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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호

간의 구조와 기능
  글·이왕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본지 발행인)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단일 기관이다. 남녀의 차이가 있지만 그 무게가 대략 1.2~1.8kg(남자 1.4~1.8kg, 여자 1.2~1.5kg)에 달하는 큰 장기다. 보통 소화기관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소화와 관련된 기능은 오히려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간은 그 위치로 볼 때 가슴과 복부의 경계부위에 위치하고 있다. 경계부위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위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간의 구조를 살펴보면 가슴과 복부 경계부에 놓여 있는 직육면체를 좌상에서 우하 부위의 대각선으로 반분한 모양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간이 오른 쪽에 치우쳐 있다. 왼쪽으로 갈수록 부위가 얇아져 왼쪽 끝은 날카로운 각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왼쪽 끝 부위는 왼쪽 경계 끝 부위인 복벽까지 가지 못하고 위장의 상부를 덮는 정도에서 끝이 난다(그림 참조). 직육면체의 대각선으로 잘린 구조이기 때문에 좌우 대칭을 이루지 못하고 오른쪽이 크고 왼쪽이 작은 부위로 되어 있지만 좌엽과 우엽으로 나뉜다. 간의 위 표면은 실질적으로 가슴과 복부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가로막(횡격막)에 닿아 있고 아래 표면은 상부 소화관(위장과 십이지장)에 닿아 있다. 간의 아래 표면에는 담낭이 위치하고 있기도 하다.

간은 이중으로 혈액공급을 받는 독특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즉, 보통의 장기와 마찬가지로 고유 간동맥에 의한 혈액공급 외에 간문맥이라 하는 일종의 정맥에 의해서도 혈액 공급을 받는 특수 형태를 보이고 있다. 본래 간문맥은 소화관에 공급되는 동맥 혈액이 모두어지는 일종의 정맥으로서 그 혈액 속에는 소화관에서 흡수된 많은 양분을 포함하고 있는데 모여서 간문맥을 이룬 후 반드시 간을 통과하여 흡수된 양분을 간에 저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다 보니 마치 간동맥이 간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양상을 띠게 된다. 그래서 간동맥을 통해 들어 온 혈액이나 간문맥을 통해 들어 온 혈액은 공히 간정맥동이라는 실핏줄이 된 후 작은 정맥들이 되어 궁극적으로 간정맥으로 모여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양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해부학적 특성 때문에 간의 악성 종양 치료 시 종양으로 가는 간동맥을 색전시켜서 암을 치료하는 소위 색전술 시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의 기능을 살펴보면 우선 해독작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어떤 형태이든지 소화 이후에 거의 위에서 설명한 간문맥을 통해서 반드시 간을 통과하게 되어 있다. 그 중에 특히 독성을 나타낼 수 있는 물질을 화학적 변형을 통해서 독성이 없는 물질로 바꾸어 준다. 그래서 많은 간 전공 의사들이 간이 손상된 사람들의 경우 그 성분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약을 복용하는 것을 극도로 만류하는 것이다. 결국 간의 부담으로 간질환의 악화를 걱정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기능을 한다. 대표적으로 알부민의 합성이다. 소화되어 흡수된 아미노산을 재료로 간에서는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을 합성한다. 알부민은 특히 혈액의 삼투압을 유지하게 해 주는 중요한 단백질로 간이 손상되어 이 단백질 합성이 잘 안 될 경우 혈액 속의 액체 성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 나오는 현상이 생기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복강에 물이 차는 복수현상이다. 그래서 오랜 기간 간기능이 떨어지는 간경변이나 간암 환자들이 복수를 뺀 후에 치료의 일환으로 알부민 주사를 맞기도 하는 것이다. 글로불린 단백질도 간에서 합성이 되는데 그 중 하나가 감마 글로불린으로서 이는 일명 면력 글로불린이라고도 불리며 면역세포가 방어를 위해 만드는 항체를 일컫는다. 그러니 단백질이 부족하면 면역기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근거가 바로 그것이다.

소화와 관련된 기능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담즙생성이다. 담즙은 마치 비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즉, 우리가 먹은 기름기가 물에 섞여야 소화가 될 수 있는데 바로 담즙이 그런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간이 손상을 받아서 담즙 생성에 문제가 생기면 기름기 있는 음식이 소화가 되지 않는다. 그 결과 지방질이 그대로 변으로 나오는 소위 지방변을 보게 되고 대변이 대변기의 물위에 둥둥 뜨게 되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담즙은 간세포에서 만들어져 담낭(쓸개)에 고여 있다가 성숙되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어 기름기 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세포는 담즙을 합성하여 담관을 통해서 소화관으로 배출하는데 간이 손상을 받아 이 담즙이 이웃한 혈관으로 들어가는 경우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소위 황달이 오게 되는데 담즙이 혈중으로 들어가면 심각한 독성을 나타내게 되기 때문에 황달이 위험한 것이다.   

소화 관련 또 다른 간의 기능은 소화관에서 흡수한 양분들을 저장하는 기능이다. 탄수화물이 소화된 포도당, 단백질이 소화된 아미노산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간에 저장되어 있다가 언제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저장고의 기능을 한다.

엄밀하게 보면 해독작용이라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다른 기능 하나는 질소화합물의 처리다. 우리 몸에서 단백질이 대사되면 질소화합물이 남게 되는데 보통은 암모니아 형태로 남게 되어 수용액 상태에서 인체에 대단히 해롭다. 따라서 간에서는 암모니아 형태의 질소화합물을 독성이 없는 질소화합물인 요소로 바꾸어 준다. 소변의 지린내의 주범이 바로 요소라는 사실을 알면 소변의 주성분인 요소는 콩팥에서 걸러질 뿐이지 만들어지기는 정작 간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이밖에도 간은 중요한 면역기관으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대단히 중요한 면역기능을 하고 있음을 필자는 최근의 연구들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다. 간은 단일 장기로 가장 큰 장기만큼이나 큰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기라는 점을 새삼 강조하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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