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건강과 생명
과월호 보기
특집
건생주치의
건생가이드
건생캠페인
건강한 사람들
신앙클리닉
시론
문학
2013년 11월호

연어는 어떻게 고향으로 돌아가나?
  글·김경태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매년 가을이 되어 단풍이 절정에 이를 때면 강원도 양양에서는 연어잡이 축제를 한다. 2년여 동안 먼 바다에서 살던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남대천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산란하기 위해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오는 연어를 맨손으로 잡는 행사도 벌이고, 자신이 잡은 연어의 탁본을 떠 간직하기도 하며, 잡은 고기를 즉석에서 구워 먹기도 한다. 온 가족이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행사로서 요즘은 외국인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연어는 강에서 부화하여 바다로 가는데, 갓 부화한 어린 치어들이 강 하류로 이동하면서 바닷물에 적응하기 위한 생리적 변화를 겪는다. 즉 민물에서 지내다가 소금물에서 삼투압을 견디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강원도 남대천에서 태어난 연어는 3~5년 정도 북태평양에서 생활하다가 성체로 성장한 다음 돌아온다. 겨울에서 초봄 사이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알라스카 만에서 생활하고, 봄에서 여름과 가을을 지나기까지는 북쪽 베링해로 진출하여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산다. 그러다가 어른이 되어 자신의 고향을 찾아오는데, 어떻게 북태평양에서 7~8천Km나 떨어진 남대천으로 찾아 올 수 있을까? 이 거리는 서울과 부산 간 거리의 20배나 해당된다. 그렇지만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어김없이 찾아오는 것이다. 연어뿐만이 아니다. 바다거북도 알에서 부화한 다음에는 자신의 부모가 살던 해안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북의 등에 위성 송신장치를 부착하여 이동경로를 추적한 결과였다. 녹색거북의 경우, 브라질 해안에서 4,500Km나 떨어진 대서양 한복판의 아센시온 섬으로 가서 알을 낳는다. 오랜 여행 끝에 섬에 도착하면 모래를 파고 암컷 한 마리당 100여 개의 알을 산란한다. 1개월이 지나면 새끼 거북들이 알에서 깨어나 모래 구멍에서 기어 나오며, 바로 바다를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일단 바다로 들어간 새끼 거북은 자신의 서식지인 브라질 해안으로 향한다. 대부분의 거북은 처음 1,000Km까지 비슷한 경로를 유지하다가 해안의 서로 다른 지점을 향해 거의 일직선에 가까운 항로를 유지하며 헤엄친다. 다시 말해서 방향을 잡지 못해 헤매지 않고 마치 잘 알고 있는 곳을 방문하는 것처럼 곧장 브라질 해안으로 향한다. 이처럼 연어나 거북이가 망망대해를 가로질러 자신의 고향으로 정확하게 돌아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연어가 스스로 부화한 곳으로 돌아오는 회귀 본능에 대해 몇 가지 이론이 있다. 첫째로 자신이 태어난 하천의 냄새가 후각 신경세포에 새겨진다는 것이다. 성체가 되어서도 어릴 때 형성된 냄새 기억을 더듬어 찾아온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하천에서 내려온 물이 흘러 바다와 만나면 금방 희석되고 만다. 남대천 강물이 아무리 많이 흘러내리더라도 넓디넓은 태평양과 만나면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강원도 골짜기의 물이 알라스카까지 해류를 타고 흘러가 연어의 후각을 자극한다는 것은 참으로 믿기 어렵다. 그래서 냄새만을 좇아 고향으로 찾아온다고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두 번째 이론은 연어가 지구의 자기장을 이용하여 정확하게 위치를 찾는다는 것이다. 지구 전체가 커다란 자석이므로 위도와 고도에 따라 자기장의 세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위치에 따른 자기장의 미세한 차이가 있고, 이를 연어가 감지할 수 있으므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특히 연어의 뇌세포에 아주 작은 자철광 결정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 가설을 설득력 있게 만들고 있다. 어린 연어가 바다로 들어갈 때 강의 위도, 경도가 지구 자기장에 따라 각인이 되어 고향을 찾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철새들이 계절에 따라 바다와 대륙을 횡단하며 이동한다. 특히 제비갈매기는 북극에서 남극을 오가며 총 4만Km나 되는 먼 거리를 여행한다. 뿐만 아니라 곤충들도 이동을 하는데, 가을이 되어 기온이 떨어질 때 즈음, 제왕나비는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따뜻한 멕시코까지 3,200Km를 날아간다. 또한 글로브 스키머(globe skimmer)라는 잠자리는 매년 10월이 되면 인도 남부에서 인도양을 가로 질러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까지 날아간다. 이 거리는 왕복 1만4천에서 1만8천Km에 달한다. 상상하기 힘든 먼 거리를 가냘픈 날개로 여행하여 실수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이들을 보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우리도 이 땅에서 나그네의 삶을 살고 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할 본향은 이 땅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반드시 가야 할 영원한 복락의 나라가 있다. 그래서 주님의 제자 베드로는 “사랑하는 자들아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베드로전서 2:11)고 권면한다. 우리는 이 땅에서 나그네요 행인과 같은 존재다.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 즉 우리의 고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육체의 정욕을 이기며 인내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예비한 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땅에 있는 동안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잠시 산책을 나가기 위해서는 간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며칠 동안 출장을 가야 하는 경우는 필요한 옷과 세면도구 등 짐을 챙겨야 한다. 또한 몇 해 동안 외국에서 생활해야 하는 파견 근무 명령이 떨어졌다면 더 많은 짐과 준비가 필요하다. 만일 우리가 외국으로 아예 이주하여 살고자 이민을 간다면 서류 수속부터 시작해서 짐을 꾸리고 이삿짐을 화물로 부치며, 그 나라의 문화나 언어를 배우고 이해하는 등 오래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영원히 살 집, 하늘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 준비란 천국 시민으로서 합당한 자질을 키우며 신앙의 순도를 유지하는 일이다.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통제해야 한다. 내 마음의 소욕대로 움직이다 보면 찰나적인 즐거움에 탐닉하게 되고, 결국 놓쳐서는 안 될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 땅에 있는 것들은 잠시 잠깐이면 사라질 것들이다. 해 아래 새것이 없나니 하나도 없다고 전도서 기자는 고백하고 있다. 황제가 살던 궁궐의 화려함도 세월 앞에서는 퇴락하게 되며, 높은 지위나 명예도 오래지 않아 사라질 것들이다. 뿐만 아니다. 지금 자랑하는 육체의 강건함과 아름다움도 서서히 없어지고 만다. 그래서 이 땅에 있는 것들에 집착하다 보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우리가 사모해야 할 것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다. 성경의 히브리서 11장 16절에 보면 “그들이 이제는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니 곧 하늘에 있는 것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라 일컬음 받으심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시고 그들을 위하여 한 성을 예비 하셨느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하나님 되심을 부끄러워 아니하신다고 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가! 티끌보다 못한 우리를 위해 하나님이 되어 주신다는 사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에 우리는 그저 감격할 뿐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위해 한 성을 또한 예비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이 성은 우리가 영원히 거할 복락의 땅이다. 눈물과 고통이 없으며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곳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이 성으로 가야 한다. 영원한 안식과 궁극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땅에서 나그네의 삶을 살고 있음을 인식하는 자와 반드시 돌아가야 할 영원한 본향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자는 참으로 지혜 있는 자라 할 수 있다.




[Copyright ⓒ 건강과 생명(www.healthlif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컨텐츠 사용 문의 및 저작권 문의

Untitled Docu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