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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호

우주에 생명체는 있나?
  글·김경태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워싱턴 본부에서 2010년 11월 29일, 우주 생명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NASA의 우주생물학 연구원인 펠리사 울프 사이먼 박사와 애리조나 주립대 연구진이 캘리포니아 주의 모노 호수에서 비소를 먹고 사는 박테리아(GFAJ-1)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비소(As)는 세포의 에너지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작용을 망가뜨리며 폐암, 피부암, 간암 등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고 피부질환이나 심혈관계질환의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독성 원소이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먹는 물에 비소함량을 10억분의 10에서 50정도, 즉 10~50ppb로 제한하고 있다. 이와 같이 비소가 생명유지에 치명적인 독소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여 생명체가 살아간다는 것은 기존의 생화학적인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는 일이기 때문에 비소 박테리아의 발견에 대해 과학계에서는 논란이 많은 편이다. 비소는 원자번호 33번으로 원소 주기율표의 15족에 속한 원소로서 질소(N), 인(P)과 같은 족이다. 주기율표에서 같은 족에 속한 원소들은 가장 높은 에너지 상태에 있는 최외각 전자의 수가 같다.

일반적으로 원소들은 다른 원소와 결합하여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다른 원소와의 결합을 최외각 전자가 담당하므로 이들의 수가 같다는 것은 이들의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다는 말이다. 주기율표 15족의 원소들 가운데 질소와 인은 생명체의 단백질과 핵산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원소로 역할을 하지만 이들 보다 큰 비소는 질소와 인의 화학적 성질과 비슷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생명체에서 전혀 이용되지 않고 오히려 독성을 나타낸다. 그런데 인과 비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는 모노 호수에서 살아가는 박테리아가 있었고, 이 박테리아를 분리한 다음,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된 비산을 넣은 배양액에 키운 결과, 세균의 단백질, 지질, ATP나 포도당을 함유하는 세포질 분획과 DNA 및 RNA가 함유된 분획에 비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은 또한 질량분광분석 기법으로 박테리아의 DNA에 비소가 포함된 것을 확인하였고, 입자 가속기에서 나오는 레이저유사 X-선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비소는 비산의 형태로 존재하며 인산과 마찬가지로 탄소나 산소와 결합을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견의 요지는 생명체에서 단백질 및 핵산 등의 유기물에 인(P) 대신에 비소가 끼어 들어갈 수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명현상을 나타낼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탄소(C), 수소(H), 산소(O), 질소(N), 인(P), 황(S) 등 6개의 원소를 함유하고 있음이 보편타당한 과학적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박테리아로 인해 새로운 이론이 제기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비소가 가득한 독성의 환경에서도 생명체의 생존이 가능함으로써 지구와 환경이 다른 우주의 어떤 행성에 지구상의 생명체와는 구조가 전혀 다른 새로운 우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소 박테리아의 발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과학자들도 많이 있다. 플로리다의 배리 로젠 박사는 “비소가 세균의 세포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새로운 생명체라고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비소가 실제로 DNA의 구조에 끼어 들어가 있는 지를 확인해야 하고, 또한 인을 비소로 대체하는 것이 세포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비소 함유 유기물들의 활성과 기능은 유지될 수 있는 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찬가지로 MIT의 로저 서몬스 박사도 ‘이 박테리아가 비소를 취해서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 주었지만 명백하게 비소를 포함하고 있는 유기물질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그리고 플로리다의 응용분자진화연구소의 스티븐 배너 박사도 “비소 박테리아에서 DNA를 비롯하여 생물학적으로 안정된 표준 분자 안에 인산대신 비산이 들어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비산염은 인산염에 비해 물속에서 약한 결합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 결합은 몇 분 후에 파괴되고 만다.

따라서 이들 유기분자들을 세포 안에서 안정하게 만드는 기작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의 스크립스 연구소의 제랄드 조이스는 “이번 연구가 적응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이지 ET(외계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하며, 박테리아 세포 안에 큰 액포 형태의 구조가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액포는 비소와 같은 독성물질을 따로 저장하여 세포의 다른 생화학적 반응으로부터 격리시키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조나단 아이젠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NASA의 기자회견에서 “외계생명체의 증거를 찾는 연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주생물학적 발견”이라는 주장은 한 마디로 바보 같은 행위였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한 비소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해저의 열수구나 북극의 빙하와 같은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살아가는 박테리아를 발견한 경우가 있다.

2002년에 한국해양연구원의 이정현 박사팀은 해저 1,650미터에 있는 남태평양 파푸아 뉴기니 근처의 심해 열수구 근처에서 온도가 70~90℃ 정도의 고온에다가 산소가 없는 환경인데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박테리아, 즉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Thermococus onnurinus)를 발견하여 이 미생물의 유전체 전체를 해독하였고, 2010년 9월에는 이 박테리아가 대사 작용을 통해 수소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2009년에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의 러브랜드(Loverland)와 커츠(Curtze) 박사팀은 그린랜드에서 3,000km 아래 빙하에 갇혀 있었던 헤미니모나스 글라시에(Herminiimonas glaciei)라는 박테리아를 발견한 바 있다. 이런 발견이 있을 때에도 이번의 비소 박테리아처럼 외계의 어떤 곳에서 몹시 뜨거운 환경이나 극단적인 추위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NASA가 발표한 비소 박테리아는 우주에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발견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생명체 가운데 미생물은 극한 상황에서도 생명을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오묘한 존재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독극물인 비소로 오염된 조건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세균을 놓고 우주생물체의 존재 가능성으로 비화하여 추론한 것은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NASA의 의도와 이를 논문으로 게재한 ‘사이언스’지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생명은 존재 자체가 신비로운 것이다. 생명에 필요한 물질들을 모두 한 곳에 모아 놓는다고 해서 생명체가 되지 않는다. 삼겹살 고기 한 점에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모든 유기물들이 있지만 고기에 생명이 있다 라고 말하지 않는다.

생명은 하나님이 주시지 않으면 누릴 수 없고 생명에는 창조주의 의도가 숨어 있다.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미생물로부터 최고의 문명을 이루며 살아가는 인간에 이르기까지 창조주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만드셨다. 내가 지금 생명을 누린다는 것은 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것이며,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 뜻을 이루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게 주신 생명의 신비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생명을 빚으신 하나님의 손길을 증언하는 일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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