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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호

‘홍용우 박사 소천 일주년’을 기리며
  글·배민자 ()
4월이 오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갈 수 있을까? 수없이 좌절하고 포기하고 단념했던 당신의 체취가 남아있는 동남아 의료선교지!! 그 곳을 향해 당신과 함께 한 번만 더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의 꿈이 이루어져 동남아 여행을 위해 3월 6일 공항에 나가고 있습니다. 공항에 들어서면서 나는 혼자가 아닌 당신과 함께 얘기를 합니다. 푸른색 점퍼, 손때 묻은 검은 색 손가방, 뒷짐지고 있는 모습과 분주히 움직이는 당신의 모습, 당신의 체취가 내 앞에 느껴집니다.
하나님께서는 “너에게 준 것이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라.”고 하셨는데….
“당신은 여기 있어. 환전해 올께. 마실 것 좀 사올까? 저기 ○○○씨 오셨다.”
“일찍 오셨군요.”
일행들과 인사를 나누며 신나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홍콩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머무는 공항내에 당신은 없지만 우리는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동행하고 있는 당신의 딸 정화, 선미는 선물을 산다며 먼저 서둘렀고, 나는 그만 울컥 울음이 치솟았습니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함께 자녀를 양육하며, 함께 신앙생활을 하고, 함께 늙어가야 했었는데….”

방콕입니다.
낯설지 않은 대합실의 정경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캄보디아로 가기 위해 노숙했던 그 밤, 그 자리로 뛰어갔습니다. 당신과 함께 했던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어서였을까요?
“꽃피는 가게가 있었지! 저쪽으로 돌아가면 빵집이 있고, 또 그 옆엔 뭐였지?” “FLOWER & FRUIT”
“라오스 선교사! 난 동남아가 좋다. 라오스말이 영어로 번역된 책이 있나?” 당신은 상기되면서 흥분했었지요.
여기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 어떻게 할까, 나만 달라졌구나!

미얀마 공항입니다.
“아유, 함께 올 수 있었더라면!, 함께 와야 했었는데!”
늦은 저녁, 후덥지근한 대합실. 현지 선교사를 보는 순간 움츠러들고, 두려워하고, 애석해 했고, 억울해 했던 마음들이 순식간에 달아납니다. 반겨주는 사랑 때문일까요?
“잘 왔다.” 안도의 숨을 쉬면서, ‘당신의 몫까지 해야지’하는 각오가 새롭습니다. 당신의 심장과 맥박으로 뛰자고 다짐하는 말입니다. 미얀마, 베트남의 저 고아와 과부들에게 하나님 아버지를 소개하려는 뜨거운 마음이 솟구쳐 옵니다.
하노이 베트남 병원에 도착하였을 때, 하노이 베트남 병원에서 진료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라오스에서는 선교 병원이 세워져야한다는 생각이 미치자 가슴이 울렁거립니다.
“거기 서세요. 사진 한 장 찍어 드릴께요.”
“아니요, 내가 사진 찍어서 뭐하게요.”
“서 보세요. 자식도 나눠주고 그러세요.”
“그럼, 저 병원 앞에서 사진 한 장 찍어 주세요.”
생각들이 정리되지 않은 내 모습을 필름에 담고 돌아섰습니다.
“여보, 점심시간이네요.”
“벌써 시간이 됐나?” 당신과 함께 의미롭게 진료봉사하던 그 때의 생각이 파노마라처럼 펼쳐집니다.



꽃다웠던 그때가 생각이 납니다. 당신은 29살, 나는 25살. 우리 만나 서로 사랑하고, 꿈을 키우며 그 해 12월에 결혼을 했지요. 그 다음해인 4월에는 진해 군항제 벚꽃놀이 구경을 갔었지요. 그때의 생각이 아련히 떠오릅니다. 그때 그네를 같이 타며 노래를 불렀지요.
‘나는 네가 좋아서 순한 양이 되었지. 풀밭 같은 너의 가슴엔 내 마음은 뛰어 놀았지 ~’
4월의 벚꽃은 그때와 다름없이 눈앞에서 피고 지는데, 당신은 지금 내 옆에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천국에서 살구꽃, 복숭아꽃 진달래를 심으며 저를 항상 잊지 않고 기도해 주시는 당신이라는 것을 알아요.
“여보! 천국생활 얘기 좀 해 주세요. 그리고 주님께 드리는 영광의 그 노래를 들려 주세요. 여보, 우린 잠시 잠깐만 이별인거지요?”
당신을 추억하고 그리며 다녀왔던 이번 여행에서 여러 장로님들의 당신을 향한 한결같은 사랑과 아쉬워하는 마음이 너무도 큼을 느꼈습니다. 그분들의 특별한 배려 속에서의 10박 11일은 ‘전국 남선교 연합 동남아 의료선교’였음을 당신께 보고드립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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