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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6월호

국민의료보험
  글·박재형 (서울의대 진단방사선과 교수이며, 대길교회 장로로 섬기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의료보험제도가 비상이 걸렸다. 의료보험 재정이 바닥이 났고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국가가 경영하는 거대한 보험회사인 국민의료보험이 좌초하고 있는 것이다.

항간에는 얼마 전에 시행한 의약분업이 그 원인이라 한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적자를 악화시킨 한 원인은 될 수 있어도 근본 원인은 아니며 필연적으로 올 것이 왔다고 생각된다. 보험의 원리는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위험에 공동으로 대비하는 방법으로 미리 일정액을 적립해 나가면서 위험에 먼저 노출된 사람에게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이다.

따라서 위험의 빈도와 위험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만큼의 재정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따라 공동으로 재정적인 부담을 나누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 보험은 어떤가. 그러한 계획이 없이 정치 사회적인 논리에 의하여 1977년 7월부터 보험을 시작하였고 시작당시 원가의 50~75%의 낮은 수가의 보험을 강제로 확대하다 보니 병원, 의원에서는 보험환자를 많이 보는 경우 원칙대로 수가를 적용 받으면 경영에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 되며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보험 수가가 너무 싸서 외국에 이민 간 사람들도 우리 나라에서 와서 치료를 받고 가면 비행기 여비를 포함하고서도 이익이라는 말까지 있게 되었다.

선진국에서는 의료보험에 들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돈을 들여야 하고 보험료에도 등급이 있어서 많은 액수에 가입하면 병이 발생하였을 때 더 많은 혜택을 받도록 되어 있다. 우리 나라는 모든 것이 단일 체계로서 어떤 면에서는 공평하다 할 것이나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
 
보험조합을 통폐합하여 보험료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가입자의 비중이 많아졌고 부실한 조합의 짐을 다른 조합에 넘기게 되어 총체적인 부실을 초래하게 되었다. 그 동안에는 이러한 부담을 대부분 의사와 의료기관에 넘긴 꼴이 되었다. 처음부터 정부가 국립 혹은 공공병원을 통하여 국민 보험을 한 것이 아니고 민간 자본으로 운영하고 있던 병원들을 강제로 보험에 참여시킴으로 의사나 의료인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 것이다.

믈론 보험이 제대로 시행되기 전에 일부 의사들은 환자 진료에서 많은 수익을 얻었고 의사라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고소득층으로 국민들이 생각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의 양심적인 의사들과 의사협회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 보험 급여에 대하여 부당 청구를 하는 의사들은 의사협회에서 자체 정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사들을 검찰이 조사하고 고발하는 것만으로 현금의 사태를 풀어갈 수는 없다.

이제는 좀 더 근본적인 처방을 하여야 할 때가 되었다. 의료서비스는 민간이 하고 보상되는 의료재정은 사회보험의 성격으로 통제되고 있는 현재의 국민의료보험에 대하여 국민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어떠한 수준의 치료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적정 보상을 위한 재정적인 부담은 보험가입자인 국민이 얼마를, 국가가 얼마를 부담할 것인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복지국가를 표방한다면 정부는 이러한 의료비 부담을 할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에게 어떻게 의료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의사들의 수입감소를 포함한 일방적인 희생이나 국민들에 의한 의료보험료 인상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피상적인 정책은 버려야 하며 정부와 의료계와 국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공감하는 안을 도출하고 합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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