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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호

감사 그리고 또 감사
  글·이진학 (서울의대 명예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본지 편집자문위원. 서울대병원병원교회)

2011년 정년을 하고도 5년간 더 분당 서울대병원에 근무하였고 이제 10월이면 난생 처음 지방에 있는 중형 종합병원의 안과에 근무하게 된다. 만 70세가 된 것이다.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면 나 자신의 불완전함과 내 속에 내재한 죄성을 깨달을 때마다 왜 나를 강하게 붙들어 내 입술의 잘못을 없게 하시고 내 마음에서 세상적인 유혹을 없애 주시지 않는가 하여 주님을 원망하기도 하였고, 너무나도 거룩한 기독교인과는 거리가 먼 보잘 것 없는 내 자신에 절망하기도 하였다. 때로는 매일매일 죄와 세상 욕망으로 비틀거리며 살아가는 내가 원망스럽고 이럴 바에는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완전한 모습이 될 수 있는 천국에 가기를 갈망한 적도 많았다. 입으로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도 사랑해야 된다고 말하면서도 가족 간의 정말 사소한 말 한 마디도 못 참고 발끈하는 내 자신이 실로 한심하고 위선자 같고 때로는 바람 부는 광야에 홀로 서 있는 나뭇가지처럼 외롭고 두렵기도 하였다.

텔레비전에서 바다 거북이가 해안가 모래톱에 낳은 알이 부화한 후 새끼 거북이들이 바다로 들어가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모래 위의 질주를 보고 마치 우리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창조주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것은 이 세상의 삶을 보시고 천국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사람을 고르기 위함이요, 이 세상의 인간은 바다로 들어가야만 살아날 수 있는 바다 거북이가 바다로 들어가기 위해 처절하게 달리는 모습과 같이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바다 거북이가 처음부터 바다 속에서 알을 낳으면 모래 위를 달리는 고통 없이 곧바로 바다에서 살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은 곧바로 창조주께서 이 땅에 인간을 만들지 마시고 뱀의 유혹이 없는 천국에 곧바로 만드셨으면 이 세상을 살아내는 고통이 없이 모두가 천국에 가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왜 하나님은 인간을 이 땅에 만드셨을까? 이 땅에 사는 것을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만 천국에 들여보내려는 생각이셨을까? 그래서 가수를 뽑는 경연 대회처럼 어떤 이는 한 소절도 부르기 전에 합격, 불합격 결정을 내리듯 일찍 데려가시고 어떤 이는 끝까지 듣고도 결정을 못 내리듯 90∼100세가 되어야 데려가시는 걸까?

그러나 지금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니 주님은 나를 들어 모래톱을 달리는 수고 없이 곧바로 바다 속에 넣지는 않으셨으나 결코 나 혼자 모래 톱 위를 달리게 하시지도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른 이들보다 유독 세상 유혹에 약한 나를 위해 항상 넘어지지 않게 내가 모르는 사이에 모래톱을 평평하게 만들어 주시고 그래도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 넘어질 때면 슬며시 일으켜 세워 주시기도 하셨다. 햇빛이 강하면 햇빛을 막아주시고 바람이 드세면 바람도 막아주시면서 참으로 눈동자와 같이 나를 보호하신 것이다. 그것도 항상 감사 대신 왜 이런 험한 모래톱을 달려야만 하냐고 불평, 불만으로 가득 찬 나에게.

그래서 이제 지난 칠십 년을 뒤돌아보며 다시 생각해본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세상에 불완전한 모습으로 보내신 것은 주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 아닌가하고. 그러고 보니 성경 말씀은 온통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은 주님의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과 사흘 만의 부활로 정점을 이룬다. 하나님은 결코 우리들의 세상 사는 모습으로 천국 갈 자격을 시험하시는 시험관이 아니시다. 오히려  자기 목숨을 버리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사랑의 하나님이시다. 우리가 그 사랑을 깨닫고, 그런 후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서 우리 모두가 천국 가기를 바라시는 우리의 아버지이시다!

이 주님의 사랑에 감사 그리고 또 감사하며, 하루하루 주님의 천국을 향해 조금이라도 더 거룩하게 살아가며 다가가는 것이 남은 세월의 목표이고 기도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고후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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