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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호

간암
  글·박연호 (가천대길병원 외과 교수)

■ 간암이란?

간에서 발견되는 암 중 간세포 자체에서 발생한 것을 ‘원발 간암’(pri-mary liver cancer)이라 하고 다른 장기에서 발생하여 간으로 전이된 것을 ‘간 전이암’이라고 한다. 원발 간암 중 가장 흔한 것이 간세포암(he-patocellular carcinoma)과 담관암(cholangiocarcinoma)이다. 간세포암이 담관암에 비해 훨씬 많으며 일반적으로 간암이라고 하면 간세포암(이하 ‘간암’)을 의미한다. 간에 발생하는 종양은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간에 생긴 모든 종양이 악성 종양은 아니다. 모든 양성 종양을 수술로 제거할 필요는 없으며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종양의 크기가 커지거나 통증 등의 다른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 수술을 통해 제거한다. 악성종양은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있다.

■ 발생빈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간암이 많이 발생하는 나라이다. 2013년 중앙암등록본부 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원발 간암은 연간 16,400여 명이 발생하며 전체 암 발생의 7.6%로 5위를 차지했다. 남성암 중에서는 4위, 여성암 중에서는 6위였다. 50대 이후 연령에서 주로 발생해서 50~70대 연령층이 75%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이 많고 특히 고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하는 이유는 대부분 B형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만성간질환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간암이 많이 발생하는 곳은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동아시아(한국, 중국, 일본), 태국 일부 지역으로 역시 간염바이러스와 관련이 높다.

■ 간암 발생의 위험인자

간암의 발생 위험인자들은 만성 B형 간염, 만성 C형 간염, 간경변증, 알코올 간질환, 비만 또는 당뇨와 관련된 지방간질환, 아프리카 등에서는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 등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간암 환자의 기저질환이 B형 간염인 경우가 72.3%, C형 간염이 11.6%, 알코올 간질환이 10.4%, 비B형 비C형 간염(비정형 간염)이 0.7% 정도로 보고된다.(대한간암연구회,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 2010) 해마다 1~4%의 간경변증(liver cirrhosis) 환자에서 새로운 간암이 발생하며 간경변증 환자의 1/3 정도에서 간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국민 B형 간염 백신 접종과 수직감염 예방사업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현저히 줄고 있고, 만성 B형 간염 및 만성 C형 간염에 대한 다양한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점차 바이러스성 간암은 발생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 예방

간암의 발생을 막기 위한 최선의 1차 예방방법은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접종을 통해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2차 예방은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에서 적절한 치료약을 투여하여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간의 염증, 섬유화를 호전시키고 간암발생을 막는 것이다. B형 및 C형 간염바이러스는 혈액, 침, 정액 등 체액 내에 존재하는데, 이러한 체액이 손상된 점막 등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 감염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은 대부분 어릴 때 부모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이고, 성인이 된 후 감염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다. 면도기나 칫솔을 나누어 쓰는 일, 부적절한 성생활, 주사바늘의 반복사용, 약물중독 등은 위험한 일이므로 피해야 한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 즉 환자와의 침구를 같이 쓰거나 신체를 접촉하거나 식사도구를 같이 사용한다고 전염되는 경우는 드물다.
B형 간염백신을 맞아 항체가 생기면 B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막을 수 있으므로 감염 전에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며 C형 간염백신은 아직 개발 중에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알코올 간질환이나 비만, 당뇨와 관련된 지방간질환이 간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건전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을 적절히 조절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간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의학적 근거가 있는 음식이나 음료로는 커피가 유일한데, 커피는 소비량 및 기저 간 상태와 관계없이 간암 발생 위험을 의미 있게 줄였다고 한다. 그외 민간에서 사용하는 수많은 간암 예방 식품, 약초, 약물 등등에서 의학적 근거가 밝혀진 것은 한 가지도 없다.

■ 진단
 
간암은 영상검사 및 종양표지자 검사를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하거나, 직접 간조직 생검을 통해서 병리학적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의 간암은 뚜렷한 원인인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고위험군의 경우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감시(surveillance)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간암 발생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고위험군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복부 초음파검사 및 혈청 알파태아단백질(alpha-fetoprotein, AFP) 검사를 해야 한다. 이런 검사에서 간암이 의심되는 경우 일차적으로 역동성 조영증강 전산화 단층촬영(dynamic con-trast-enhanced CT), 역동적 조영증강 자기공명검사(MRI) 또는 간세포 특이 조영제를 이용한 MRI 검사를 한다. 고위험군에서 초음파검사 등으로 확인된 1cm 이상의 간결절은 CT 혹은 MRI에서 하나 혹은 둘 이상에서 간암에 합당한 소견이 있으면 간암으로 진단한다. 초음파에서 확인된 결절이 1cm 미만인 경우 혈청 AFP의 지속적 상승과 동반하여 영상검사 중 둘 이상에서 합당한 소견이 보이면 간암으로 진단한다. 이 조건들에 해당하지 않거나 영상검사에서 전형적인 소견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생검을 통한 병리학적 진단을 고려한다.

치료

간암 치료의 최종목표는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여러 전문과들로 구성된 다학제적 치료계획수립(multidisciplinary approach)이 필요하다. 다학제적 치료는 간암치료, 진단에 관여하는 모든 과 의사들이 모여서 최선의 치료방법을 찾고 이를 적용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런 다학제적 치료가 암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근거가 이미 확립되어 있다. 간암 환자는 대부분 간경변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간기능을 판정하는 Child-Pugh 등급과 문맥압 항진증 등의 합병증 동반 여부를 고려하여 치료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1) 간절제술

간경변증이 없는 간에 국한된 단일 간암환자에서 최선의 1차 치료법이다.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에도 잔존 간기능이 충분하다고 예상되는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근 수술 전 검사 및 수술 술기의 발전, 수술 후 환자 관리 경험이 축적되면서 간절제술의 성적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최근 간암 절제술 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은 1~3% 이하로 비교적 안전한 수술이며, 전체적인 5년 생존율은 50~60% 정도이다. 대부분의 간절제술은 수술 전 간기능 검사에서 Child-Pugh 등급 A인 환자에 적용되며, 절제 후 잔존간 기능을 예측하는 여러 지표들도 사용해서 수술여부를 결정한다.

