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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호

간경변증(간경화증)
  글·손주현 (한양대 의과대학, 한양대 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간경변(간경화)증이란?

간경변(간경화)증은 어떤 원인에 의해 오랜 기간 간세포가 파괴되고 재생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간 전반에 걸쳐 섬유화(흉터조직)가 진행되어 격벽과 재생결절(작은 혹)이 발생된 상태이다. 그 결과로 간세포가 줄고 간이 단단히 굳어지고 변형됨에 따라, 점차 간기능이 저하되고 문맥압이 상승되어 여러 합병증이 초래되는 하나의 질환 증후군으로 만성 간질환의 최종 단계이다.(그림1)

■ 간경변(간경화)증의 원인은?

간경변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표1)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것은 간염바이러스의 만성적인 감염과 알코올의 과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B형간염과 C형간염 바이러스와 술(알코올)이 3대 원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B형간염 바이러스가 국내 간경변증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하여 가장 흔한 원인이다. C형간염 바이러스와 술(알코올)이 비슷한 비율로 각각 국내 간경변증 환자의 10∼15%를 차지한다. 한편 중증 알코올중독자의 10∼20%에서 간경변증이 발견된다.

<표1 - 간경변증의 원인>

- 간염 바이러스 : B형간염, C형간염
- 알코올
- 비알코올성 지방간(지방간염)
- 담도질환 :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증, 원발성 경화성 담도염, 2차성 담즙성 간경변증
- 유전성 대사질환 : 윌슨씨병, 혈색소증(hemochromatosis), α1-antitrypsin 결핍증
- 간 울혈 : 만성 우측 심부전, 버드키아리(Budd-Chiari) 증후군
- 약물 및 간독
- 자가면역 간염
- 기타 원인불명 또는 잠원성(cryptogenic)
-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 어떤 증상, 징후, 장애가 나타나는가?

간은 “인체의 생화학 공장”이라 부를 만큼 수많은 종류의 단백질 합성, 각종 대사작용, 해독작용과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간이 굳어져 기능이 떨어지게 되면 많은 종류의 신체장애가 발생한다. 하지만 간경변증의 초기에는 간의 보상능력이 좋아 정상 간기능을 유지하고 증상이 전혀 없어 정상인과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점차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다양한 신체증상 및 징후가 나타나며,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고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한 간암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간경변증의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전신쇠약, 만성피로,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복부 팽만 등이 있을 수 있다. 얼굴이 검어지는 경우도 있고 어깨, 등, 가슴에 확장된 거미모양 혈관이 보일 수 있다. 손바닥은 정상인보다 유난히 붉어질 수 있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위와 식도에 비정상적인 정맥류가 발생하고 이 정맥류 혈관이 파열되면 다량의 출혈(토혈 또는 혈변)이 발생하게 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한 배에 복수가 찰 수 있으며 하지부종을 동반하기도 한다. 복수가 있으면 배가 불러지고 심하면 숨이 차고 호흡이 곤란해진다. 간의 해독 작용의 저하로 독성 물질에 의한 뇌기능 장애가 발생하면 간성뇌증(혼수)이 생길 수 있다. 간기능이 저하되어 약물대사에 장애가 오기 때문에 진통제나 신경안정제 같은 약물은 정상용량이라도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 불면증이 있다고 수면제를 먹으면 적은 양으로도 간성혼수에 빠질 수 있다. 또한 간경변증 환자는 면역방어기전 및 백혈구나 임파구 등 세균 등과 싸우는 세포의 기능 장애로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따라서 복수가 있는 환자에서는 자발성 복막염이나 다양한 신체증상 및 징후가 나타나기 쉽다. 세균감염은 임상경과를 더욱 빨리 악화시키고 사망원인이 될 수 있다. 원인불명의 열이 있거나 이유 없이 전신상태가 악화하면 복막염 등 숨겨진 감염의 가능성을 꼭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간경변증 환자는 간세포 기능부전 및 문맥-전신 단락의 결과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적절히 대사시키지 못한다. 이런 호르몬 대사의 장애로 남성은 유방이 여성 유방처럼 커지거나 고환이 작아질 수 있으며, 여성은 월경 불순이 나타날 수 있고 불임이 될 수도 있다. 내인성 인슐린저항성 증가에 의한 당뇨병의 발생도 증가한다.

