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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호

척추 감염
  글·김의석 (일산 동국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척추의 감염은 척추뼈, 추간판(디스크), 척추 주변 조직 등에 발생한 감염으로 세균, 결핵균, 곰팡이 등이 원인이 된다. 척추뼈의 구조는 매우 복잡하여 내부에 신경조직인 척수가 들어있고 척수와 팔다리를 연결하는 많은 신경들이 그 주변을 지나간다. 척추에 감염이 발생할 경우 척추염, 추간판염, 척추추간판염, 척추주위고름집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중 척추추간판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고름집이 척수 쪽으로 퍼질 경우 척수를 압박하게 되고 이로 인한 신경마비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신경마비가 지속될 경우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척추감염의 합병증으로 영구적인 하반신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  

척추감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척추수술 후 수술부위에 발생하는 경우와 다른 부위의 감염이 파급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척추수술 후 수술부위 감염이 발생할 위험성은 환자가 갖고 있는 질환이나 면역상태, 의료진의 수술기술과 감염관리 능력, 적절한 예방적 항생제의 투여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0.2% 정도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척추수술 후 발생하는 감염은 외과의사가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 중 하나로 일단 감염이 발생하면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수술 당시 삽입하였던 인공물에 미생물이 남아 있어서 재발이 잘되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 모두 큰 고통을 겪게 된다. 다른 부위의 감염이 파급되어 발생하는 척추감염은 피부나 연조직, 비뇨기계, 심장, 호흡기, 혈관주사 부위 등에 원인 미생물이 감염되고 여기에서 증식한 미생물이 핏줄을 타고 전신에 퍼지면서 척추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을 통해 척추내로 침투하여 발생한다. 당뇨병, 신부전, 만성간질환, 악성종양 등을 앓고 있거나 장기적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여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잘 생긴다.
  
척추염은 흔히 화농성척추염과 결핵성척추염으로 나눈다. 화농성척추염은 일반적인 세균에 의한 척추감염으로 황색포도알균이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결핵성척추염은 이 질환을 처음 기술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Pott 병이라고 부르며 결핵균에 의해 발생한다. 화농성척추염과 마찬가지로 폐결핵 등의 본래 감염부위로부터 결핵균이 척추로 전파되어 발병한다. 결핵성척추염의 경우 화농성척추염에 비해 진행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증상이 발생하는 시점에서는 병변이 상당히 진행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화농성척추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등이나 허리의 척추부위가 아프고 그곳을 두드리거나 누르면 통증을 느끼게 되는 압통이 동반되는 것이다. 갑자기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경우보다 통증이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원인균이 피를 타고 돌아다닐 때 열과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열이 없는 경우도 많다. 척추감염에 의해 척추뼈에 손상이 생기거나 고름집이 만들어져서 척수나 주변 신경을 누르게 되면 하반신마비, 감각이상, 배뇨와 배변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핵성척추염의 경우에는 화농성척추염에 비해 진행속도가 느려서 수개월 내지 수년간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식욕부진, 체중감소, 미열, 피로감, 무기력감 등 비특이적인 전신증상을 보이며 척추염이 있는 부위에 압통이 동반된다. 병변이 진행할 경우 고름집을 만들게 되고 더 진행하면 척추가 망가지면서 주변 조직이나 근육을 타고 고름이 퍼지게 된다. 고름집이 직접 척수를 누르거나 척추변형이 진행하여 신경손상이 생기면 화농성척추염과 마찬가지로 하반신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척추감염의 초기에 허리의 통증, 식욕부진, 미열 등 다른 질환에서도 볼 수 있는 증상이 흔하기 때문에 의사가 의심을 하지 않으면 병이 상당히 진행한 후에야 진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뼈나 추간판에 손상이 심하면 단순 X선 촬영을 통해서도 진단을 할 수 있으나 초기에는 정상소견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척추뼈, 추간판, 주변 조직들의 정밀 영상을 얻어야 정확한 진단과 염증의 파급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척추에 염증이 있는지 초기부터 비교적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뼈스캔이나 갈륨스캔검사가 도움이 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미생물을 규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척추염이 있는 척추뼈, 추간판 부위나 고름집을 직접 바늘로 찔러서 미생물 배양검사와 조직검사를 시행하면 절반 정도에서 원인균을 증명할 수 있다. 첫 번째 검사에서 원인균을 증명하지 못하면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원인균을 끝내 증명하지 못할 경우에는 흔한 원인균에 잘 듣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반응을 기다려볼 수 있으나 수주 간의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반응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항생제에 반응이 없거나 항생제 치료에도 상태가 악화된다면 수술을 통해서라도 원인균을 밝혀야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다.   
척추염 치료의 목표는 균을 완전히 없애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신경마비증상을 회복시키고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화농성척추염의 경우 항생제를 4~6주 동안 주사로 투여한다. 고름집의 크기가 크거나 척수를 압박하여 신경마비를 가져온 경우, 척추가 망가져서 불안정해진 경우, 내과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치료경과 중에도 신경마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그 경우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고름집이 동반되어 있으나 환자의 전신상태가 좋지 않아서 수술로 고름집을 제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항생제 투여기간을 더 오래 늘리기도 한다. 결핵성척추염의 경우 3~4가지 결핵약을 6~12개월간 투여하여 치료한다. 결핵의 경우 3~4가지의 약제를 규칙적으로 잘 복용하지 않으면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단 결핵균에 내성이 발생하면 이후에는 치료가 매우 어려워진다. 따라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충분한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약을 잘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핵성척추염의 경우에도 화농성척추염과 마찬가지로 신경마비증상이나 척추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수술적인 치료를 하기도 한다.
 
치료 경과 중 항생제가 잘 듣는지 혹은 충분한 기간 치료한 후 항생제를 종료하여도 될지 결정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염증지표를 확인하게 된다. 특히 치료 1개월 이내에 염증지표가 빨리 감소하는 경우에 재발이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새로운 신경마비증상 등 임상적인 악화소견이 있을 경우에는 자기공명영상검사를 다시 시행하게 된다. 척추뼈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가급적 안정을 취하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코르셋이나 보조기를 착용하여 척추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항생제나 결핵약으로 척추염이 잘 치료되면 수술적인 고정을 하지 않더라도 1~2년 이내에 감염이 있었던 부위의 척추뼈들이 서로 들러붙어서 자연융합이 이뤄지고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척추감염은 상당히 진행된 후 진단 되는 경우가 많고 신경마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 부위의 통증은 척추감염 이외의 다른 질환들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더 흔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점차 악화될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고 그 원인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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