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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호

박피술 안하고 아기 피부 만들기
  글·정유석 (단국대학병원 금연클리닉/ 가정의학과교수. 보석교회. xsmoke.net<금연친구> 운영자)
벌써 일 년의 절반이 지나고 후반기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금연칼럼을 통하여 담배를 끊어야하는 이유와 금연방법에 대한 저의 자잘 자잘한 설명들도 이제는 잔소리로 들리기 시작하실 때가 되었지요.

그래서 이번 호부터는 금연친구(www.xsmoke.net)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중에서 흡연자들의 심정을 잘 대변하는 금연 성공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2003년 5월 7일 ‘금연만세!~’님이 올리신 글입니다.

제목 : 반년 됐슴다!(반년 되었습니다.)

저는 정 교수님의 금연 처방전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제 결심을 이야기하고 격려 받고 싶었습니다.

왜냐면 주위의 친구들이 대부분 골초 들이다보니 누군가가 금연을 결심해도 대개는 탐탁찮은 반응을 보이거든요. (독한 놈, 그게 맘대로 되는 줄 아냐, 어디 얼마나 오래 사나 보자, 며칠이나 가려나 등등등…)

그래서 이 "금연친구" 사이트를 비롯한 여기저기에다가 나름대로의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금연처방전은 받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잘 몰랐거든요.

하지만 이 사이트는 느낌이 참 좋네요. 깔끔한 느낌이고, 무엇보다도 연구, 강의하기에도 바쁘실 의과대 교수님이 직접 관리하시면서 일일이 친절하게 격려의 답변을 달아 주시는 데에 힘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11월의 어느 날,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담배 한대 피워 물고, 아까워서 필터 있는 데까지 알뜰하게(?) 피운 뒤 비벼 끄고 금연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약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잘 달려왔습니다.

첨에는 패치를 좀 이용했습니다. 어떤 분은 의지로 끊어야지 보조제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하시는데,
물론 의지가 제일 중요한 건 맞겠지만, 실패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아무리 보조제를 사용해도,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의지는 필요합니다)

얼마 전 패치 자체에도 발암물질이 있다는 보도가 났는데,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립니다. 글쎄…. 저는 그 보도를 보는 순간 이런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패치를 사용한 금연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담배회사들의 음모(?)가 아닐까….

물론 패치의 주성분은 니코틴이므로 역시 몸에 해로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 흡연자는 당연히 그런 패치를 사용할 일이 없으니까 비교 대상이 아니고, 흡연자는 원래 온갖 발암물질을 매일 마시면서 사는 사람인데, 길어봐야 12주 이내에서 사용하게 되어 있는(저는 한달 정도 사용) 패치로 금단현상을 조금씩 대체해나가면서 담배를 끊는다면 어느 쪽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도대체 비교가 될만한 걸 비교를 하든가 말든가.

얘기가 딴 데로 샜는데, 사실 패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잘은 모릅니다. 어쩌면 무엇보다도 심리적인 위약효과가 더 큰 것인지도 모릅니다. 근데 저의 경우는 일단 결과적으로는 패치란 놈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 되었으니, 그냥 금연하기 힘들면 패치 사용해 보시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패치 값도 담뱃값만큼은 들어가요. 물론 금연에 성공만 한다면 돈이 아까울 리 없겠죠)

비록 패치는 썼지만 처음에 한 열흘~보름 정도는 그래도 꽤 괴롭더군요. 목이 간질간질하고 답답한 것도 그렇고, 괜히 무기력하고, 이제 무슨 재미로 사나 싶더군요. (그래도 일반적으로 금단현상의 증상이라고 하는 두통, 손 떨림, 어지러움 등의 증상은 그다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증거는 없지만 패치의 약효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만.)

하는 수 없이 편의점에서 쑥담배 "블루" 한 갑을 샀습니다. 편의점 직원이 약간은 빈정거리는 듯한 표정으로 물건을 내어 주더군요. 근데 솔직히 블루 담배랑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한대 피워 물어 보아도 절대! Never! 담배의 그 맛이 안 납니다. 입이 허전해서 두어 까치 피워 물다가 하도 맛이 없어서 다시는 안 피우게 되었습니다. 정말 내가 이렇게 맛없는 거 피워가면서 금연을 해야 할 정도였나 싶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조금, 일종의 "오기" 비슷한 것도 생기고….

다음에 생각해낸 것이, 역시 많은 분들이 애용하는 "사탕"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껌은 별로 안 좋아해서, 버리기도 귀찮고--.ㅠ.ㅠ)

다시 편의점에 가서 이번엔 SMINT 라고, 조그마한데 박하맛 나는 게 있습니다. 휴대하기도 간편하고, 담배 대신 들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먹고. 금연할 때 술, 커피, 기름진 음식 같은 거 피하라고 하잖아요. 물론 그런 것들이 흡연 욕구를 강하게 하는 건 맞습니다, 맞고요.

근데 전 이유 없는 반항인지는 모르지만, '담배 안 피우고 사는 것도 심심해 죽겠는데, 술, 커피, 기름진 음식마저 먹지 말라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살라는 얘기야. 안돼, 난 그것만큼은 양보 못해.' 라고 생각했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저는 삼겹살에 소주를 먹는 술자리도 무사히 넘어갔고, 그래서 지금까지 오기는 했지만, 사실 경계는 해야죠. 술자리는 금연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은 다음에 나가시는 게 좋을 듯….

그렇게 해서 한달쯤 지났나요, 패치도 졸업하고 서서히 담배연기가 싫어지더군요. 주위에 숱한 골초들이 뻐끔뻐끔 빨아대도, 전 그저 속으로 싱긋 웃어줄 뿐이죠.

'불쌍한 중생들아, 아직도 담배 하나 못 끊냐.'
서서히 담배와의 전쟁에서 승리가 가까워오고 있음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금연의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라고 하죠. 정말이지 저도 한대 피워 물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지금 담배를 피운다면 단 몇 분 동안은 스트레스도 풀리는 거 같고 기분이 좋아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가 결코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힘들게 여기까지 온, 금연에 실패했다는 더 큰 스트레스를 앞으로 몇 달, 몇 년을 안고 살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반년 지났습니다. 아직은 턱없이 짧은 기간인지는 모릅니다. 근데 이젠 아무리 스트레스가 쌓여도 담배 생각은 잘 안 나네요. 일단 담배하고 성공적으로 빠이빠이 했다고 선언해도 괜찮을 듯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경계는 해야겠지만, 이젠 담배 없이 사는 게 괴롭지는 않네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저는 정 교수님을 인터넷상에서만 뵈었을 뿐 잘은 모릅니다. 물론 정 교수님은 제가 누구인지 더더욱 모르시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금연운동에 힘쓰시는 분을 보고, 이렇게 생면부지인 사람도 용기를 얻어서 금연에 도전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꽤 오랜만에 친구 녀석을 만났습니다. 그 녀석 저 보자마자 하는 소리가 이겁니다. "너 몇 달 사이에 얼굴 피부 굉장히 좋아졌다. 도대체 뭘 했냐?" 근데 암만 생각해봐도 전 박피수술을 받은 적도 없고, 팩이나 마사지를 한 적도 없고, 매일 쓰던 스킨과 로션 이외에 값비싼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한 적도 없습니다. 정답은 뭘까요? 물론 말씀 안 드려도 아시죠?

앞으로도 금연을 결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금연친구"가 되시기를,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금연에 성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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