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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호

식당에는 왜 여자들이 넘쳐날까?
  글·추부길 (웰커뮤니티교회 목사.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소장. 안양대신대원 겸임교수)


점심때 동료들하고 조금이라도 분위기 있는 식당을 가면 항상 여자들이 넘쳐납니다. 몇 명씩 모여서 외식을 하는가 본데 그렇게 재미있게 수다를 떨면서 식당을 독차지하는 듯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부근의 커피숍을 갔더니 거기도 여자들로 만원입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외식들을 많이 하는 거지요? 제 아내에게 물어 봤더니 여자들에게 외식하는 재미도 없으면 어떻게 사느냐고 합니다. 정말 그런가요?
 


사실이 그렇다. 동네 주변만 그런게 아니고 도심지에서 상당히 떨어진 분위기 있는 식당이나 찻집을 가면 그곳 또한 여자들로 바글바글하다.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남자들은 “할 일 없는 여자들이 저렇게 많은가!”하고 생각하면서 “남자들이 뼈 빠지게 돈 벌어다 주면 아껴 쓸 일이지 참으로 한심한 여자들이 많다”고 말하면서 혀를 끌끌 찬다. 그러면서 혹시나 자신의 아내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자들에게 있어서 외식이라는 것은 업무상 누굴 만나서 특별한 식사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당연히 무슨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이 외식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에서 그냥 배를 채우기 위한 정례적인 식사는 아예 외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러한 점심은 업무를 추진하거나 일의 성취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외식에 대한 남자들의 마음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원래가 성취지향적이기 때문에 뭔가 목적을 가지고 업무를 이루어가기 위해 특별히 만나는 것, 그것이 바로 외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하고 외식하는 것도 남자들은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만 한다. 하다못해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도 있어야 외식이 행해지는 것이다.

그러한 남자들이 하릴없이 수다나 떨고 있는(순전히 남자들의 생각이다) 여자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여자들에게 있어서 외식이라는 것은 무슨 성취 목적이나 대단한 의도가 있어서 행하는 의식(?)은 분명 아니다. 그저 친한 사람들하고 수다 떨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가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집에서 거리가 멀면 멀수록, 그러니까 서울을 떠나 멀리 경기도 호젓한 곳까지 원행하는 식사라면 더더욱 가까운 관계라는 것을 암시해준다. 그래서 밥 먹으로 가는 거리가 멀면 멀수록 더 친근한 사이이거나 밀접한 관계라는 것을 표시해 준다. 더불어 할애되는 식사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만큼 마음에 있는 친구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남자들은 식사를 하러 멀리 가면 갈수록 그만큼 성취해야 할 목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그 사람에게서 뜯어 낼 것이 그만큼 많기 때문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이다. 남자들은 아무리 친한 관계라도 멀리 식사하러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하는 경우를 빼 놓고 업무 목적이 아닌데 식사 시간에 그렇게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사랑을 획득하기 위해 저 멀리까지 식사하러 가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아내나 자녀들과 함께 외식하러 가면 대단히 생색도 내고 자신이 무슨 큰 인심이라도 쓴 듯이 기고만장하다. 왜냐면 지금 자신이 평소에 안하던 행동, 내가 별로 이득 볼일이 아닌데도 시간과 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모습을 보는 아내는 속에서 또 열불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화를 낸다면 그나마 분위기도 깨지고 그럴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자들은 사랑한다면 남편이 당연히 그러한 시간을 내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가족으로서, 남편으로서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편이 함께 외식을 안하게 되면 아내들은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래서 외식이 거의 없게 되면 아내들은 표현은 안하지만 속으로는 분노도 일고 남편 얼굴을 보는 순간 알지 못하는 가시 같은 마음이 솟구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니 어찌 부부가 오해하지 않을 수 있으랴! 어찌 싸우지 않겠는가?

외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한마디만 더 하자. 남자들은 친구들하고 식사를 하고나면 서로 돈을 내겠다고 큰 소리를 친다. 그리고 거스름돈은 필요 없다고 거들먹거린다.

그런데 여자들은 식사 후 누가 무엇을 먹었는지 계산해서 골고루 나누어 낸다. 그리고 거스름돈은 정확하게 받아낸다. 그러한 여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남자들은 여자들이 참 쫀쫀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자들은 수염이 안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반면에 서로가 돈 내려고 하는 남자들을 보면서 여자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저렇게 큰소리치는 남자들치고 아내에게 잘해주는 남자는 없더라! 자기 마누라한테나 잘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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