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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호

탄수화물 중독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모든 것
  글·유은정 (정신과 전문의. <좋은클리닉> 원장. 폭식증 상담연구원 원장. 양재 온누리교회 )

(1)  현대사회에 탄수화물 중독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탄수화물 중독에 빠지기 쉬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리적인 요인으로는 심리적인 허기, 즉 가짜 식욕을 들 수 있겠는데요.
밥을 먹고 나서도 빵이나 탄수화물을 계속 먹고 싶어지는 것은 진짜 배고픔과는 다릅니다.
특정 음식에 중독되어 있는 것으로 게임중독이나 마약중독에서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동일하게 활성되기 때문에 의지로 끊을 수가 없어요. 신체적인 요인은 도파민 회로의 활성화로 인한 중독현상, 스트레스로 인한 세로토닌의 결핍, 탄수화물 과다로 인한 인슐린 분비의 급격한 변화 등이 탄수화물중독의 원인이 되겠습니다. 정체 탄수화물 식품들은 몸속에서 혈당을 급격히 올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를 강하게 자극하는데, 그 결과 혈당이 오른 만큼 다시 급격히 떨어지면서 저혈당과 같은 작용을 하죠.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는데,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혈당을 올리기 위해 다시 단 음식을 찾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코르티솔은 강력한 식욕 촉진 물질인 NPY의 생성을 자극해 폭식이 생기게 됩니다.

(2)  생리 전 증후군으로 탄수화물 혹은 단맛이 심하게 당기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생리 전 증후군에서 단맛이 심하게 당기는 이유는 호르몬 때문. 수십 년 전부터 정신과 의사들은 우울증이나 생리 전 증후군 여성 환자들에서 유독 탄수화물을 선호하고 탐닉하는 현상을 주목해왔습니다. 탄수화물 탐닉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로 만성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있으면 세로토닌 분비가 감소하게 되고, 뇌는 다시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 욕구를 증가시키는거죠. 이때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세로토닌이 많이 생성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마약처럼 자꾸 단음식을 찾게 되는 거죠.

(3)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면 우리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어
      중독증상을 일으킨다는데, 이 도파민이란 물질은 무엇인지 보다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마약을 복용할 때처럼 쾌락과 행복감에 관련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도파민 분비가 늘수록 내성이 생기고 이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식탐을 끊임없이 자극할 뿐 아니라, 인슐린에 의해 ‘포만·허기 사이클’을 촉진시키게 된답니다. 도파민은 게임중독이나, 마약중독에서 활성화되는 동일한 쾌락물질로 심한 경우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손이 떨리거나 신경이 예민해지는 등 금단증상까지 유발되기 때문에 탄수화물중독은 중독기준에 맞게 되는 것입니다.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은 몸에 해롭다고 의식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탄수화물은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고 치료를 받지 않지요.

(4)  병원을 찾은 탄수화물 중독 환자의 사례 몇 가지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각 케이스에 따라 어떤 처방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였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폭식증 치료 중 다른 병원과 다른 점은 약물치료 외에도 심리적인 허기를 찾아서 폭식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폭식증 자존감 상담을 병행한다는 것입니다. 굿이미지 상담연구원에서는 자존감 프로그램 5회, 10회가 전문화되어 있어서 상담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면서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습관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나에게 점수를 후하게 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형성된 낮아진 자존감을 다루어야 앞으로 폭식의 재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현재 삶에서 불만적인 요소와 진로, 직업문제, 대인관계들이 개선되면서 폭식과 탄수화물 갈망이 없어지고 자신감이 생기게 되죠. 

다이어트를 해도 계속 요요현상이 오는 분이나 밥을 먹은 지 채 한 시간도 안 되어 과자나 빵이 당긴다면 탄수화물 중독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정상적인 다이어트가 아닌, 무리한 다이어트를 통해서 감량했던 사람들은 탄수화물을 폭식하여 요요현상이 잘 생기는데요, 탄수화물을 무조건 제한하는 원푸드 다이어트보다는 정제된 탄수화물을 줄이고 GI 지수(index)가 낮은 몸에 좋은 탄수화물을 대체함으로써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절식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생활의 리듬이 깨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다이어트 기간은 절식하고 다이어트가 아닌 기간은 폭식한다면 살이 다시 찌는 것은 시간문제이죠.

피곤함에 찌들어 있는 직장인들 중에 퇴근후 습관적으로 먹을 것을 사가지고 들어가서 간식류를 먹고 자고 나니 10kg 찌는 것은 기본. 폭식의 원인은 자유시간과 휴식인 셈이지요. 하루종일 긴장으로 일을 하다가 집에 가서 쉬면서 입에 탄수화물을 집중적으로 흡입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요. 그것이 일종의 휴식으로 대체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직장인은 행동 치료적인 상담이 필요한데, 집에 들어오기 전에 음식을 사가지 않고, 집에서 쉬는 시간에 목욕을 한다든지, 음악을 듣는 것, 이완을 위해 집에 들어가기 전에 산책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나서 들어가게 했더니 집에서 단 것 먹는 습관이 좋아졌습니다. 결국 10kg도 저절로 빠지게 되었고, 일과 휴식의 구분을 하면서 피곤함도 많이 풀렸죠.

