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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호

갈등 없는 건강한 세상
  글·박재형 (서울의대 영상의학과 교수. 본지 편집자문위원. 대길교회)
우리나라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다. 1945년 광복을 맞을 때 남쪽에서는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북쪽에서는 공산국가 조선인민공화국을 세우고, 남한은 미군 군정의 과도기를 거쳐 민주 정부를 수립 하였고 북한은 소련군이 진주하고 공산주의 체제가 되었다. 그 역사의 분단이 66년이 지난 오늘까지 계속되고 있다. 나누어진 것은 국토뿐이 아니고 우리 민족의 생활과 생각과 문화 속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아닐까. 두 세대 넘게 계속된 분단의 현실이 갈등을 낳았고 이제는 그 갈등이 자라서 암적인 존재로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그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갈등의 암으로 온 몸이 병들어 회복불능이 되기 전에 이 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 것인지. 갈등 없는 건강한 세상을 그려본다.

갈등의 갈(葛)과 등(藤)은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을 의미한다. 갈은 칡나무로 우리나라에 아주 흔한 식물이며 뿌리가 굵고 깊이 자라 들어간다. 칡꽃은 주독과 하혈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민간약이 되고 뿌리에는 전분이 많아 흉년의 구황식품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등나무는 어떤가. 등나무는 나무공예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여름에 시원한 그늘이 되어 주며 등꽃은 화려하고 은은한 향기를 뿜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우리와 친근한 이 두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에 다른 점이 있다. 등은 자랄 때 줄기가 시계 돌아가는 쪽으로 감싸며 올라가고 칡은 그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며 올라간다. 아무리 길게 뻗어나도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상태, 서로 얽히는 이와 같은 모습에서 견해나 주장이 서로 달라 적대시하거나 불화하는 것을 갈등이라 하게 되었다. 선조들이 세심한 자연 관찰력과 지혜로써 예부터 있었던 인류사회의 심각한 문제를 표현할 적합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우리사회의 진보는 무엇이고 보수는 무엇인가, 정의가 무엇인가 라는 해묵은 논제는 아직도 이 세상에서 해결되지 않았다. 공산주의의 역사적 실험은 서구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막을 내렸지만 북한과 일부 국가에서는 아직도 수많은 추종자들이 아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념의 큰 싸움 속에 개인의 이권과 정치적 욕심이 갈등을 부추기기도 한다. 비단 정치뿐 아니고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심지어 교회에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이 자리를 잡고 우리의 삶을 피곤하게 한다. 내 마음 속에서도 죄악의 유혹이 영혼과의 갈등을 일으키고 우리의 평강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사는 한 갈등이 없을 수 없고 갈등 없는 세상은 없다. 그것은 성경적으로 말하면 죄악이 싹이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때 뱀이 와서 거짓말로 유혹하고 죄를 짓게 하고 그때로부터 우리 마음속에 갈등이 자리 잡게 되었다. 갈등은 내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갈등이 있다. 아담의 갈등이 아들 가인과 아벨에게 물려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아벨의 제사를 하나님께서 열납하시는 것을 가인은 참을 수가 없었고 결국 갈등으로 아벨을 죽이고 말았다. 인류 최초 살인이 일어난 것이다. 살인으로 가인의 갈등이 해소되었을까? 갈등하는 우리 사회의 두 그룹 간에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못할 것이다. 상대방을 죽이면 내 마음의 갈등이 해소될까? 우리사회 주위에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갈등이 얼마나 많은지. 그렇게 우리사회는 병들어 있다.

이 세상에 몸담고 있는 동안 갈등이 없을 수 없고 내 마음조차도 평화가 없는 고질병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갈등을 발전의 한 단계로 승화할 수만 있다면, 갈등이 바뀌어 협력이 될 수 있다면, 서로가 다름은 하나님이 주신 은사로 인정해 줄 수 있다면, 갈등이 성장통임을 인정하고 아픈 마음을 서로 위로할 수 있다면 갈등을 긍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길이 없지 아니할 것인데. 세상의 모든 죄와 질병과 모순과 갈등을 한 몸에 다 지시고 극심한 육체의 고통을 당하시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절규하시며 최고의 영적 갈등을 겪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음으로 더 할 수 없이 낮아지시고, 다시금 부활하셔서 승리하신 예수님이 갈등의 해결자이심을 고백한다.

이사야서 65장 25절에서 말하는바 ‘이리와 어린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뱀은 흙을 양식으로 삼을 것이니 나의 성산에서는 해함도 없겠고 상함도 없으리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니라’ 하신 말씀은 갈등 없는 하나님의 나라, 서로 해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두 그룹 간에서도 서로를 위하여 하나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리 사회도 갈등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어 서로를 용납하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고 토의하고 합의하여 가장 좋은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소원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섬김을 본받아 자기 십자가를 지고 매일을 살아갈 때 가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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