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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호

아빠 갈거야
  글·오동춘 (<짚신문학회> 회장. 시인. 화성교회)
나의 기도 제목은 하나님 사랑, 나라사랑, 가정사랑, 제자사랑, 시사랑 이 다섯 가지다. 줄여서 “하나가제시”란 낱말을 이룬다. 이 기도 제목으로 십자가를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나의 교육 철학으로 첫째, 거짓없이 살자.<참삶> 둘째, 뼈 있게 살자.<뼈삶> 셋째, 빛  있게 살자<빛삶>가 있다. 나는 하나가제시, 그리고 참삶, 뼈삶, 빛삶으로 요약되는 솔뼈세얼을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국적 있는 교육, 십자가의 길로 달려가는 신앙교육을 깊이 심어 준다. 우리 한국의 얼이 되는 짚신정신도 깊이깊이 심어 준다.
하나가제시, 솔뼈세얼, 짚신정신을 중학교에서 배운 한 제자가 서울공대를 거쳐 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과묵하고 성실한 제자였다. 나와는 30여 년간 사제지간의 끈끈한 정과 사랑을 꽃피워 온 것이다. 그리고 그 제자 어머니가 나를 존경한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들과 담임 선생님이 30여 년간 만나는 아름다움과 행복이 있다고 자랑도 했다는 것이다. 나와는 남달리 친분이 두터운 학부형이기도 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모시며 그 아들 제자사랑에 더욱 정성을 쏟았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이 제자의 어머니는 내가 토요일로 결혼 날을 잡아야 주례를 설 수 있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요일로 아들 결혼식 날을 정하고 내게 주례를 요구해 왔다. 그 전화를 신앙심이 깊은 아내가 먼저 받았다. 우리 남편은 장로로서 주일날 주례를 설 수 없다고 아예 잘라 말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장경재 목사님이 일제시대 주일성수 하신 설교를 잊지 말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성실한 내조로 고맙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전도 차원에서 주례를 설 수 있지 않느냐는 타협적인 말을 했다. 아내는 내게 타이르듯 주일날은 주님 섬기는 일만하며 주님을 기쁘시게 해야 한다고 내게 뜨겁게 권면했다. 그래도 30여 년 지도해 온 꿈 푸른 제자의 주례를 서고 싶다고 했다. 이때 듣고 있던 딸이 조용히 내게 “아빠 갈거야” 했다. 처녀의 몸으로 루마니아에 4년 장기 선교를 다녀 온 딸의 영적 만류에 “아빠는 안 갈거야”라고 대답했다. 그때 내게 걸려온 학부형의 주례 요청을 이해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거절했다. 인간적으로 참 미안했다.
하나님께 자신의 가장 귀한 것을 바쳐야 한다는 고 장경재 원로 목사님 말씀에 감동 받은 딸은 자신의 귀한 젊음을 주님께 바치겠다고 루마니아에 가서 4년간 선교하고 있을 때 나와 아내는 부모로서 밤낮 기도로 뒷바라지 했다. 못사는 나라 루마니아 선교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딸은 신학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딸이 그 무렵 내게 말한 “아빠 갈거야”라는 이 언어는 낮은 목소리였으나 그 영적 힘은 강철같이 강한 힘과 능력이 보였다. 주일날 아내와 딸이 30여년 사제 간의 정과 사랑을 나누어 온 박 아무개 제자의 결혼 주례를 막은 것은 주님 뜻으로 모녀의 영적 승리였다. 주일을 범하게 될 불교신자의 요구를 거절 못해 망설이는 내게 아내와 딸의 믿음이 승리를 이루게 한 것이다. 뜻도 밝은 제자의 주례를 서 주지 못해 스승으로서 미안한 인간적 고뇌와 갈등은 컸다. 그 때문에 예외적인 일로 주례를 서 줘도 되는 걸 내가 너무 고지식하여 아내와 딸의 말만 듣고 한 제자를 놓치는 실수를 가진 것이 아닌가 좀 후회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주일을 지키며 목숨 걸고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순교자들을 생각하면 아내와 딸의 영성 깊은 충고와 사랑의 권면으로 주일을 바로 지킬 수 있었던 성령의 열매는 아주 크고 은혜로웠다. 오직 주께 감사할 뿐이다. 마귀가 믿는 자를 삼키려고 우는 사자같이 우리의 주변을 헤매고 다니며, 온갖 거짓이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독사 같은 유혹이 많고 많은 오늘날이다. 그러기에 항상 우리 믿는 자들은 십자가 튼튼히 붙잡고 근신하며 우리의 기도와 믿음으로 승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제자의 결혼 주례를 누가 섰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축의금을 보내며 신랑 신부가 교회에 잘 나가도록 기도했다. 미국에 들어가서 교수 생활을 하는 제자 가정은 주님을 모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꽃피는 모범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 소식을 간접적으로 들은 일이 있다. 불교의 부모님과는 달리 십자가의 길로 달리는 제자 앞길이 든든해 보였다. 주례를 안 서 줌으로 해서 결국 오랜 사제 간의 관계는 끊어져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도 오지 않고 일체 연락이 끊겨 있다. 한 제자를 잃은 아픔은 크다. 그러나 “아빠 갈거야” 반문하며 주일 성수를 하게 한 딸의 믿음이 고맙기만하다. 딸은 좀 늦게 결혼해서 남매를 낳고 종교의 자유가 없는 A국에 가서 남편과 함께 지금도 선교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운 딸의 가정을 하나님이 잘 지켜 주시고 선교의 열매가 잘 이루어지도록 나와 아내는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아빠 갈거야” 딸의 영적 음성이 지금도 내 귀에 생생히 들린다. 주례 서 주지 못한 제자의 가정도 늘 기도하고 있다. 참삶, 뼈삶, 빛삶으로 승리의 가정을 이루고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언젠가는 소식도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성도는 신앙을 잘 지켜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하나님은 딸의 음성을 통해 믿음이 연약한 내게 주신 것이다. 순교적 신앙으로 주께 충성 봉사하는 아내와 딸의 기도와 그 성령의 불길이 항상 나의 믿음이 불타게 도우며 충고하기를 빌고 있다.
심히 연약한 나를 밝게 인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며 딸과 제자가 베드로, 바울 같은 전도자가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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