2) 간이식

간암을 포함하여 기저 간경변증까지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간을 이식하는 것이다. 간암에 대한 간이식의 적응증은 단일 결절로 5cm 이하이거나, 다발성인 경우 결절이 3개 이하, 각 결절이 3cm 이하이면서 심한 간기능 장애를 동반한 경우이다. 그 외에 영상검사에서 간외 전이와 혈관 침범이 없어야 한다. 상기한 적응증을 지키는 경우 간암환자에서의 간이식 성적은 간암이 아닌 환자로 간이식 수술을 받았던 환자들과 비슷한 5년 생존율(65~78%)을 보인다고 한다. 간이식은 뇌사자로부터 장기를 공여 받는 뇌사자 간이식과 살아 있는 혈연가족 혹은 자발적 기증자로부터 간 일부를 절제해서 이식하는 생체간이식으로 나눈다.

3) 국소치료술

시술이 간편하고 주변 간조직 손상을 덜 주는 치료법들로, 가장 효과적인 적응증은 Child-Pugh 등급 A이면서 직경 2cm 이하인 단일 결절이다. 치료 성공률은 아직까지 종양의 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 고주파 열치료술 (Radiofrequency ablation, RFA) _ 종양내에 삽입한 전극 주위로 고주파 교류를 흘려서 종양과 그 주위 조직을 가열하여 괴사를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적용하는 국소 치료 방법이다.

- 에탄올 주입술 (Percutaneous ethanol injection, PEI) _ 비교적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초음파로 암을 겨냥하면서 가는 바늘을 삽입하고 99.5% 무수 알코올을 암조직내로 주입하여 암세포를 파괴시키는 방법이며, 지름 3㎝ 이하인 암과 3개 이하의 경계가 분명한 암인 경우에 사용 가능하다.

4) 경동맥 화학색전술 (Trans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

다리의 고동맥(femoral artery)을 통해서 관을 삽입한 후 간암으로 가는 혈관을 찾아 약물을 주입한다. 항암제인 독소루비신, 시스플라틴, 또는 마이토마이신C를 리피오돌이라는 물질과 혼합하여 에멀젼 형태로 종양으로 가는 영양동맥에 주입하고 이어서 색전 물질(젤라틴 스폰지입자, 폴리비닐 알코올입자, 미세구 등)로 동맥 색전을 시행하여 종양의 허혈 괴사를 유발한다. 간절제술 혹은 다른 국소치료법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간암 환자에서 전신상태가 양호하면서 주혈관 침범이나 간외 전이가 없을 경우 추천되는 치료법이다.

5) 체외방사선 치료 (External-beam radiation therapy, EBRT)

간기능이 Child-Pugh 등급 A, 또는 상위 B이고 조사받는 간부피가 전체 간부피의 60% 이하인 경우 적용한다. 상기한 여러 치료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고려해 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

6) 전신항암요법

간암에 대한 전신 항암치료제 중 효과가 입증된 약제는 소라페닙(Sora-fenib)이 유일하다. 간암에서 처음으로 검증된 분자표적치료제로 Child-Pugh 등급 A 간기능과 양호한 전신 상태를 가진 간암 환자에서 국소림프절, 폐 등의 간외 전이가 있는 경우, 또는 다른 치료법들에 반응하지 않고 암이 진행하는 경우 적용할 수 있다. 그외 항암제의 사용은 대단히 제한적이고 효과도 불분명한 실정이다.

■ 예후

간암은 우리나라 50대 전후 남자의 주요 사망원인이다. 201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0대와 50대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간암이 1위를 차지한다. 2007년에서 2011년 사이 간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28.6% 정도로 전체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 66.3%에 비해 대단히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암과 같이 간암도 병기에 따라 생존율이 차이가 많이 난다. 조기에 발견된 간암 1기, 2기 환자는 치료 방법도 다양하고 5년 생존율도 각각 72%, 60%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3기 이상 진행하면 급격하게 생존율이 저하된다. 따라서 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고위험군 환자들의 정기적인 선별, 감시검사가 필수적이며 항바이러스 제제를 포함한 다양한 예방치료가 강조되어야 한다.

■ 간암 환자의 생활

1) 일상생활

암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정과 휴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기능이 괜찮다면 오히려 적당한 운동과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산책, 맨손체조, 가벼운 등산 등은 가능하나 간기능 상태나 합병증의 유무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하여 적정한 운동수준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어떤 운동을 하건 피로감을 느끼지 않는 정도의 운동이 가장 적절하다.

2) 식생활

간암 환자의 경우 특정 음식을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암치료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환자의 소화능력을 고려하여, 영양분을 고르게 섭취하고 신선한 야채, 과일을 적절히 먹을 수 있도록 하며 술과 담배를 금하는 것이 좋다.
간암 환자들은 대부분 간경변증을 같이 갖고 있으므로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간기능이 나쁜 경우는 불결하거나 위생상태가 나쁜 음식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의 어패류는 비브리오균의 감염위험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성분미상의 건강식품, 치료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을 잘못 사용하는 경우 오히려 병세를 악화시키거나, 때로는 예정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하므로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 후 복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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