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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호

지금 이 시간에
  글·이대건 (서울대학교 병원 원목실 병원교회 담임목사)
1. 기다림이 기도입니다

‘빨리빨리’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사람들의 성격을 표현하는 최적합한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규정하는 범주에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나도 이러니 너도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들을 조금도 여유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 기도는 도대체 언제 이뤄진단 말인가?’라고 생각 해 보신 적 있으시지요. 왜 이리 더디 이뤄진단 말인가? 모든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당면한 일이 되면 종합적이고 사리를 판단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사람들이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지선 아래 큰 톱날을 묻어, 정지신호가 들어오면 정지선으로 큰 톱날이 나와 침범한 만큼 차를 자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차가 잘려나간다는 생각으로 신호를 잘 지키겠지? 꽤 괜찮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어느 날 운전 중에 분명 파란불이 들어와서 진입했는데 갑자기 막히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정지선을 침범하여 서 있게 되었고, 조금 지나 빨간색으로 바뀌었습니다. 순간 제 기도가 생각났고 음성도 들었습니다. “그래 지금 정지선 밑으로 톱날이 나오면 되냐?”

조급한 마음으로 지금 당장이라고 외치고 있지 않나 제 자신을 둘러봅니다. 기다림이 우리의 기도가 될 때가 있습니다. 이뤄지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시간에 그의 뜻 이뤄지기 기다려, 하루하루 살 동안 주님 인도하시니 주 뜻 이룰 때까지 기다려……. 기다려 그때를 그의 뜻 이뤄지기 기다려 주의 뜻 이뤄질 때, 우리들의 모든 것 아름답게 변하리. 기다려…….

2. 하나님, 싱싱한 피 주세요

때로는 생각지 않은 것들이 기도 가운데 해결책으로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 중환자 면회 시간에 격리실 000 님을 만났습니다. 백혈병으로 골수이식도 마쳤지만 이후 상황이 아주 어렵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내와 함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을 부르는 저희들이 포기하는 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오늘 000 님에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옵소서.”
오후에 부인이 원목실로 찾아오셨습니다. 남편의 혈액이 AB형인데 헌혈 해 주실 분을 찾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내일 아침 우리 만납시다. 병원 가까운 곳에 경찰서가 있으니, 내일아침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합시다.”, “목사님 저는 말을 잘 못하는데요.”, “저도 마찬가지 입니다. 처음입니다.” 오늘밤 우리 기도합시다.

‘내일 만나려는 사람들에게 우리 상황을 잘 설명하고, 그들이 마음을 열어 귀한 피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젊은이들의 아주 싱싱한 피를 주세요.’

무엇이 우리들을 용감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지나가던 경찰서, 내일 바로 생명으로 이어지게 하시려는 섭리가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3. 저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먼저 기도 해 주세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곧 친해집니다. 좁은 울타리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내가 겪은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을 저 사람도 겪어야 하는 것을 아주 가깝게 보아야 한다는 상황이 어느새 형제 이상의 관계를 만듭니다.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라 친하게 지낼 수 있다고 쉽게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토요일 설교준비가 어느 정도 되면 저녁시간 병동을 방문합니다. 토요일 저녁은 장기 환우들과 어려운 환우들을 만납니다. 그분들에게는 이 시간이 주일 예배시간처럼 여겨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주일예배에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격리병동 앞에 서서 기도합니다.

'하나님 이분들을 기억하옵소서. 하나님을 부르짖는 이곳이 그들에게 예배의 장소가 되어지고, 온 마음과 정성으로 예배드리고 있음을 고백하게 하옵소서. 내가 땅 끝에서부터 너를 붙들며 땅 모퉁이에서부터 너를 부르고 네게 이르시기를 너는 나의 종이라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 버리지 아니하였다(이사야41:9) 하셨으니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며, 하나님의 손 안에 쥐어져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하시고, 기도 속에 기억되는 소중한 사람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김OO 집사님도 백혈병 증세로 투병하고 있습니다. 그의 아내는 신앙의 용사입니다. 병동의 같은 증세로 투병하는 환우들의 어려움에 대하여 우리들은 함께 기도합니다.

