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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호

운동과 혈관 건강
  글·이왕재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교수(www.doctorvitamin-c.co.kr). 본지 발행인. 허브교회)

21세기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증가한 질병 현상이 혈관질환이라는 사실은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굳이 병원에서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주위에서 혈관의 문제로 병원에 실려 가거나 갑작스런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건강전문가로서 이런 현상을 주의 깊게 눈여겨보고 있는데 흥미로운 것은 일상적으로, 소위 건강전문가로 자처하는 분들이 거론하는 혈관 건강 수칙에도 불구하고 혈관질환으로 실려 오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혈관의 문제로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결코 비만하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는 등 전통적으로 지적받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엄청나게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 체형 역시 소위 ‘몸짱’이라고 할 정도로 유지를 잘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혈관질환의 문제로 치료를 받거나 변을 당하고 있다는 말이다.

필자는 최근 수십 년간 새벽마다 강한 유산소운동을 하던 친구가 심각한 심혈관질환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난 경우를 바로 옆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바 있다. 소위 ‘철인삼종’이라 하는, 범인들은 할 수 없는 엄청난 운동을 즐겨 온 친구에게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였던 것이다.

수영 1.5km, 자전거 40km 이어서 바로 달리기를 10km 하는데 이를 3시간 30분 안에 해야 하는 것을 기준으로 정해 놓은, 그야말로 철인이나 할 수 있는 극기에 가까운 스포츠가 바로 철인삼종 경기다. 이것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새벽마다 일어나서 수영, 자전거 타기, 달리기를 20년 이상 해온 친구에게 왜 극단적인 혈관질환이 찾아 온 것일까? 몇몇 건강전문가에 물으니 가문에 흐르는 유전인자의 문제라고 하며 답을 흐린다. 그러나 그 친구의 부모님께 알아보니 친척 중 혈관질환으로 돌아가신 분은 없으셨다고 하신다.

좀 더 과학적 사실에 충실하게 그 원인들을 추적해보자. 혈관질환이라 함은 뇌졸중, 심근경색증, 신부전증, 망막질환 등을 일컫는 것으로 결국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질환을 총칭한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전문 용어로는 동맥경화성 혈관질환이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비교적 명확하게 그 병리 기전이 밝혀져 있다. 모름지기 과학자는 그 밝혀진 병리기전을 바탕으로 원인규명을 하는 자세가 맞다 할 것이다.

이에 의하면 동맥경화 질환의 발병기전은 두 가지가 전제되는데 첫째는 동맥내피의 손상이다. 전통적으로 잘 알려진 동맥내피 손상의 원인은 고혈압과 고혈당(당뇨병)이다. 그래서 과거에는 동맥경화성 질환은 고혈압이나 당뇨를 오래 동안 앓은 사람에게나 나타나는 질환으로 내과 교과서에 기술되어 있었던 것이다.

최근 들어 고혈압이나 당뇨병도 앓은 적이 없는 젊은 직장인들에게까지 동맥경화성 질환이 만연하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활성산소(oxygen free radicals)라는 점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엄청나게 많은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즉, 활성산소는 생명체에게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 활성산소가 혈관을 타고 돌면서 혈관내피에 지속적으로 상처를 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잘 고착되어 있는 연구결과이다.

두 번째 병리기전은 콜레스테롤의 과산화 현상이다. 즉, 콜레스테롤이 산화가 되어야 비로소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상처 난 동맥내피에 침착될 수 있다는 말이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산화적 손상을 받지 않은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울러 콜레스테롤을 혈중에서 산화시킬 수 있는 물질이 바로 활성산소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즉시 혈중의 활성산소를 줄이려는 노력이 현대인에 게 필요함을 절감할 것이다. 활성산소의 발생을 줄이거나 제거는 일석이조의 효과로 궁극적으로 동맥경화 발생을 최대한으로 지연시킬 수 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건강지킴이의 수호신처럼 되어 있는 운동을 살펴보자. 특히 유산소운동을 살펴보면 숨을 헐떡이는 순간 이미 체내에서는 많은 양의 활성산소가 발생하고 이내 혈관을 타고 돌면서 혈관내피를 공격할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물론 생명체는 이때 증가한 활성산소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어기전들을 작동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 시에 발생하는 활성산소는 처리되고 남은 양이 평상시보다 많음을 주목해야 한다.

결국 유산소운동은 수없이 많은 건강의 유익함에도 불구하고 보다 증가된 산화적 손상이라는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운동을 하는 시간과 맞물려 고려해 볼 때 새벽에 수행하는 유산소운동이야말로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운동수칙에도 맞지 않아 보인다. 격렬한 몸짓이 필요한 유산소운동을 아직 몸이 충분히 활성화되지도 못한 새벽에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극대화된 활성산소의 문제를 해결할 조건으로 볼 때 최악이다. 새벽 혈중에는 그 활성산소를 제거해 줄 수 있는 각종의 항산화물질의 양이 바닥상태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대인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유산소운동을 중심으로 운동을 해야 하는데 그 시간은 식사 후 2~3시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식사 때 섭취한 각종의 항산화물질이 혈중에 충분한 양으로 존재할 때 격렬한 운동을 하면 비록 많은 양의 활성산소가 생겨 혈중으로 유입된다 하더라도 즉시 제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 C의 경우 식사와 함께 복용한 후 3시간 뒤에 혈중 농도가 절정에 달한다는 실험결과가 더욱 운동시간, 특히 유산소운동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저물어 가는 2014년을 되돌아보며 여러 가지 회한이 있겠지만, 점점 약해져만 가는 건강을 되돌리는 방편으로 삶의 활기를 넘치게 하는 유산소운동을 새해부터는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으로 한해를 마무리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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