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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호

일사병과 열사병
  글·정유석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때이른 무더위와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가 대한민국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온난화의 영향이라고 하지요? 다음 세대엔 한반도가 열대기후지역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 신체리듬도 무너져 내리기 쉽습니다.

항온 동물인 인간은 외부 온도가 어떻게 변하든 항상 일정수준의 체온을 유지할 수 있고 유지해야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체온이 외부 환경에 의해서 지나치게 올라가면 우리 몸은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열병에 걸려 정상체온에서 1~2도만 상승해도 온몸이 쑤시고 정신을 차리기 힘든 이유입니다.

일사병? 열사병?

도무지 헷갈리는 이 두 병명은 둘 다 과도한 환경적 온도 상승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여 생깁니다. 주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야외에서 많은 땀과 체온의 발산이 원활하지 못해서 발생합니다. 적절한 휴식 없이 농사일이나 밭일에 열중하시는 농부들이나 도시지역에서도 운동에 열중하는 아이들, 훈련 중인 군인들한테 흔히 발생합니다. 일사병은 말 그대로 열에 장시간 노출이 됐지만 제대로 수분 및 염분이 섭취되지 않아 발생합니다. 피부가 차갑게 느껴지고 땀을 많이 흘리지만 체온은 정상이거나 경미하게 상승합니다. 어질어질하고 기운이 없고 의욕이 없어지는 증상이 특징입니다. 반면 열사병은 일사병의 단계를 지나 훨씬 임상적인 증세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체온조절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해 발한기전 등이 망가져 버린 것으로 체온이 40도까지 상승하며 땀구멍이 수축되어 발한반응이 없기도 합니다. 심한 두통과 구토 증상이 느껴지고 심하면 의식이 거의 소실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둘 다 열에 의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일사병보다 열사병의 치사율이 높고 위험한 병입니다.

어떻게 예방할까?

이러한 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여름철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합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외출을 자제하세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스포츠음료나 과일 주스를 마셔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 활동이 많은 경우라면 커튼이나 천을 이용하여 실내로 들어오는 햇빛을 최대한 차단하도록 하시고 샤워를 자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날이 덥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지 말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샐러드 등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드세요. 장시간 일이나 놀이 등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전에 물과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챙이 넓은 모자 등을 챙겨야 합니다. 생수보다는 땀으로 소실되는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이온 음료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조치하나?

야외 활동 중 그늘에서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하고 자주 수분 보충을 해 주어야 합니다. 어질어질하고 구토증상이 느껴진다면 우선 서늘한 곳에서 앉거나 누워 쉬면서 시원한 음료, 특히 염분이 포함된 이온음료를 마시도록 합니다. 또 물수건으로 이마나 몸 여기저기를 닦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단,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각할 경우 병원에서 수액을 통해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같은 조건이라도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이러한 증세가 심하게 나타나므로 주변의 독거노인, 시설에 방치될 가능성이 있는 분들의 건강 상태도 수시로 점검해야 합니다. 열사병은 무엇보다 환자의 체온을 빨리 낮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자를 시원한 물에 담근다거나 환자를 젖은 담요 등으로 감싼 후 선풍기 바람 등으로 시원하게 말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얼음물처럼 지나치게 차가운 물은 오히려 땀구멍을 막을 수 있습니다. 흔한 실수 중 하나가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함부로 음료를 마시도록 하는 것인데요. 이는 자칫 흡인성 폐렴이나 기도폐색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결국 적절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사전에 체온의 지나친 상승을 막고 열사병 등의 위중한 증세를 보일 때는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로 옮기는 것이 최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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