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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호

실험자 효과 外
  글·전요섭 (성결대 기독교상담학 교수. 교육학 박사. 성결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장)

■ 실험자 효과

“과장님 우리 회사 직원들의 급여에 대한 만족도 설문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어요?”
“68%가 급여에 만족하고 있다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뭐가 문제 있어요?”
“23%는 매우 불만족하다고 답했는데요. 이 사람들은 이유를 쓰도록 했습니다.”
“그건 무시하고 만족도 68%만 밝혀서 결재 올리고,
회사 사보에 보도자료 보내도록 해요!”
“그래도 매우 구체적으로 타 회사와 비교해서
자신의 의견을 밝힌 사람들이 많은데요.”

실험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실험자가 그의 특성(성별, 외모 및 연령 등) 등의 요인으로 인하여 피험자 및 피험자 반응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실험결과를 왜곡시키게 되는 심리적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을 일컬어 ‘실험자 효과’(experimenter effect)라고 한다.
즉 실험자가 실험 이전에 이미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의해서 실험대상을 보게 되므로 연구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결국 실험자가 바라는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일이 흔히 있다. 이런 것을 통계에서는 이른바 ‘오염 요소’라고도 한다. 통계의 결과를 오염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 여름 아주 더운 날씨에 운동장에서 1,000m를 달리고 난 후 바닥에 쓰러져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삶의 피로도’를 조사했을 때 그 결과는 신뢰하기 어려운 것이다. 심한 운동으로 피곤에 지친 대학생들은 삶 전체를 피곤하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틀림없이 연구자는 “한국 대학생들은 삶을 피곤하게 느끼고 있고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만연되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거나 연구를 잘못한 것이다.
일본의 한 연구자에 의한 혈액형에 따른 성격유형의 분류가 있다. 실험자는 사람의 성격형성에 혈액형이 영향을 주리라는 가설 하에 실험을 계획했을 것이고, 그 실험을 통해 입증하고자 하는 가설에는 실험자 자신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일반적인 통계치가 반영되었을 것이다. 피험자들을 관찰함에 있어서도 자신의 기대가 반영되어 피험자들의 특정 모습만 부각되어 연구자에게 보여 졌을 것이다. ‘실험자 효과’를 막기 위해 실험자의 혈액형을 짐작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을 미리 변인 통제하여 연구자가 객관적으로 피험자를 관찰했어야만 했다.
한 여성 연구자가 여성이 더 우월하다는 가설을 세우고 남성과 여성을 비교하여 여러 가지 분석을 할 때, 혈액형 실험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주관적인 기대가 반영되어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한 측면만을 내세우고 반대로 남성이 더 우월하다는 측면은 많이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결론적으로 여성이 더 우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가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한 예로써 음악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조사한다고 했을 때,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성격이 온순해 지고, 헤비메탈이나 락을 들으면 성격이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가설을 설정했을 경우 연구자는 클래식 음악을 들은 피험자에게서는 온순해진 성격만을 찾으려 할 것이고 헤비메탈이나 락을 들은 피험자에게서는 모나고 공격적인 성격만을 찾으려 해서 결론적으로 자신의 주관적 가치가 개입된 결론을 도출해 낼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생각이 실험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편향되지 않는 객관적인 방법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완벽한 객관성이란 추구하는 목표일 뿐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연구결과가 자신이 설정한 가설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지지되기를 기대한다. 이런 실험자 편향성은 심각하고도 중요한 실험적 오류를 야기시킬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심리적으로 객관성을 유지하기가 사실 어렵다. 어떤 부분에든 편향되어 있는 것이 사람이다. 이미 형성된 가치관과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쉽게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훌륭한 인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자신의 위치가 높아질수록, 다른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입장에 서 있을수록, 중립을 지키고,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편향적 태도는 자신에게는 유리하겠지만 사회를 오도하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 강화된 응종 효과

“윤 대리! 이 서류하고 물건하고 2시까지 인천공항에 계신 상무님께
전달하고 와야겠는데….”
“과장님, 지금 1시 30분인데 2시까지 인천공항에 어떻게 갑니까? 50분은 걸릴 텐데요….”
“그러니까 급히 다녀오라는 거지! 그리고 자네, 승진하려면
상무님 눈에 띠는 게 좋은 거야!”
“알겠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과속을 해야 되겠는데요?”
“이 사람아! 지금 과속이 문제가 아니야! 회사의 이익과 자네의 진로가 달려 있어!”
“아, 알겠습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데… 두말 말고 갔다 와야지.
지금 과속이 문제야? 그거 딱지 얼마야?”

