 해부학적으로 생리학적으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데, 이 변화가 저절로 우연히 만들어졌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그리고 박쥐의 화석을 보면 단번에 박쥐라고 판단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땅에서 걷던 쥐 같은 동물이 하늘을 나는 박쥐로 서서히 변하는 중간 형태의 동물 화석이 없다. 이를 볼 때 박쥐는 박쥐 고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고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박쥐가 갖추고 있는 고감도의 감각 시스템을 바라볼 때, 우리도 영적 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예민한 영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기술문명의 비약적인 발달로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할 신기능과 편리함을 주고 있다. 안방의 컴퓨터만 켜면 바깥세상과 연결되고, 어떤 정보든지 마음만 먹으면 검색하여 찾아 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날로 정교해지면서 복잡해지고 있다. 가늠하기 힘든 물질문명의 발달 속에서 사탄의 유혹은 더욱 쉽고 은밀하게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나님 없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다고 우리를 속인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다고 믿게 한다. 예배의 자리에 있기보다는 사이버 게임에 몰두하는 것이 더 신나고 짜릿하다고 속삭인다. 문제가 발생하면 골방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기 보다는 해결방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이 더 빠르고 쉽다고 생각한다. 참되고 경건하며 정결하게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게 여겨지고 있다. 시대 상황에 맞춰 약삭빠르게 처신을 해야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게 이렇게 권면하였다. “종말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할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할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빌 4:8). 우리가 칭찬받으며 덕을 세우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두운 곳에서 빛을 찾을 수 있어야 하고, 복잡하고 헝클어진 곳에서 하나님의 질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자칫하면 걸려 넘어지기 쉽다. 그래서 영적 지혜와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내 마음에서 생겨나는 어둠의 생각들을 누가 심었는지 알아 차려야 한다. 우리는 영적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적을 이기기 위해서는 적의 전술을 알아야 한다. 속임수와 거짓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사탄의 간교함을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영적 민감성을 갖추어야 한다. 오늘도 넘어지지 않도록 성령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삶이 이루어지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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