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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호

염증성 장 질환
  글·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넓은 의미의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에는 급성 감염성 대장염과 같이 원인을 알고 있거나 일과성으로 나타나는 장염을 포함하여 장에 염증을 보이는 모든 질환이 포함될 수 있다. 세균성 장염, 아메바성 이질, 결핵성 장염, 베체트 장염, 허혈성 장염, 방사선 장염 등이 모두 넓은 의미로 염증성 장질환에 포함되지만, 일반적으로는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과 크론병(Crohn’s disease) 두 가지를 원인을 잘 모르는 특발성(idiopathic) 염증성 장 질환이라고 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병변이 연속적이고 대장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표재성 염증을 보이는 특징이 있는 반면에, 크론병은 병변이 비연속적이고 위장관 어디나 침범하며 전층성 염증을 보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두 질환은 여러 면에서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염증성 장 질환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유전적으로 취약한 환자에서 음식물이나 장내 세균과 같은 외부 요인과 장상피세포 방어기능, 면역 기능, 혈류 공급과 같은 내부 숙주요인이 장내 병원체 등의 특정한 환경요인과 함께 작용하여 만성적인 점막 면역반응의 이상을 초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북미와 북유럽에서 가장 환자가 많으며,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아시아 국가, 그리고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생활양식의 급속한 서구화가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된다. 크론병은 서구에서는 남녀비가 비슷하거나 여성에서 다소 높은 경향을 보여주지만, 국내에서는 남성에서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0대 중반에서 20대 후반에 가장 많이 발생하여 평생 환자들이 고통을 받게 되며, 60~69세에 작은 이차적인 발병률 증가를 보인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점막의 염증 정도와 질병의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가장 흔한 것이 90% 이상에서 나타나는 만성적인 혈변, 설사이며 대변절박증과 야간설사도 종종 동반된다. 중증의 경우에는 동반 증상으로 전신쇠약감, 식욕 부진, 발열과 빈혈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병이 직장에만 발생하는 직장염의 경우 대개 직장 출혈, 대변절박증, 뒤무직 등의 증상만을 보이며 드물지만 변비를 호소하기도 한다. 장외에 동반될 수 있는 증상으로 홍반과 같은 피부질환, 관절통이나 관절염 등이 있다.

크론병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 감소로, 국내 조사에 의하면 95%에 가까운 환자가 복통, 75%의 환자가 설사, 80%의 환자가 체중 감소를 호소하였다. 복통은 장막으로의 염증이 파급되거나, 소장의 협착, 염증의 벽측 복막으로의 파급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크론병 환자는 배꼽 주위 및 하복부, 특히 우하복부의 쥐어짜는 듯하고 간헐적인 통증을 흔히 호소하며 복통은 수면 중에도 발생하여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소장 협착이 동반된 경우 음식 섭취에 의해 악화되고 금식에 의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복강 내 농양 등이 벽측 복막을 침범한 경우, 복막 자극에 의한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설사는 점막의 염증에 의한 단백질과 수분 소실, 장관의 운동이상, 장-장 누공 등에 의하여 발생하는데, 갑자기 발생하여 서서히 호전되는 양상의 급성 장염 등과 다르게 크론병에 의한 설사는 점진적 호전 없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체중 감량 시도나 다른 특별한 원인이 없는 단기간의 급격한 체중 감소가 복통과 설사에 동반된 경우, 크론병 등 기질적인 질환을 의심하여야 하며, 그 외에도 발열, 전신 쇠약감, 식욕 부진, 구역, 구토나 항문 주위의 불편감 또는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의 표준화된 확진 방법은 없으며,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등 병력과 임상 양상, 내시경 검사 및 조직학적 소견 등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대장내시경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진단하는 데 일차적으로 추천되는 검사로, 추가적으로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부터 연속적으로 점막의 미란, 발적, 궤양, 자발적으로 혹은 접촉에 의해 쉽게 유발되는 출혈 및 연성 등의 소견이 관찰되며, 크론병의 특징적인 소견은 길게 배열된 아프타 궤양이 비연속적으로 나타나거나 점막이 마치 조약돌처럼 울퉁불퉁하게 보이기도 하며, 깊은 궤양이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이다. 병변에서 얻어진 조직검사에서 만성 염증성 소견이 보이면 진단에 도움이 되며, 크론병의 경우 전형적인 육아종이 관찰되면 진단이 더 확실하다. 크론병은 소장의 침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소장조영술, 전산화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한 소장 촬영을 하기도 한다.

다른 염증성 질환과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을 명확히 감별할 수 있는 특이적인 검사는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크론병과 장결핵과의 감별이 문제가 된다. 또한 처음에 궤양성 대장염으로 진단된 환자의 약 10%는 5년 안에 크론병으로 진단이 바뀌거나 진단이 불확실해질 수 있다. 따라서 임상 경과 중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확진을 위하여 시간 간격을 두고 내시경 검사를 포함한 평가를 다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염증성 장 질환의 치료 목표는 활동성 질환의 관해를 유도하고 유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환자에 따라 질병이 생기는 부위나 범위, 증상, 경과 등이 다양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 환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여 치료하게 된다.

급성 중증기에는 스테로이드제제와 5-아미노살리실산, 항생제 등을 사용하며, 효과가 없으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 생물학제제 (항-TNF 항체)의 효능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림프종이나 기회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하여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질병의 범위와 중증도 및 임상 양상이다. 궤양성 대장염의 범위는 대장내시경검사 소견에서 육안적으로 염증이 있는 대장의 범위에 따라 염증이 항문연에서 15cm까지 침범하는 직장염, 직장에서 비장만곡 부위까지 침범하는 좌측대장염, 직장에서 비장만곡 이상의 부위까지 침범한 광범위대장염으로 분류한다. 임상적 중증도는 관해, 경도, 중등도, 중등으로 분류한다.

크론병도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질병의 활동도, 침범 부위, 그리고 질병 행태(염증형, 협착형, 관통형)를 항상 고려해야 한다. 또한 사용하고자 하는 약물의 제형과 작용 부위, 약물의 효능과 부작용, 이전 치료에 대한 반응 및 장관 외 침범과 합병증도 고려해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최근 약제의 발전으로 수술률이 과거보다 감소하고 있는 경향이지만, 장 천공이나 조절되지 않는 출혈, 내과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협착, 이형성 혹은 악성종양, 충분한 내과적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약제 부작용으로 내과적 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크론병 환자도 다양한 합병증으로 약 70~80%는 결국 수술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크론병은 한 번의 수술로써 문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발로 인해 반복적인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치질의 일종인 치루로, 약 50%의 환자에서 치루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터널처럼 길게 구멍이 뚫리는 누공이 흔하게 발생하는데, 소화관 끝자락인 항문 주변에 크론병이 생기면 항문에 또 다른 구멍을 만드는 치루가 생길 수 있다. 치루는 일부 환자에게서 반복되는 재발과 수술로 항문협착, 변실금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대장암의 발병 빈도가 2.5~4.5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겠다. 

| 참고문헌 |

김정룡. 소화기계 질환 3판 일조각.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대한소화기학회 (http://www.gastrokorea.org/) 일반인을 위한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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