어느 날, 김 집사님 내외는 간호사님께 말씀드렸으니 병동으로 오셨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주셨습니다. 격리병동은 아주 중한 일이 아니면 면회하는 것을 삼가고 있습니다. 본인들은 원하시지만 면역력이 약한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몇 번이나 원하시기에 방문했습니다. 손을 씻고, 가운을 입고, 소독제를 발랐습니다.

집사님을 방문한 저에게 이 병실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앞 병상의 청년이라고 알려 주셨고 기도해 달라고 하십니다. 먼저 앞 병상에 있는 청년을 만나 이야기하고 기도했고, 김 집사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려운 항암치료 중에서도 밝고 긍정적인 생각과 신앙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날 부부는 정성으로 병원교회에 마이크 3개를 헌물 하셨습니다. 복음이 바로 전달되기를 바라시며…….

예수님께서 귀한 향유 한 옥합을 거룩하게 소비한(?) 한 여인을 가리켜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 여자의 행한 일도 말하여 저를 기념하리라’(마26:13) 하신 것처럼 이 부부는 지금 옥합을 깨트리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생각나거든 바로 지금 하세요.

4. 함께 기도 해 주세요

어린이 중환자실에 아들을 둔 OOO가족의 기도 내용입니다. 함께 기도 해 주세요.

천안에서 6일 이곳 서울대병원으로 온지 5일째 입니다. 만 9세 된 OOO엄마입니다. 병명도 모른 채 의식도 없이 소아 중환자실 00번 자리에 누워있습니다. 참으로 심성 곱고 여리고 예쁘고 착한 우리 OO이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새벽기도 3일째…….

아직 낯설기만 한 하나님과의 만남입니다. 기도 또한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좋은 성경귀절 읽어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길이 없음이 한스럽습니다.
하루속히 하나님의 능력 체험할 수 있는 OO이가 되었음 하는 맘 간절합니다.

소아중환자실의 모든 환아들과 함께 말입니다. 주님 축복 내려 주소서. 주님 우리 OO에게 하루속히 의식을 찾아 엄마를 알아볼 수 있는 은혜를 주소서. 아멘. 5월 25일 4시55분

OO아! 이모 꿈에 예쁘기만 한 네가 나타났지. 오늘은 비가 올 모양이야. 비 흠뻑 맞고 툭툭 털고 일어나리라 이모는 믿어. 사랑해. 우리 모두 너를 사랑해. 6월4일

OO아, 어제 본 네 모습에 가슴이 미여진단다. 인공호흡 없이 거칠게 쉬는 네 모습에 엄마는 눈물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저 바라만 보다 나왔지. 얼굴부터 가슴까지 핀 열꽃 또한 네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알 수 있었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 맞지. OO아 보고 싶어. 네 목소리 듣도 싶어.
주님, 날마다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님, 사랑으로 우리 OO이 더욱 빠르게 모든 기능 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주님의 축복으로 우리 OO이 빠르게 호전되어 완쾌 될 수 있도록 축복 내려 주세요. 주님께 영광돌릴수 있도록. 6월 6일 06:30

사랑하는 OO아 이제 그만 일어나렴. 너무나 많이 자는구나. 아빠가 옆에 매일 같이 있단다. 아빠는 우리 OO이를 믿는다. 같이 함께 하길..

OO아 사랑해 주님 또 새날 입니다.
밤새 거친 숨 내쉬며 힘겨워 했을 우리 아들아 고생했지, 잘하고 있으리라 믿는단다.

주님! 우리 OO이 이산화탄소 쌓이지 않도록, 혈압 떨어지지 않도록, 소변 잘 나올 수 있도록, 소화 잘할 수 있도록 모든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우리 잠자는 왕자님 OO아! 너를 보며 우리 가족 모두 가슴 아파 살수가 없어.
어서 일어나야지 그만자고 일어나라. 주님께서 도와주세요. OO아 사랑해. 6월6일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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