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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7월호

육아의 손익 계산
  글·손근찬 (노원을지병원 소아과, 서울신일교회 장로)

두살된 유정이는 아파서 입원하였는데도 화색이 돌고 즐겁기만 하다. 엄마하고 같이 있다는 것이 좋은가 보다. 평소 엄마는 직장에 나가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고 유정이는 때때로 외할머니와 같이 있거나 늘 어린이집(탁아소)에 맡겨지곤 한다. 처음 외할머니와 함께 입원했을 때는 외롭고 어두워 보였는데 곧 유정이가 기분이 좋아진 것은 입원했다고 해서 엄마가 휴가를 얻어 병실에서이지만 하루종일 같이 지내게 되었기 때문이리라.

소아과 외래에서 아픈 아이들을 진료할 때 할머니나 아기 보는 아줌마가 데려오는 것을 자주 본다. 때로는 아버지가 직장상사에게 허락을 받고 엄마 대신 데려오는 경우도 있다. 또 어린이집(탁아소) 보모가 데려 오기도 하는데 보모는 아이에게 분유를 먹여 주고 약을 먹이고 아픈 아이를 엄마의 부탁으로 병원에 데려온다.

한두 살 전후의 아이들은 모체로부터 얻은 병에 대한 면역이 없어져 간다. 그래서 다시 새로이 병균과 접촉하면서, 또 때로는 병을 앓으면서 면역을 얻고 저항력을 키우게 되는데 탁아소에서는 이런 기회가 많아져서 쉽게 병을 앓게 된다.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뚜렷해지고 활동이 많아졌다. 남자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군대에서, 경찰에서, 심지어 하늘과 바다에서 조종사와 항해사로서 남자들보다 훨씬 잘해내고 있는 것을 보면 연약한 여자라는 생각은 잘못된 듯 싶다. 아울러 정부조직에 여성부 장관이 생겨나고 여성의 지위와 권익이 더욱 주장되고 있는 요즈음 여성에 대해 더욱 깊이 묵상해 보게 된다.

생물체는 영구히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후손을 남긴다. 고등동물에서는 출생에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의 어느 일정기간 어미가 새끼를 돌보며 키운다. 사람도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키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 당연한 일이 아닌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나, 결혼하여도 아기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가 아기를 키우는 일(육아)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회진출이나 활동만 주장할 일이 아니다.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육아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게 하고 육아의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기서 육아(아기를 키우는 일)에서 생기는 손해(demerits)와 이익(merits)을 생각해 보자. 육아란 시간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며 돈이 들고 자기시간이 없어지며 괴롭고 힘들고 야단스럽기까지 하다는 등의 demerits를 간단히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육아의 merits를 생각해 보자.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훌륭한 체험이요 또한 하나님이 주신 귀중한 선물이다. 아기를 키워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추상적인 것이 많지만 아기를 키우게 됨으로써 여러 가지를 알게 되고 보다 넉넉한 인생을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 결혼하려는 사람에게 육아의 merits는 설득력이 부족해 보이지만 현재 아기를 키우고 있는 엄마와 아기가 아름답고 좋아 보이면 젊은 사람들도 스스로 결혼하고 아기를 키우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엄마와 아기를 아름답고 좋아 보이게 하려면 주위의 사람이나 사회가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 생각해 본다.

우선 엄마에 대해서는 아기를 출산하면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아기를 키우는 일만을 생각하고 생활을 즐기면서 엄마 자신도 함께 성숙해지도록 돕는다. 즉 아기를 키우는 일을 즐기며 안심하여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육아란 이론이 아니고 실제적인 것이며 생활인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는 귀엽다. 따라서 육아를 한다면 고(高)자세를 버리고 아기들과 함께 놀고 아기를 키우는 것을 즐겁게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기를 믿으며, 결점이나 나쁜 것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점)을 찾아내고 칭찬을 해주며 그러한 것을 통해 어린아이가 앞으로 마음껏 펴나가도록 돕는 것이 즐거운 육아의 요령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런 육아의 기회와 체험을 충분히 활용하여 아름답고 넉넉한 인생을 보낼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도와야 한다. 특별히 육아에 관련된 사람들이나 학술(사회)모임 등에서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육아의 merits에 대한 포럼이나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고 육아의 즐거움, 의의, merits를 일반인들에게 알려서(PR) 육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고 일반인들이 보다 더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요즘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정부나 단체에서 보육시설을 보급하고 보육시간도 연장해 주기도 한다. 어느 기업가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어린아이를 맡아주는 보육시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매스컴에서도 ‘경제력의 저하’, ‘사회보장부담의 증가’, ‘노동력의 부족’ 등 경제지상주의에 입각하여 이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주역이 되는 어린아이들의 행복이나 건강에 대해서 배려된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시대를 이어갈 앞으로의 주인공은 어린아이들이다. 이제 어린아이들에게 전통적인 소박한 보통가정 곧 마음으로부터 여유가 있고 편안한 가정을 되찾아주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육아와 직장(일)의 양립(兩立)이란 이러한 전제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는 것을 제자들이 꾸짖는 것을 보시고 “어린아이들이 내게로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고 하시며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으면 결단코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시면서 어린아이들을 안고 저희 위에 안수하시며 축복하신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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