■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어떤 합병증이 생기는가?

진행된 간경변증의 주요 합병증은 첫째로 간세포의 광범위한 소실에 의하여 초래되는 간기능 부전상태,  둘째로는 간경변으로 인한 간 형태의 변형, 간 실질내 혈관 및 림프관의 변형 등으로 문맥압 상승(문맥압항진증)이 초래되는 것이다. 간부전이 오면 황달, 복수, 간성 뇌증(혼수), 혈중 알부민 감소와 하지 또는 전신 부종, 프로트롬빈 시간(prothrombin time) 연장과 혈소판 감소 등으로 출혈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문맥압항진증의 합병증으로는 위식도정맥류 출혈, 복수, 간성 뇌증(혼수), 울혈성 비장비대가 대표적이다.
간경변증 환자가 이러한 간부전이나 합병증이 없는 경우 대상성(compensated) 간경변이라고 하고, 한 가지 이상의 합병증이 있으면 비대상성(decompensated) 간경변이라고 한다. 대상성 간경변증이 비대상성으로 진행하는 빈도는 매년 10%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비대상성 간경변증 경우도 적절한 치료에 반응하면 대상성 간경변증으로 호전될 수 있다. 대개 복수 발생이 비대상성 간경화의 첫 징후로 나타난다. 이런 주요 합병증을 좀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배에 물이 차는 복수가 생길 수 있다.
이때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헛배가 부르고 복부 팽만감을 느끼게 된다. 심해지면 숨도 차고 호흡곤란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일부는 흉곽내 물이 차는 흉수가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는 숨이 더 차고 호흡곤란도 심해진다. 복수가 처음 생긴 경우 간경변증 외의 암이나 염증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또는 복막염을 동반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경우 환자는 일단 싱겁게 먹고 국물류는 소량만 먹고 절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이와 같은 식이요법으로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 이뇨제를 사용한다. 과다한 이뇨제 사용은 신기능 장애나 간성혼수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이뇨제로도 복수가 조절 안되면 복수 천자로 직접 복수를 제거하게 된다.

둘째, 피를 토하거나 검은 혈변을 볼 수 있다.
위내시경으로 보면 식도와 위의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정맥류를 관찰할 수 있는데 이것은 간이 딱딱하게 굳어져 피가 간으로 잘 통하지 못해 식도나 위에 있는 작은 미세혈관으로 우회함에 따라 이 미세혈관이 점차 커져 매우 확장된 상태이다. 이런 정맥류의 파열로 일어나는 출혈은 쇼크와 간성혼수, 심한 경우 사망의 원인이 되므로 응급치료와 적극적 예방이 필요하다. 정맥류 출혈 치료는 약물요법, 내시경으로 혈관을 묶는 결찰요법, 약물을 직접 정맥류에 주입하여 굳히는 경화요법 등이 주로 사용된다. 정맥류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격한 운동, 등산, 힘든 일들은 자제한다. 또한, 필요시 예방적 내시경 결찰요법을 시행하거나 문맥압을 낮추는 약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셋째, 간세포의 광범위한 소실에 의하여 초래되는 간기능 부전상태로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 치료를 우선하여 호전되는지 봐야 하고, 간경변이 너무 진행하여 호전이 없을 때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넷째, 다양한 신경정신 장애로 나타나는 간성뇌증(혼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심한 간기능 장애로 간에서 해독이 안 된 독성 혈액이 직접 전신순환계로 유입되고 결국 뇌기능 장애를 일으켜 발생한다. 증상이 경한 경우에는 도취감, 경한 정도의 의식 및 수면장애 등이 나타난다. 점진적으로 뇌기능 장애의 정도가 깊어지고 무기력해지며, 이상한 행동이나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며, 심한 경우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서 강한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게 된다. 간성혼수가 심해지면 사망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발견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유발원인으로는 위장관 출혈, 탈수, 변비, 과도한 단백질 섭취, 감염, 신기능 장애, 전해질 불균형 등이 있는데 이러한 원인으로 생겼다면 그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면역기능 장애로 저항력이 감소하여 쉽게 감염된다.
정상인에는 별로 문제가 안 되는 병원성인 낮은 세균에도 쉽게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름철에 날 어패류를 먹고 발생하는 비브리오 패혈증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특별한 복강내 감염원이 없이도 복수에 염증이 생겨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자발성 복막염이라고 한다. 복수가 있고 열이 나며, 배가 아프면 복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복수천자를 시행하여 진단을 하고 입원치료 및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다.