(5)  비만과 탄수화물 중독은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그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탄수화물중독의 문제가 되는 정제된 탄수화물은 소화, 흡수 시간이 굉장히 짧기 때문에 섭취와 함께 체내 혈당치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이때 혈당조절을 위해 인슐린이 다량 분비되어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이 과정에서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무기력해지는 저혈당 증세와 함께 금세 허기를 느끼며 다시금 음식을 찾게 만드는 악순환이 일어나죠. 과도한 칼로리 섭취가 일어나고 무기력한 몸은 움직임이 적어지기 때문에 비만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체중이 늘게 되면 우울해지고 움직임이 더욱 적어지기 때문에 먹을 것을 더 찾게 되고 비만과 탄수화물중독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결과물인 셈이죠.

(6)  탄수화물을 금지하였을 때 불면증, 우울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데 왜 그런 걸까요?

슈거 블루스라고 설탕에 의한 우울증이 있기도 하지만, 탄수화물 중독은 금단현상으로 불면, 우울, 초조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모든 중독의 진단기준에는 금단현상이 함께 나타나지요.

(7)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갑자기 탄수화물을 모두 끊기는 어려운데, 한국인 식단에서 탄수화물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첫째, 초기에는 음료수만이라도 줄일 것을 이야기하고 믹스커피나 주스 등 불필요하게 섭취되는 당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중독에서 많이 해방될 것입니다. 둘째, 하루 한끼 정도는 탄수화물보다는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게 해서 흔히 권하는 단백질은 계란 흰자나, 닭가슴살, 두부 등입니다. 셋째, 제과점 빵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데, 서양의 주식인 빵이 한국에서는 간식이다보니 첨가물이 많이 들어있어서 고칼로리, 고당류가 많기 때문이죠. 대신 좋은 탄수화물 즉 고구마, 현미 등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을 먹게 합니다.

(8)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사랑에 빠지라는 말씀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이에 대해 조금 자세히 말씀해주시겠어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외도를 하라거나, 이성을 마구 만나라는 이야기가 아니겠죠? 물론, 이성과의 사랑에서도 도파민이라는 쾌락물질을 통해 탄수화물에 대한 욕구가 떨어집니다. 사랑에 빠지면 배가 불러지고 보고만 있어도 배가 안고프다는 말이 있지 않나요? 사랑은 또 다른 애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애완견이 될 수 있고,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나, 일상의 소소한 재미 같은 것이죠. 한국 사람들은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을 어려워합니다. 일상의 매너리즘, 피로를 날려줄 그 무엇, 꼭 특급 리조트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나를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그 시간이 의도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쾌락물질인 도파민 뿐 아니라 산책, 늦은 걸음, 애착, 사랑, 수면은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을 올려주어 우울감이나 무기력, 스트레스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심리적인 허기를 채워주어 더 이상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에 빠진 젊은 여자는 꼭 살이 빠지는 것을 봅니다. 나를 바라봐주는 그 누구. 잘보이고 싶은 사람이 있는, 서로에게 몰입하는 허니문 시기에는 누구에게나 도파민이 분비되고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매일 사랑에 빠지기는 어렵지만, 매사 열정을 가지고 자신과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잘 살이 찌지 않습니다.

(9)  기타 탄수화물 중독에 대해 여성들에게 꼭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탄수화물 중독이 있는 여성분들은 자기가 간식을 끊지 못한다고 스스로를 못살게 굽니다. 살이 찌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자기가 음식 하나 통제 못한다는 것은 자기를 한심하게 생각하게 만들죠. 자존감의 저하는 심리적인 허기와 더불어 더욱 탄수화물을 찾게 하고,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인한 중독까지 이르게 합니다. 따라서, 작심삼일인 자신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탄수화물 중독 뿐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의 리듬을 다시 되찾아야 합니다. 탄수화물 중독인 사람이 딱 탄수화물 중독의 문제만 가지고 있지는 않답니다. 내 몸이 너무 피곤하지는 않은지, 스트레스가 많은지, 잠은 잘 자는지, 대인관계는 어떤지, 심리적인 허기가 있지 않은지, 내 욕심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닌지, 영적으로 허탈하지 않은지, 삶의 전반에 걸쳐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점검해 보고 나를 재충전할 수 있는 ‘도구’를 찾아야 합니다. 탄수화물을 자꾸 찾는 사람은 결국 ‘자기’를 돌아보아야 하는 시간이 지금 찾아왔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 가족이나 주변에 먹어도 계속 배가 고픈 사람들에게는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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