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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1월호

기도하고 낙망치 말라
  글·박일환 (단국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출석하는 교회의 대학부를 졸업한 지도 20년이 훨씬 지났는데 졸업한 동창생들이 아직도 매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졸업한 동기 중에 목사가 된 친구가 몇 명 된다. 이중 신학대학 교수로 있는 친구 목사가 언젠가 이런 메시지를 전해 주었다.

본문의 말씀은 누가복음 18장 1-8절 말씀이었다. 본 비유는 기도하고 낙망치 말아야 될 것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본문 처음에 나와 있다. 비유에 재판관과 과부 여인이 등장한다. 재판관은 하나님을 두려워 아니하고 사람을 무시하는 불의한 재판관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여인은 원수에 대한 원한의 해결을 탄원하고 있다. 비유에서 여인은 재판관에게 지속적으로 자신의 문제의 해결을 탄원하고 있고, 결국 불의한 재판관은 과부의 기도를 들어 주었다.

본문을 다시 살펴보면 하나님이 불의한 재판관에 비유되고 있다. 여인은 아마도 소문에 의하여 재판관이 불의한 사람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문제의 해결을 탄원하며 머물러 있다. 결국 “내가 그 원한을 풀어 주겠다.”라는 결정을 내려 재판관은 문제를 해결한다.
 
여기에서 문제의 해결이 여인의 지속적 탄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재판관의 “최종적인 결정”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주님은 본문의 마지막에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낙망치 않고 하나님의 결정하심을 기다리며 머물러 있을 수 있는 믿음을 보기 힘들다는 말씀이다.

집 가까운 곳에 큰 교회의 비전 센터가 있어 구경차 방문한 김에 책방에 들러 조그만 책을 하나 구입했다. 책의 제목은 “영광의 문(Through Gates of Splendor)"이었는데, 번역된 책이었다. 이 책은 1950년대 초기의 젊은 미국인 선교사 다섯 명의 순교에 관한 슬픈 이야기였다. 이들은 20대의 나이에 갓 결혼한 선교사들로 남미의 에쿠아도르에 파송되었다. 파송된 초기 전도 종족은 키츄아족이나 히바로족이었는데 이들은 백인에 대해 비교적 적대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종족인 아우카족에 대한 관심이 싹트게 되었다.

아우카족은 동쪽 밀림에 산재하고 있는 부족들이었는데 부족들 간에 살육적인 전쟁이 잦았고 외부에서 접근해 오는 백인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었다. 이들 아우카족은 어려서부터 사람 모형을 만들어 급소에 해당하는 부위를 붉은 색으로 칠하여 창던지기 연습을 하곤 하였다. 선교사들의 아우카족에 대한 관심은 저들의 영혼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바뀌었다.

선교사들은 이러한 마음의 움직임을 하나님께 떠밀리는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받아 들였다. 비록 저들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 무엇인가를 이루려고 하는 과정에 갈등도 있었으나, 결국 저들은 밀림 속에 산재해 살고 있는 아우카 부족을 발견하고서는 접근하려고 하는 선교적 모험을 감행한다.

비행 정찰로 매우 극적으로 정글 속에서 아우카 부족 마을을 발견한 이들은 부족과의 관계 형성을 위하여 비행기를 이용하여 선물을 투하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선물의 내용은 밀림 생활에서 매우 긴요한 벌채칼을 비롯해서, 냄비, 도끼 머리, 셔츠 등의 문명의 이기들이었다. 이들은 아전에 아우카 부족간의 싸움에서 탈출한 한 여인을 통해 아우카 말을 익혀서 선물을 떨어뜨릴 때마다 모여드는 사람을 행하여 ”나는 당신을 좋아합니다. 나는 당신의 친구입니다.” 라고 외쳤다.

선물 투하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판단한 이들은 부족들을 만날 수 있는 가까운 지역에 교두보를 만들고자 계획하게 된다. 아우카 마을의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강변에 비행기로 접근하여 착륙한 후에 수상집을 설치하였다. 이들은 이러한 극적인 모험을 떠나면서 그들의 남은 아내들에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라면 나는 아우카족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라고 고백하였다. 이들은 수상집을 설치하고나서는 비행기로 마을을 선회하며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자신들의 캠프에 마을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지속적으로 유인하였다.

드디어 문제의 주의 금요일 오전에 아우카 마을의 남자 1명과 여자 2명이 선교사들의 수상집 캠프로 접근하였다. 선교사들은 너무도 감사하며 저들과 같이 문명화된 식사(햄버거 등)를 같이하고, 사진을 찍어 주고, 저들을 비행기에 태워 저들이 살고 있는 마을 상공을 선회하기도 하였다. 선교사들은 조만간 부족의 대표들이 자신들의 캠프를 방문해 주고, 친교를 나누고, 저들을 마을로 초대해 줄 것을 기대하였다. 이런 기대는 베이스 캠프에 남아있었던 선교사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부족의 대표를 만날 것으로 기대했던 일요일 오전, 이들 선교사로부터의 연락은 두절되었다. 그리고 일요일 어느 시각에 선교사 5인 모두는 부족에 의해 살해되었다. 저들이 타고간 비행기는 무참히 뜯겨졌다. 사고가 난 후에 구조대가 현장에 급파되었다. 다섯 명의 선교사중 네 명의 시신이 발견되었으며, 나머지 한 명의 시신은 다른 부족민의 목격에 의해 전날 확인되었으나 급류에 의해 실종되었다. 저들의 시신은 저들의 수상집 밑에 묻혀졌다.

이들 다섯 명의 선교사들의 섣부른 모험은 비록 성령의 감동에 의해 결정하고 움직였다고 하나 어리석은 행동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일반 세상이 보기에는 다섯 젊은 생애의 허망한 낭비였다. 저들은 저들을 후원한 선교회를 실망시켰다. 왜 종족을 바꾸었는가? 저들의 다섯 미망인의 마음속에 하나님께 대한 원망의 탄성이 가능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이들 선교사들을 보호해 주시지 않았는가? 저들의 마음속에 있었던 아우카 부족에 대한 뜨거운 열망을 이렇게 끝나게 하셨는가?

하나님의 대답은 무엇인가? “항상 기도하고 낙망치 말아야 한다.”

이후 미망인들은 지속적으로 아우카족을 위해 기도했다. 또한 순교자들의 사역을 잇기 위한 계획이 수립되었다. 선교사 부인들과 동료들은 선교사들이 했던 선물 투하 작업을 계속했다. 백인들의 동기가 우호적이었고 꿍꿍이 속이 없음을 아우카족에게 알리기 위함이었다. 순교한 선교사 중 한 분의 부인과 다른 한 분의 누이가 아우카족에 근접한 지역에 살고자 이주하였다. 부족의 언어를 배우고 저들과 함께 살고자 시도하였다.

결국 3년의 세월이 흘러 이들은 아우카 부족으로부터 들어와 함께 살아도 좋다는 초청을 받는다. 부족인들이 이들의 이주를 허락한 것이다. 20년이 지나 저들의 언어로 성경이 번역되었다. 선교사들을 살해한 그룹에 속해 있었던 사람들 중에 두 명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저들은 선교사를 살해한 이유가 선교사들이 식인종인 줄 알았었다고 술회하였다.

그리스도인은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도해 가신다고 믿는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들의 삶 속에 사랑으로 개입하고 계신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향하여 지속적으로 머물러 있을 때에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역사를 결정해 가신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고 해결될 수 없다고 해도 낙망치 않고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머물러 있을 때에 우리는 하나님의 결정하심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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