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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호

자가면역간염
  글·안상훈 (연세의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자가면역간염은 원인 미상의 지속적인 염증으로 자신의 간세포를 공격하는 항체와 면역 세포가 활성화되는 면역 반응이 일어나서 간세포가 파괴되고, 섬유화를 동반한 염증 반응이 지속되는 만성 질환으로서, 간경변증이나 간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정상적인 면역체계는 자기 몸의 구성요소(세포나 단백질)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고, 이것을 면역 관용이라고 하는데, 자가면역간염은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면역 관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자신의 간세포를 공격하여 발생한다. 자가면역간염 환자에게  간염 이외에 관절염, 혈관염, 신장염 등이 함께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체액성 면역 반응의 이상에 의해 초래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서구에서는 매년 인구 10만 명당 0.69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의 만성 간질환의 원인으로 음주를 제외하고 B형 간염바이러스가 약 70%, C형 간염바이러스가 10~20%를 차지하며 지방간질환, 자가면역간염, 원인미상간염 등이 나머지 원인이 되는데 최근 자가면역간염의 진단이 점차 늘고 있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 가능하고, 여자에게 3.6배 정도 더 많이 발병한다. 대부분 서서히 진행하지만, 일부에서는 간성뇌증이나 간세포가 급격하게 파괴되는 전격성 간염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자가면역간염은 모든 인종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인종 차이가 임상 발현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즉, 북미 흑인은 백인에 비해 진단 시점에서 간경변증이 동반되어 있을 확률이 높으며, 일본 환자는 임상 증상이 경미하고 보다 높은 연령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국내의 보고도 일본과 유사한 분포를 보인다.

발병 직후의 자가면역간염은 바이러스간염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급성 바이러스간염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피로, 권태, 식욕부진 등의 일반적인 간염 증상뿐만 아니라, 황달의 빈도가 높은 경향이 있고, 무월경, 여드름, 관절염, 피부반점, 발진, 대장염, 늑막염 및 빈혈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남성 및 일부 환자들은 전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초기에 질환을 발견하지 못하고 부종, 혈액응고 장애, 정맥류 출혈과 같은 간경변증의 합병증이 나타나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 자가면역간염 여성이 임신 할 경우 임신 중에는 경과가 호전되다가 출산 후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자가면역간염은 젊은 여성과 중년 여성에서 주로 발병되므로, 만성 간염이 있는 여성이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증거가 없고, 알코올과 약물에 의한 간염과 대사성 질환 및 유전적 질환이 없으며, 다른 자가 면역성 징후들이 동반된 경우에 자가면역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자가면역간염의 정의에 따라 자가항체의 동반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진단에 유용한 자가항체는 항핵항체와 평활근에 대한 자가항체가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이러한 자가면역 항체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종종 다른 질환 환자에게서도 자가항체가 발견될 수 있기 때문에 임상 증상과 혈청검사 및 간조직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발병 유무를 확정한다.

증상이 전혀 없이 질환이 발현되는 경우도 약1/3에 해당되며, 조직의 염증 정도나 간경변증의 동반 가능성은 차이가 없으므로, 무증상이라는 이유로 생검을 포함한 진단을 미루거나 치료를 지연시키지 않아야 하며, 임상적으로 의심되고 조직 검사 소견이 부합되면 조속한 치료를 시행하여야 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5년 및 10년 생존율이 50%와 1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여 심한 자가면역간염은 6개월 내 40%가 사망하며, 생존하더라도 최소 40%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만 면역억제제 등 적절한 치료를 하면 10년 생존율이 80~93%로 향상된다.

치료는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것을 주된 방향으로 한다. 글루코코르티코이드인 스테로이드제제가 가장 주요한 치료 약물이며, 이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간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여 간기능을 호전시킴으로써 생존율을 증가시키며, 치료를 중단해야 할 정도의 부작용은 13%에 불과하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약을 끊으면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평생 복용해야 할 수 있으며, 간경변증으로의 진행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는 제한점을 가진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장기간 복용할 경우 얼굴 부종과 여드름이 생길 수 있고, 털이 많아지며, 당뇨병, 골 감소 및 신경정신학적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스테로이드제 복용은 전문의에 의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치료이다.

스테로이드 단독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약한 경우에는 아자치오프린(aza-thioprine)이라는 면역억제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병합요법은 스테로이드 단독 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합병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자치오프린은 담즙정체간염, 정맥폐쇄질환, 췌장염, 골수 억제 등을 초래할 수 있으나, 자가면역간염에 일상적으로 투여하는 50mg으로는 투약자의 약 10% 정도만 나타나며 감량이나 투여 중단 후 호전된다. 치료 기간은 치료 반응과 심한 약물 부작용 발생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성인기 또는 아동기 환자 모두에서 관해, 치료 실패, 불완전반응, 약제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기존의 치료를 지속하여야 한다. 표준 치료를 하면 3년에 80%의 환자는 증상과 간수치가 정상이 되는 관해를 경험하지만, 치료에 실패하거나 불완전반응을 보인 경우 진단이 정확한지, 또는 약제 복용을 제대로 했는지 다시 확인하여야 한다. 관해가 되지 않은 경우에는 새로운 약물을 시도하거나 기존 약물을 증량하게 된다. 약제를 중단하고도 장기간 관해가 유지되는 환자는 15%에 불과하므로 관해 후 약제를 감량하는 기간과 약제 중단 후에도 세밀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간질환이 심하게 진행된 비대상성 간경변 환자는 2주 정도 단기간의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를 시도하여 치료에 반응하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으나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간이식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며, 이식 후 5년 생존율은 85%를 넘고, 10년 생존율도 75% 정도로 높다. 이식 후 재발은 5년에 68%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대개 면역억제 치료로 조절이 가능하다. 

환자의 생활이나 식이 요법 가이드는 만성 간염에 준하게 되며, 적절한 영양 공급은 손상된 간세포의 치유와 재생, 간기능 회복을 돕게 하고 간염으로 인한 식욕 저하, 메스꺼움, 구토에서 비롯된 체중 감소를 교정하거나 예방한다. 간염으로 인한 에너지 저장고인 글리코젠 저장고를 보충하여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로 손상된 간세포를 재생시키고 체내 단백질을 보유한다. 매끼 식사에 밥, 죽, 국수, 빵 등의 곡류 음식을 통해 글리코젠을 저장하고 식욕이 없는 경우 소량의 식사를 자주 섭취하고 양질의 단백질(고기, 생선, 콩, 두유 등) 및 채소, 과일 등을 골고루 섭취한다. 면역 기능 저하로 감염 위험이 높으므로 손세척 및 소독을 통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다. 오후가 될수록 피로감이 더하여 메스꺼움, 구토증의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아침 식사를 충분히 섭취한다. 또한, 반드시 금주하며, 흡연도 삼가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및 한약제 복용은 금하는 것이 좋다.

혈청 내 자가면역항체의 존재, 혈청 글로불린의 증가, 간조직 검사에서 문맥주위간염, 면역억제제 투여로 호전되는 특징을 보이는 간염질환군인 자가면역간염은 최근 진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더욱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아직 질환에 대한 이해와 치료가 완전하지는 않으나 환자와 의사 간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와 신뢰, 꾸준한 관리를 통해 분명 극복할 수 있는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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