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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호

마음의 치유
  글·안일남 (새한빛병원 원장)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보게 됩니다. 칼을 가지고 무를 썰다가 실수를 하면 손에 상처를 입습니다. 피가 나고 아프고 또 손으로 하던 일을 잘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신체적으로 상처를 입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다 경험을 해보고 또 생각을 해보면 쉽게 이해되는 일인데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말은 쉽게들 하면서도 그 마음의 상처가 어떠한 과정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대하여 심도 있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연유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도 그 대처 방법을 몰라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또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준 사람 역시 자신이 그 사람에 대하여 어떤 일을 하였고 앞으로 어떠한 일이 지속적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대하여 구체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적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일은 같은 또래는 물론이고 세대 간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친밀하게 지내야 하는 가족과 친구사이에도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몇 년 전 평수가 다른 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중간에 공동놀이터가 있었는데 큰 평수에 사는 애들이 중간에 금을 긋고는 적은 평수에 사는 애들이 넘어오지 못하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에 세간에서는 아파트 평수로 놀이터를 가르는 것에 대하여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근간에 보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나 장애아동들이 왕따를 당하는 경우는 허다하며 일반학생들 중에도 편을 지어 같은 반 동급생이나 하급생들을 왕따 시키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일들의 책임을 피해자나 가해자에게만 있다고 할 수가 없으며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전반적인 마음의 훈련과 경영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과제라고 여겨집니다.

이 같이 중요한 일을 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요? 흔히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좋다. 가슴에 슬픔을 안고 산다.’하는 식으로 마음이 가슴에 있는 것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사실 우리의 정서를 조절하고 관장하는 기관은 뇌 안에 있습니다. 뇌의 여러 가지 기관이 우리의 감정과 정서에 관여하지만 그 중에서도 변연계(limbic system)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뇌가 건강하여야 우리의 감정이 잘 조절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뇌를 혼란시키고 감정을 격양시키고 우울감과 패배감을 가져다주며 공격성을 불러일으키는 일들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간단히 말하면 뇌에게 좋은 영양분을 주지 않고 뇌를 마비시키거나 뇌세포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온갖 외부의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예를 들면 유치원시절부터 군대 다녀와 회사에 들어갈 때까지 하루에 2시간씩 매일 폭력성이 있는 게임을 한 사람과 같은 기간 동안 하루에 1시간씩 클래식 음악을 듣고 살아온 청년의 뇌는 어떤 구조가 될까요? 이것은 아주 극단적인 예이며 뇌에 영향을 주는 일부분을 말하는 것이지만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모여 슈퍼컴퓨터보다 더 복잡한 우리의 뇌에 영향을 주며 우리의 행동과 감정을 조절하는 데이터의 축적과 반응의 집적회로가 생성되며 기억되고 학습되어 한 인간의 인격체가 구성되어 나타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식상한 말처럼 우리 사회는 인성교육을 강조해 왔습니다. 어려서부터 사람을 이해하고 기다림과 희망이 우리에게 주는 깊은 개념을 이해하며 배우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념이 완성되기도 전에 조급한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이러한 마음의 싹을 자녀들의 마음 밭에서 잘 자랄 수 없게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가정 내에서 인스턴트 문화보다 기다림의 문화 나의 관점보다 상대방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대학은 나왔어도 시 한편 읊지 못하는 요즈음의 세태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될지 갑갑한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치료는 가정의 치료입니다. 즉 가정이 치료되어야 마음의 병이 치료될 수 있는 전진기지가 확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다정한 말로 대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음성의 톤을 낮추고 차분히 이야기하여 우리의 마음이 그 깊이는 깊어도 잔잔한 호수처럼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연습을 하여야 합니다. 말에 대한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마음의 상처는 사소한 말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말한 사람은 잊고 있어도 그 말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은 평생을 기억하며 그 아픔과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이며 행동에도 상당히 영향을 주게 됩니다.

물론 마음의 치료는 정신과 면담과 약물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시기를 놓치지 않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상담가나 정신과 의사만이 하는 것이 아니며 평상시의 우리의 생활자체가 치료적 환경이 되어야 우리의 정서의 뇌가 건강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치료를 받을 때에는 마음을 치료 받아야 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동기가 있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결심과 그를 잘 이해하는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보호자는 성급하지 않게 상처를 잘 다룰 수 있는 치료자를 선정하여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나가야 합니다. 때로 치료자보다 앞서 나가거나 치료자의 방침과 상반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치료의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흔한 마음의 상처는 화(火)입니다. 화로 인해 온갖 병이 온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화를 잘 다스릴 수 있는 능력 그것은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홧병”이라는 독특한 병이 있는 우리의 문화는 화가 얼마나 우리의 정서와 감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대변하는 일례입니다.
그러나 마음도 상처를 받아 치료를 하면 잘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흔은 있을 수 있으며 그 반흔을 다시 상처 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여야 하겠습니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대체의학에서는 온갖 치료 방법을 마음치료에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간에 많이 소개가 되고 시행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원예요법, 시낭송을 통한 문예요법 등은 개인이 많은 시간을 내지 않고도 집에서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결국 마음의 치료는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허울뿐인 내가 아니고 참된 나를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과연 나는 나를 얼마나 알고 지내는지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주위에 마음의 상처받은 사람을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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