여섯째,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어떤 원인에 의하든 일단 간경변이 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간경변증 환자의 10∼25%에서는 간세포암종이 발생한다. B형간염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에서는 매년 2∼3%에서 간세포암종이 생긴다. 우리나라의 보고에 의하면 간경변증 환자를 장기 추적한 결과 5년, 10년, 15년 후에 각각 13%, 27%, 42%에서 간세포암종이 발생했다. 따라서 정기적인 간 초음파 검사(경우에 따라 CT 검사)와 혈액검사(알파태아단백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1년에 2번의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다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  합병증이 발생되면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초기 간경변증 환자는 10년 내에 정맥류에서 출혈할 확률이 약 25%이며, 복수가 발생될 확률은 약 50% 정도이다. 일단 간경변증의 주요 합병증이 발생하면 예후가 나빠서 식도정맥류 출혈, 복수 및 간성혼수가 발생하면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4년 생존율은 20~40% 정도이다. 전체적으로 비대상성 간경변증의 예후는 불량하며, 주로 간부전의 중증도와 원인에 좌우된다.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혈색소증처럼 치료방법이 있는 경우에는 예후가 한결 낫다. B형간염은 항바이러스제 치료로 간경변증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호전시킬 수 있다. 알코올성 환자도 술을 끊고 적절한 내과적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그러나 주요 합병증이 있는데도 계속 음주하는 환자는 5년 생존율이 50% 미만이다. 반복되는 정맥류 출혈, 이뇨제에 반응하지 않는 복수, 자발성 복막염 및 간성혼수가 발생한 간경변증은 간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간이식에는 생체 간이식과 사체 간이식이 있으며, 국내에서 간이식의 성적은 매우 우수하다.

■  간경변증은 회복이 어려운가요? 치료는?

일단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원래의 정상 간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따라서 만성 간질환을 가진 경우 간경변증으로 진행되기 전에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간경변증의 경우에도 치료 가능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경우, 초기 간경변은 회복되기도 하며, 적어도 간경변증의 진행을 막아서 생존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성분의 생약제, 건강식품, 민간요법의 오남용을 피하며, 본인의 간경변증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식이와 일반적 주의사항은?

영양소가 균형적으로 배합된 음식을 섭취하고 술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실조 상태가 아니라면 하루에 체중 1kg당 1g 정도의 단백질을 포함한 식사면 족하다. 비타민이나 무기질도 적절히 복용한다. 어떤 특정한 음식을 약처럼 먹기보다는 환자의 입맛에 맞게 조리한, 영양소를 골고루 섞은 균형식이 중요하다. 식욕부진, 구역질, 황달이나 복수가 심하여 정상식사가 힘들면 먹기 쉬운 유동식으로 한 끼 식사를 2∼3회 나누어 먹도록 한다. 콩, 두부나 순두부 내지는 호박죽 등 식물성 단백질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간경변증 환자는 여름에 어패류를 날로 먹으면 치명적인 비브리오 패혈증의 위험이 있어서 적어도 여름철에는 익혀 먹어야 한다. 간에서 약물을 대사하는 기능이 떨어져 있으므로 아스피린이나 진통제, 항생제, 관절염 치료제, 신경안정제 또는 호르몬제 같은 약물들은 신중하게 사용한다. 환자들은 대부분 장기간의 투병생활 중 간에 좋다고 선전하는 여러 가지 약물이나 건강식품을 의사의 처방 없이 먹는 경우가 많다. 성분 미상의 한약이나 건강식품, 민간요법 또는 녹즙도 간독이 되어 기왕의 간경변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문헌
1) 서동진. 간경변증 : 간섬유화 및 문맥압항진증. in 김정룡저 소화기계질환, 제3판, 2011.
2) Sherlock’s Diseases of the liver and biliary system. 12th ed. 2011,
3) 대한간학회 간에 대한 일반상식 중 간경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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