권위 있는 타인이나 집단 또는 상하관계에서 상사의 압력 및 강압에 의해서 자신의 태도나 사고, 가치관, 윤리관, 종교관 등의 판단 없이 그에 반하는 행동을 피할 수 없이 하게 되는 심리적 현상을 일컬어 ‘강화된 응종 효과’(forced compliance effect)라고 한다.
당초 마음에 없었던 일이기는 하지만 급작스럽게, 또는 강압적으로, 어떤 행동을 요구하면 먼저 그 요구된 행동에 따르게 되고 나중에 생각을 하게 되는 일이 흔히 있다. 상부에서 강압적으로, 억지로 “하라!”고 해서 하기는 했는데, 나중에 진지하게 생각해 보니 그것은 불법적인 일인 경우가 있다.
심리학자들의 응종에 대한 관심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군들이 저질렀던 수백만의 민간 대량학살 사건에서 출발한다. 대량학살에 참가한 군인들은 옳고 그름의 판단 없이 단지 상관의 명령에 따라 응종했을 뿐이라고 대답하였다. 군인들은 잔혹한 학살도 합법적 권위에 의해 요구하면 응하게 된 것이었다.
사람들을 따라오게 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응종(compliance)이라고 하고 다른 표현으로는 순종(obedience)이라고도 한다. 순종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요구가 합법적이고, 권위가 있어야 하며, 내면에 동의되거나 감동이 되면 가능하다. 이해가 되면 쉽게 응종이 나타나지만 이해가 안 되어도 나타나게 된다. 특히 사교 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보면 교주의 (신적) 권위 앞에서 물, 불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라도 할 태세(응종, 순종)가 되어 있다. 또 교주는 언제든지 지시만 하면 그 추종자들을 부려서 응종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밀그램(Milgram)은 1963년에 응종에 대한 실험을 한 바 있다. 2인 1조로 된 실험으로써 한 사람은 학생의 역할을 하고, 또 한 사람은 교사역을 맡게 하였다. 교사역을 맡은 사람은 학생역을 맡은 사람에게 몇 가지 단어들을 제시하고 그것을 암기하도록 요구했다. 학생이 착오를 범할 때마다 전기쇼크를 주는 벌을 주게 되어 있다. 교사와 학생은 서로를 볼 수 없는 각각의 방에 배정되었다. 교사의 방에는 전기쇼크를 줄 수 있는 기계가 놓여 있었다. 그 기계는 다양한 종류의 전기쇼크를 줄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경미함’에서 ‘위험’, ‘극심한 쇼크’까지 손잡이에 단계별로 표시되어 있다(15볼트에서 450볼트까지). 교사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 경미한 쇼크를 실제 받아봄으로써 학생이 받게 될 쇼크의 정도를 체험하였다. 반면에 학생은 일부러 틀린 답을 말하도록 했으며, 실제 전기쇼크를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음소리를 녹음 테이프로 틀어 마치 실제로 전기쇼크를 받는 상황인 것처럼 꾸몄다. 교사역을 맡은 사람은 학생에게 문제를 냈고, 학생은 계속 의도적으로 틀렸다. 그때마다 교사는 학생에게 쇼크를 주도록 지시받았고, 쇼크의 정도도 틀린 횟수가 늘어날수록 증가했다. 그럴 때마다 교사에게는 가짜 신음소리가 녹음 테이프로 들려졌고, 하얀 가운을 입은 실험자는 “실험은 계속되어야 합니다”라고 하면서 전기쇼크를 계속 줄 것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의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학생들에게 300볼트의 쇼크를 주었고, 65%의 사람들은 450볼트의 쇼크를 주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사람들이 권한을 갖게 되면 얼마나 쉽게 타인들에게 해를 끼치고 그들 자신의 개인적 신념과 가치에 위배하는 명령에 복종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을 잘못되지 않도록, 죄나 유혹 또는 불법, 탈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법, 양심, 윤리, 도덕, 가치, 신앙, 종교 등이다. 권위를 이용하여 사람을 사람답지 못한 행동을 하도록 해서도 안 될 것이며, 권위에 압도되어 그런 행동을 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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