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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3월호

응급실에서의 악몽같은 경험
  글·유신애 (서울폴리클리닉 소아과 과장 / 대한기독여의사회 회장)
며칠 전, 서울에 주재하고 있는 중동의 한 나라의 젊은 영사로부터 그가 병원에서 겪었던 체험담을 얘기해 주어 들을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7개월 된 아들이 폐렴으로 서울의 유명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중에 겪었던 일이다.

그의 말을 빌리면 한마디로,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악몽과 같은 경험”이라고 했다. 그가 불평하는 사연들은 나를 꽤나 부끄럽게 만들었고, 그가 겪은 상황 하나 하나가 절대로 과장되었다거나 그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 아니고, 정말로 그 상황들이 우리의 현실임을 확인하면서 혼자서 개탄했었다.

상황인즉 고열과 기침을 동반하며 숨가빠하는 아기를 안고 방문한 대학병원 응급실은 마치 무슨 시장바닥(Market)과도 같았는데 그렇다고 환자가 너무 많기때문도 아니라고 한다.

급한 환자만 온다는 응급실에는 햄버거를 가지고 들어와서 먹는 사람, 환자 한사람에 몇 명이나 되는지 알 수 없이 많은 가족이 따라와서 시끄럽게 큰소리로 떠들고 있는 사람들, 환자를 눕히는 침대에 누워서 잠을 자는 보호자 등등. 도대체 규칙(rule)이 없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또 겨우 입원실을 구해서 2인실용 방에 아이가 입원하게 되었는데, 옆 침대의 가족들이 친척들까지 여러명 오가며, 같이 입원한 환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들고 부산스럽게 해서 그 젊은 영사는 새벽 2시까지 안절부절 했다고 한다. 아기도 안정을 취하지 못해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우리들의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 개혁도 필요하고 좋은 장비, 좋은 약, 훌륭한 의사도 필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우리 자신들의 기본이 어떠한지 다시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남을 배려하지 못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며, 모두가 지키자고 만들어 놓은 기본적인 규칙(rule)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무질서한 가운데 우리들은 점점 세상의 웃음거리로 내몰린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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